"잠은 더 잘 자는데 꿈이 너무 무섭고 생생합니다."
직장인 김모(37) 씨는 최근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다. 피로를 줄이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 마그네슘 영양제를 챙겨 먹기 시작한 뒤부터다. 잠드는 것은 쉬워졌지만 대신 밤마다 괴상한 꿈이 찾아왔다.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 등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아침에 눈을 뜨고 나서도 꿈의 내용이 또렷하게 기억될 정도였다.
김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마그네슘을 먹은 뒤 꿈이 영화처럼 선명해졌다", "악몽 때문에 새벽에 깼다", "꿈을 매일 기억하게 됐다"는 경험담이 꾸준히 올라온다. 숙면을 위해 챙겨 먹은 영양제가 오히려 밤마다 공포영화 한 편을 상영하는 것 같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마그네슘은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영양제 가운데 하나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수면의 질 개선을 기대하며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째서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정반대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마그네슘을 복용한 뒤 꿈이 평소보다 생생해지거나 악몽을 경험했다는 호소는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건강 관련 포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의학계에서는 이를 마그네슘의 직접적인 부작용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명확한 인과관계 역시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생생한 꿈은 주로 렘(REM) 수면 단계와 관련이 있다. 꿈은 비렘 수면에서도 나타나지만, 우리가 또렷하게 기억하는 선명한 꿈은 대부분 렘 수면과 연결된다. 렘 수면은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기억과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이 이뤄지는 시기로 알려져 있다.
일부 수면 전문가는 수면 상태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꿈을 기억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면의 질이 개선되거나 수면 패턴에 변화가 생기면 원래도 꾸고 있었지만 기억하지 못했던 꿈을 더욱 선명하게 인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실제로 마그네슘 복용자들 사이에서는 "꿈이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마치 영화를 본 것처럼 스토리가 이어진다", "아침에 깨고 나서도 꿈의 내용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게 보고된다.
문제는 꿈이 선명해질수록 불쾌한 꿈 역시 더욱 강하게 기억될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 스트레스가 많거나 불안감이 높은 사람은 쫓기는 꿈이나 추락하는 꿈, 시험을 망치는 꿈 같은 부정적인 내용이 더욱 인상적으로 남을 수 있다. 원래라면 아침에 잊어버렸을 꿈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면서 악몽을 꾼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정확한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마그네슘 복용과 악몽 사이의 관계를 직접 입증한 대규모 임상 연구나 학계의 공식적인 합의도 현재로서는 부족한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수면 보조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다른 영양제들 역시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L-테아닌은 긴장 완화와 휴식을 돕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복용자들은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거나 각성감을 느껴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다만 관련 임상 연구에서는 L-테아닌이 대체로 수면에 도움이 되고 내약성도 양호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온라인상에서는 마그네슘이나 테아닌을 복용한 뒤 잠이 더 잘 왔다는 사람과 오히려 잠이 달아났다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한다.
영양소와 신경계의 상호작용에는 개인차가 크다. 같은 영양제를 복용하더라도 체질과 생활 습관, 스트레스 수준, 기존 수면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제품 종류에 따른 차이도 거론된다. 시중에는 산화마그네슘, 구연산마그네슘, 글리시네이트, 트레온산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글리시네이트나 트레온산 계열 제품을 복용한 뒤 꿈이 생생해졌다는 후기를 상대적으로 자주 찾아볼 수 있지만, 이 역시 의학적으로 확립된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마그네슘 복용 이후 꿈이 지나치게 선명해졌거나 악몽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면 복용 시간을 조정해 보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잠들기 직전보다는 저녁 식사 후나 오후 시간대로 복용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다. 복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형태의 마그네슘 제품으로 변경하는 방법도 시도해볼 수 있다.
의료계는 마그네슘 자체를 위험한 영양소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복용 이후 수면 상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거나 불편감이 반복된다면 섭취를 중단한 뒤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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