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에게 준강간 혐의로 고소당한 남성은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한다. / AI 생성 이미지
"어제 위로를 너무 잘해줬다"며 '찐친'이라고 치켜세우던 직장 동료가 2주 만에 그를 준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남성은 여성이 "배에 사정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합의된 관계였다고 항변하지만, 성범죄는 피해자의 진술이 막강한 증거가 되는 만큼 억울한 처벌을 피하기 위한 치열한 법적 다툼이 예고된다.
법조계는 고소 내용의 정확한 파악과 객관적 증거 확보 등 초기 대응에 사건의 성패가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자고 가라" 제안에 응했더니…벼랑 끝에 선 하룻밤
직장인 A씨는 최근 동료 B씨로부터 준강간 혐의로 고소당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의 시작은 B씨의 제안이었다.
B씨가 먼저 술을 먹자고 연락했고, 둘은 3차까지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집에 가려던 A씨에게 B씨는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고 권했고, A씨는 B씨를 따라 그의 오피스텔로 갔다.
A씨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잠이 들었으나, B씨가 깨워 양치를 한 후 다시 기억이 끊겼다가 관계를 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관계 도중 B씨가 "나를 좋아하냐"고 묻거나 "배에 사정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다음 날 아침 분위기도 평온했다. 먼저 출근한 B씨는 다른 동료들에게 A씨를 가리켜 '찐친'이 되었다며 '어제 위로를 너무 잘해줬다'는 취지로 말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평온은 2주 만에 깨졌고, A씨는 한순간에 성범죄 피의자 신세가 됐다.
'기억의 공백' vs '적극적 언행', 엇갈린 진실 공방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성관계 당시 B씨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여부다. A씨 스스로 "기억이 끊겨 있다가 관계를 한 기억이 난다"고 말한 것처럼, 성관계 시작점에 대한 기억의 공백은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홍노경 변호사는 "상담자님께서 ‘성관계 시작 부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은 상담자님께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의 면담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진술을 보강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B씨가 보였다는 적극적인 언행은 A씨의 가장 강력한 방어 논리다. 박상호 변호사는 "상대방과의 합의 하에 관계를 맺었다면 당연히 혐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라고 전제했다.
결국 사건은 양측의 엇갈린 진술 중 누구의 말을 믿을 수 있는지, 즉 '진술의 신빙성' 싸움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윤형진 변호사는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하며, 철저한 사실관계 정리와 진술 준비를 주문했다.
법조계 "고소장부터 확인하고 동료 진술 확보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억울함을 벗기 위한 첫 단추로 '적을 정확히 아는 것'을 꼽았다. 김상훈 변호사는 "일단 고소장 정보공개청구로 뭐라 고소했는지 확인하여 상대 진술의 문제점, 모순점, 그리고 수사 시 귀하에게 들어올 수사관의 질문도 예상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고소 내용을 파악한 뒤에는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를 모아야 한다. 특히 사건 다음 날 B씨의 태도는 중요한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사건 이후 직장에서 보인 상대방의 태도, 특히 다른 동료들에게 귀하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은 당시 상황이 강제성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2주 만에 갑자기 고소가 이루어진 배경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상훈 변호사는 "갑자기 고소가 이루어지게 된 경위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귀하가 방어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짚었다.
결국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력한 증거가 되지만, 이번 사건은 A씨에게 유리한 정황도 다수 존재하는 만큼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초기 수사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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