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대표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친명(親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정청래 책임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김 총리는 당청 지지율 하락 상황에서 본인 역할론을 강조하는 등 당권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총리는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당으로 돌아가면 당 지지율을 회복하고, 그것이 국정 지지율 회복으로 이어져 국정동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전력을 다 해야겠다"고 밝혔다. 차기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김 총리가 위기상황에서의 본인 역할론을 강조한 셈이다.
김 총리는 이어 "지금까지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국정 지지율을 이끌고, 그 지지율이 당을 견인하는 구조였다"며 "(지금은) 대통령이 견인해서 올라가는 지지율이 6.3 지방선거의 결과로 동반 하강하는 시기"라고 현 상황을 평했다. 역시 최근 민주당 내에서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분출하는 6.3 지방선거 결과 및 지지율 하락에 대한 '정청래 지도부 책임론'이 연상돼 눈길을 끌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임기 1년차가 되고 선거가 끝난 지금 당에 두 가지가 필요하다"며 "하나는 당정의 완벽한 일치와 협력", "두 번째는 선거 이전보다도 더 당이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도록 하는 노력"이라고 했다. 선거 이후 요구되는 '새로운 리더십'을 제시하면서 당권 행보의 보폭을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당내에선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정청래 책임론'이 강하게 일고 있고, 이에 따라 8.17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리더십'이 공공연하게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친명 박성준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지지자들이 볼 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며 "기본적으로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라고 현 지도부를 겨냥했다.
박 의원은 특히 "(선거 결과에) 미진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고, 그 미진한 부분의 결정적 원인이 당정청의 원활한 소통이 안 이루어졌다라는 것"이라며 "그래서 추후에 당정청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한몸이 돼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고 오히려 또 당이 리드할 수 있는 그런 리더십을 확보하는 당대표가 나와야 된다는 목소리가 지금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당 원로인 박지원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당권 과열 상황을 두고 "제발 싸우지 말자"고 중재하면서도 "(지방선거는) 산술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정치적으로는 패배다", "70%에 가까운 이 대통령 지지도가 한때는 데드크로스를 지났고 민주당도 이십 몇 퍼센트로 앞서다가 내란 세력 국민의힘한테 떨어지는 이런 결과"라는 등 현 지도부가 처한 상황을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앞서 정 대표의 사퇴와 연임 불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던 박 의원은 "지금은 (그 상황이) 지나갔기 때문에 누가 인위적으로 당 대표를 나오지 마라, 나와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민주주의 방식대로 나오는 것은 좋지만 그러한 집권 여당다운 태도를 가져라"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지역 민심에 대해서도 "김 총리가 아무래도 압도적"이라고 평했다.
반면 친청(親정청래)계에선 친명과 친청으로 갈라지는 정치권의 계파 분류에 반대하며, 한편으론 당 일각의 반청(反정청래) 기류가 당내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한민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청, 반청은 가능할지 몰라도 어떻게 이거를 친명과 친청 이런 식(으로 분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친명이다"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지방선거 승패 해석을 두고 김 총리와 정 대표 사이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두고도 "당선자 비율로 보면 저희들이 70%가 넘기 때문에 승리", "(다만) 이겨야 할 곳에서 이기지 못한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최소한 성공이라 할 수 없고, 또 아쉽고 하는 마음은 (모두가) 갖고 있다"며 "두 분 말씀이 무슨 미묘한 신경전이랄지 차이는 없었다"고 했다.
한 의원은 그러면서 최근 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기도 한 당내 갈등 문제에 대해선 "일부 의원들이 과한 해석들이랄지 어떨 때 보면 뇌피셜에 가까운 얘기들을 하실 때가 있다"며 "그러다 보면 지지자들이나 또 일부 유튜버들이 그걸 또 확대해석하고, 그러다 보면 우리 전체 민주진영 내에서 불필요한 갈등들이 생기지 않겠나"라고 했다. 당 일각의 지나친 '반청' 발언이 갈등의 원인이라는 취지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당권경쟁의 소재로 지목되고 있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와 친청계 인사들이 연일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창하고 있는 가운데 김 총리 또한 '폐지'에 힘을 실은 것으로, 강경 개혁파 당원들의 여론을 고려한 태도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대통령께서는 아시다시피 여러 차례에 걸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최소한의 예외는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피해보지 않겠나'라고 말씀하셨다", "저는 백번 이해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하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원칙으로) 그런 입장에서 정리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대통령께) 전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선 혹시 (보완수사권 폐지) 이걸 제가 정치적인 이유로, 심지어 총리를 그만둔 이후의 상황을 고려해서 미루려 했던 것이 아니냐 우려하거나 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이 문제는 지방선거 전인 5월에 오히려 총리실에서 '이 문제를 빨리 끝내자'고 당에 제안했었다", "당에서 외려 (미루자고) 주장했던 것이기 때문에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김 총리는 그러면서도 "원칙은 폐지지만 예외가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입장을 저는 전적으로 이해한다"며 "나라의 안정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모든 국정이 안정적으로 발전되는 게 중요하다. 그런 판단을 믿고 전체 그림을 보고 국정 청사진이 진행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해 '숙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뒀다.
그는 검찰개혁 추진 동력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한찬식 민정수석 인사에 대해서도 "이미 검찰 권력은 상당히 축소된 상태에다 앞으로 더 그럴 것"이라며 "그러면 국정 안정성을 꾀하면서 검찰-공소청 전환 과정을 검찰 내부를 잘 아는 경험자가 진행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판단이 작동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에 대한 위증죄 유죄 판결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번 재판을 보면서 검찰은 정말 고쳐쓰기 어려운 집단이라는 생각을 다시 했다"며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된다"고 말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입장을 거듭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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