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4년 당내 경선 관여 목적…'필라테스 프로젝트'로 조직적 범행
尹캠프 측에 신도 명단 건넨 정황도…신천지 "도주·증거인멸 우려 없어"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가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해 이만희(95) 신천지 총회장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섰다.
합수본은 22일 "신천지의 특정 정당 가입 강요 사건과 관련해 이 총회장에 대해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6일 합수본 출범 이후 167일 만에 의혹의 '정점'을 겨눈 것이다.
이 총회장은 2021∼2024년 국민의힘 대선·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제한 혐의를 받는다. 정당법 42조는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지파마다 '필라테스 프로젝트' 등 이름으로 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을 독려했고, 최소 5만6천472명의 넘는 신도가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7∼9월 신천지 신도 6천482명이 입당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 1월 2천873명, 2022년 12∼1월 3만5천73명, 2023년 9월∼2024년 1월 1만2천44명이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교회 건물 용도 변경을 비롯한 각종 교단 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당원 가입을 진행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의 선거 업무에 지장이 초래됐다고 보고 업무 방해 혐의도 영장에 기재했다.
합수본은 지난 1월부터 신천지 총회 본부와 국민의힘 당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신천지 신도 명부와 국민의힘 당원 명부 등을 확보했다.
이후 신천지 전·현직 간부와 '이인자'로 불렸던 고동안 전 총무 등을 연이어 조사하면서 당원 가입 관련 지시 내용과 실제 이행 상황 등을 파악했다.
합수본은 조사 과정에서 당원 가입 지시가 이 총회장을 거쳐 총무 → 각 지파장 → 교회 담임 → 장년회·부녀회·청년회 경로로 하달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총회장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당원 가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총회장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전국 장년회장과 청년회장, 부녀회장 등에게 "윤석열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가입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천지 전 간부가 당원으로 가입한 신도들의 명단과 숫자를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에게 신도 명단을 건넨 정황도 포착됐다.
캠프 네트워크본부장인 오모씨가 2022년 10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천지 간부 측에 신도 명단을 제공했고, 이 총회장 승인 하에 명단이 오씨에게 제공됐다는 것이다.
합수본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4일 이 총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그는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합수본은 지난 13일 고 전 총무를 비롯한 합수본 전직 간부 3명에 대해 정당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조직적 신도 가입 배경에 정치권의 요청 또는 관여가 있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신천지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총회장은 95세 고령의 나이에도 수사에 성실히 응해 왔다"며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영장심사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충실히 소명할 예정이며 법원이 객관적 사실과 법리에 따라 공정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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