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에도 치솟는 환율...“韓 경제 체질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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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에도 치솟는 환율...“韓 경제 체질 강화해야”

투데이신문 2026-06-22 17:12: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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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주최로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가 열렸다. ⓒ투데이신문
22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주최로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가 열렸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달러·원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산 환헤지(위험 분산) 압박과 기업들의 대미 직접투자 증가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22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주최로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가 열렸다. 

22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주최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한국경제인협회 김창범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22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주최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한국경제인협회 김창범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한국경제인협회 김창범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월간 수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경상수지와 주식시장 모두 최고의 흐름을 보이는 등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이 회복세가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도록 투자 확대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한국 경제의 체질을 한 단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서 김 상근부회장은 이번 세미나가 단순히 앞으로의 환율 방향성을 전망하는 차원을 넘어, 환율 변동성이 극도로 높아진 위기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구체적이고 실전적인 실행 전략을 수립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2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주최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한국씨티은행 김진욱 이코노미스트가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22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주최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한국씨티은행 김진욱 이코노미스트가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첫 번째로 발제를 맡은 한국씨티은행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을 이끄는 가장 큰 원인으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의 흐름’을 꼽았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의 한국 주식 투자 자금은 약 1조달러 수준이었으나, 밸류에이션 효과 등으로 인해 지난 5월 말 기준 1조9000억달러까지 늘어나며 거의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스팟 시장을 통해 순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보통 국내 주식 자산의 10~30%에 대해 환헤지를 시행한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2배로 커지다 보니, 주식을 당장 팔지 않더라도 기존 자금을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환헤지하는 과정에서 달러·원 환율을 위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주체들의 노력으로 “주요 수출업체들은 기계적으로 성실하게 달러를 환전하고 있고, 국민연금은 지난 1월과 5월 자산 배분을 변경하며 달러 수요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주식을 사들였던 서학개미들 역시 올해 3월부터는 미국 주식을 매도하고 대신 한국 주식을 사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어 “강한 경상수지 흑자 덕분에 달러·원 환율이 장기적으로는 상승하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외국인 자금 플로우가 얼마나 빠져나갈지 예측하기 어려워 높은 변동성은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코스피 지수가 1만 포인트 등 장기 타겟을 향해 올라갈 때마다 외국인과 국민연금이 주식 익스포저를 줄이기 위해 리밸런싱 매도를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중장기 투자를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면서 환율이 구조적으로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며 “이는 금융시장이 새로운 규모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단기간에 외환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거나 NDF가 장내선물환(DF)으로 전환되는 등의 급격한 구조 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주최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씨지엘경제연구원 조경엽 원장이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22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주최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씨지엘경제연구원 조경엽 원장이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다음으로 발제를 맡은 씨지엘경제연구원 조경엽 원장은 “명목환율보다 물가와 무역 비중을 반영한 실질실효환율이 더 중요하다”며 “2020년 이후 실질실효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고환율 현상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고환율의 일차적 원인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2022년 4월부터 시작한 금리 인상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꼽았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유지되고 신흥국 통화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유가와 무역 구조의 변화도 주요 변수로 다뤄졌다. 조 원장은 “2020년부터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유가가 동반 상승했고, 이는 실질실효환율 하락으로 이어져 명목환율의 절하(환율 상승) 압박을 가했다”며 “이 압박이 다시 수입물가와 국내물가를 자극하는 ‘환율과 물가의 악순환’이 정착되었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인구구조 변화와 잠재성장률 둔화의 고착화’를 짚었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국 원화 자산에 대한 미래 기대수익률이 하락함을 의미하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자산 투자 유인을 떨어뜨려 자본 이탈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의 관세 및 투자 촉진 정책(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이 국내 기업들의 대미 직접투자를 견인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조 원장은 “과거에는 수출기업이 돈을 잘 벌면 달러가 국내로 들어와 환율이 떨어졌지만, 이제는 수출기업 스스로가 달러를 미국 현지 투자 확대를 위해 미국으로 바로 이전시키는 구조”라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자금 순환 패턴이 나타나고 있어 외환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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