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빈의 유통톡톡] 명품보다 커피···백화점은 왜 직접 카페를 만들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류빈의 유통톡톡] 명품보다 커피···백화점은 왜 직접 카페를 만들까

여성경제신문 2026-06-22 22:00:00 신고

3줄요약

‘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고, 보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유통가 뒷얘기와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비재와 관련된 정보를 쉽고 재밌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 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1층 카페 카테고릭에서 스페셜티 브루잉 커피를 소개하는 모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1층 카페 카테고릭에서 스페셜티 브루잉 커피를 소개하는 모델 /신세계백화점

요즘 백화점에 가면 예전과는 조금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때 백화점 경쟁의 핵심은 명품 브랜드였습니다. 어느 백화점이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먼저 들여왔는지, 어떤 브랜드를 유치했는지가 곧 경쟁력이었습니다. 실제로 명품 브랜드 입점 소식은 백화점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 사이에선 "강남점에 새로 생긴 커피 마셔봤어?", "그 디저트 먹으러 일부러 갔어", "거기 카페 사진 찍기 좋더라"는 말이 오고 갑니다. 백화점을 찾는 이유가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명품과 패션은 백화점의 핵심 상품입니다. 하지만 고객을 매장으로 불러들이는 힘은 이제 커피와 디저트, 식음(F&B) 콘텐츠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유명 맛집을 입점시키는 수준을 넘어 백화점이 직접 카페 브랜드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명품 경쟁 끝나니 커피 경쟁 시작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선보인 '카테고릭(Categorique)'이 대표적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만든 신규 브랜드입니다. 스페셜티 브루잉 커피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고객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확장 방식입니다. 보통 프랜차이즈 카페는 어느 점포를 가도 비슷한 메뉴와 인테리어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카테고릭은 점포별 상권과 고객 특성에 맞춰 공간과 메뉴를 달리하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지역과 고객에 따라 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현대백화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더현대 서울에서 처음 선보인 자체 카페 브랜드 '틸화이트(Till White)'는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습니다. 이후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에 두 번째 매장을 열며 브랜드 확장에 나섰습니다.

특히 틸화이트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스탠딩 에스프레소 브랜드와 협업한 메뉴를 내놓고 프리미엄 베이커리를 강화하는 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연내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도 추가 매장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롯데백화점 역시 커피 콘텐츠 경쟁에 적극적입니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를 앞세워 프리미엄 커피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인천점에 국내 네 번째 매장을 열며 수도권 서부 고객까지 접점을 넓혔습니다.

바샤커피는 일반적인 카페 브랜드와 조금 다릅니다. 브랜드의 역사와 헤리티지를 강조하며 전문 커피 마스터가 고객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원하는 방식에 따라 원두를 즉석에서 분쇄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사실 이런 움직임은 단순히 커피 사업을 키우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백화점들이 커피에 공을 들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고객을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현대백화점 자체 카페 브랜드 '틸화이트' 2호점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자체 카페 브랜드 '틸화이트' 2호점 /현대백화점

오래 머물수록 더 많이 산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된 시대입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굳이 백화점에 가지 않아도 대부분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클릭 몇 번이면 집 앞까지 배송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통업계의 고민은 결국 하나로 귀결됩니다. "소비자들이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입니다. 백화점들이 내놓은 해답은 '경험'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상품을 살 수 있지만 공간을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도 백화점을 찾습니다. 쇼핑 자체보다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목적이 강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식음 콘텐츠의 역할은 생각보다 큽니다. 단순히 식재료를 구매하거나 식사를 해결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을 매장 안에 머물게 하는 핵심 체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백화점의 조연이 아닌 핵심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한 것이지요. 실제 올해 1분기(1~3월) 백화점 3사의 식품 부문 매출은 롯데백화점이 전년 동기 대비 20%, 신세계백화점이 18.5%, 현대백화점이 15.8% 늘어나며 전체 상품군 중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고객 체류시간이 길수록 구매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분석합니다. 커피를 마시고 쉬는 동안 자연스럽게 패션 매장을 둘러보고 화장품을 구경하며 리빙 코너를 방문하게 됩니다. 계획하지 않았던 구매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더 이상 부대시설이 아닙니다. 고객을 불러들이는 핵심 집객 콘텐츠입니다. 최근 백화점들이 식음 브랜드를 직접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유명 맛집보다 무서운 '독점 콘텐츠'

유명 카페나 맛집을 입점시키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유명 브랜드는 경쟁 백화점에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독점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자체 브랜드는 다릅니다. 신세계의 카테고릭은 신세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의 틸화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특정 백화점을 방문해야 할 이유가 생기고 백화점 입장에서는 경쟁사가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콘텐츠를 확보하게 됩니다. 결국 식음 콘텐츠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차별화 전략인 셈입니다.

소비 트렌드 변화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최근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보다 경험과 취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는 공간이 주는 감성과 경험에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예쁜 카페를 방문하고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소비가 됐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비를 들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브랜드 노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리저브에 위치한 ‘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 4층에 마련된 식음료 매장 ‘르 카페 루이비통’ /류빈 기자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리저브에 위치한 ‘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 4층에 마련된 식음료 매장 ‘르 카페 루이비통’ /류빈 기자

실제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도 같은 전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루이비통은 '르 카페 LV'를 운영하고 있으며 구찌는 '구찌 오스테리아'를 통해 레스토랑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가방이나 의류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국내 백화점들의 움직임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식음 콘텐츠가 단순한 외식 사업을 넘어 공간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모든 점포가 비슷한 형태를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포별 상권과 고객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콘텐츠를 선보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이 카테고릭을 가변형 모델로 설계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역별 고객 특성에 맞춰 메뉴와 공간을 차별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취향을 판다

백화점은 이제 상품을 진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취향을 제안하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에는 누가 더 많은 명품 브랜드를 보유했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누가 더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고객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는지, 얼마나 자주 방문하게 만들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백화점들이 커피와 디저트에 진심인 이유는 커피 판매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고객을 머물게 하고 취향을 경험하게 하며 다시 찾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상품을 파는 공간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지금 백화점의 변신은 커피 한 잔에서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식음(F&B)=Food & Beverage의 약자로 음식과 음료를 뜻한다. 유통업계에서는 레스토랑·카페·베이커리 등 먹거리 관련 콘텐츠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Copyright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