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뉴스 이복인 전문기자]
미국 연구진이 별도의 염색이나 표지 없이 세포 속 분자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라만 현미경' 기술의 종합 안내서를 발표해 생명과학 분야 응용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UC 샌디에이고) 생명공학과 연구팀은 2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포토닉스 라이프'(Photonix Life)에 라만 현미경 기술의 최신 동향과 생명과학 응용 사례를 총정리한 리뷰 논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라만 현미경은 빛과 분자의 고유한 진동이 상호작용하는 원리를 이용해 화학적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단백질, 지질, DNA 등 각기 다른 화학 결합이 빛을 산란시키는 특성을 분석해 '분자 지문'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세포의 구성과 실시간 화학적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이번 논문은 기술 개발자인 물리학자와 이를 활용하는 생물학자 사이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획됐다. 연구팀은 감도, 속도, 3차원 영상 구현, 공간 해상도 등 4가지 성능을 기준으로 최신 기술들을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링옌 시 UC 샌디에이고 부교수는 "라만 현미경 기술은 현재 임상 및 산업적 활용을 앞둔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며 "인공지능(AI) 진단, 소형화 기술 등과 융합해 생물학자와 임상의를 위한 일상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은 라만 현미경의 구체적인 활용 사례로 중수(heavy water)를 이용한 노화 및 신경퇴행성 질환의 대사 변화 추적, 염색 없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조직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검출한 연구 등을 소개했다.
특히 AI를 활용해 3분 만에 진단 수준의 가상 조직 염색 이미지를 구현한 사례도 포함됐다. 이는 기존 방식으로는 36시간 이상 걸리는 작업이다.
기술적으로는 끝을 뾰족하게 만든 탐침을 이용해 공간 해상도를 2.5나노미터(nm)까지 높여 세포막의 개별 단백질 복합체를 구별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또한 양자 기술을 활용해 신호 감도를 50% 이상 높이고, 연구팀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으로 59나노미터 미만의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향후 내시경 검사 중 98% 이상의 정확도로 암을 진단하는 초소형 광섬유 프로브, 특정 분자 신호만 증폭하는 양자 기술 등이 유망한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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