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제한적으로 개방되면서 해협에 갇혀 있던 HMM의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이 오늘 중 해협을 통과해 한국으로 귀환한다. 해협 내에 남아 있는 20여척의 한국 국적 선박의 탈출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3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HMM의 대형 컨테이너선 '다온호'와 초대형유조선(VLCC) '유니버설 글로리호'는 이날 새벽 이란의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으로부터 통항 허가를 받고 해협을 나가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이르면 이날 오후 중 해협을 탈출할 전망이다.
두 선박은 전쟁 발발 후 약 4개월간 해협 내에 갇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있는 유니버설 글로리호는 7월 중순 여수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산 원유를 GS칼텍스로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 글로리호보다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탈출한 자매선 유니버설 위너호는 지난 10일 울산항에 도착해 SK에너지에 200만배럴가량의 원유를 전달했다.
1만6000 TEU(20피트 컨테이너 환산)급 대형 컨테이너선인 다온호는 우선 오만 소하르 항에 입항해 화물을 선적·양하한 후 다음 목적지인 파키스탄과 싱가포르 등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시아 지역 여러 항구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부산항에 입항한다.
두 선박에 타고 있는 한국 선원들의 건강 상태는 지속적인 의료·물자 보급 덕에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온호와 유니버설 글로리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탈출하면 해협 내에 남은 한국 선박은 20척, HMM 소속 선박은 두 척으로 줄게 된다. 중량 화물선인 나무호는 지난 5월 4일 이란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에 피격되어 현재 두바이항에서 수리를 진행 중이다. 나무호의 자매선인 나래호는 PGSA로부터 아직 통항 허가를 받지 못해 해협 내에서 대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은 일일 50척 내외로 알려졌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전날 상선 55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히며 "대량의 화물과 17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세계 시장에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전쟁 전 일일 통항량이 120척에 달했던 것에 절반에 불과하지만 이달 초 하루 5척이 채 통과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했다.
해운 업계에선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통항이 반복되고 이란이 통항료를 서비스 수수료 명목으로 받을 계획인 만큼 올 하반기부터 VLCC와 중형 유조선·화학선 등이 해협 내로 진입하는 사례가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한다. 지난 2023년 개통한 부산-중동(쿠웨이트) 컨테이너선 노선도 해협 통항료 이슈 등으로 인해 중단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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