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임금발 물가 상승 압력 커진다…저소득층은 '삼중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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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임금발 물가 상승 압력 커진다…저소득층은 '삼중고' 우려

폴리뉴스 2026-06-22 17:19:47 신고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촉발된 고액 성과급이 소비와 서비스 물가를 자극하면서 국내 경제에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최근 물가 상승 위험을 경고하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물가·금리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임금근로자 2248만8000명 가운데 최근 3개월 평균 임금이 월 500만원 이상인 근로자는 371만3000명으로 전체의 16.5%를 차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초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고소득 근로자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성과급 증가가 단순한 소득 확대를 넘어 소비 증가와 자산시장 유입으로 이어지며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 비중이 증가할 경우 약 5개월 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5%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전 산업에 고르게 임금이 오르는 경우보다 특정 업종에 성과급이 집중되는 경우 물가 자극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업종의 대규모 성과급은 소비 확대는 물론 부동산과 금융자산 투자 수요까지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임금과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기업 실적에 연동된 성과급 규모가 세계적으로도 큰 편"이라며 "대규모 성과급은 결국 소비나 자산시장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물가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임금 상승이 다시 물가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노사 임금협상 과정에서 더 높은 임금 인상 요구가 이어지고, 이는 다시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전망이 높아질수록 임금 인상 요구도 커진다"며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에서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면 근원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고유가와 고환율, 임금 상승이 결합된 2차 물가 파급효과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모든 계층에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도체와 제조업 중심의 임금 상승 혜택은 일부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제조업 근로자 가운데 월 500만원 이상 임금을 받는 비중은 24.0%에 달했지만, 보건·사회복지업은 5.4%, 숙박·음식점업은 1.4%에 불과했다.

반면 물가 상승 부담은 저소득층이 더 크게 체감한다. 저소득 가구는 식료품과 에너지, 교통비, 주거비 등 필수 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생활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취약계층 부담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출 부담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호황의 과실은 상위 계층에 집중되지만 긴축의 부담은 자영업자와 취약차주, 저소득층에게 먼저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취약계층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별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과거 재난지원금처럼 전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소비를 자극해 오히려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광석 실장은 "에너지 바우처나 식료품 지원과 같이 특정 목적에 한정된 지원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저소득층 생활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추가적인 인플레이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단순한 경기부양보다 물가 안정과 취약계층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임금 상승과 소비 확대가 새로운 물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득 증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뿐 아니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재정정책이 함께 작동해야 경제 전반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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