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가려진 삼성전자 MX,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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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가려진 삼성전자 MX, 돌파구 찾는다

투데이신문 2026-06-22 17:06: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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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플립7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7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변곡점에 섰다. 갤럭시S26 시리즈 흥행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적자 국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모리발(發) 원가 부담으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중요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 업체들의 추격, 성과급 격차 논란으로 불거진 사내 노노(勞勞) 갈등이 변수로 꼽힌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부의 충격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반도체(DS) 부문의 적자를 상쇄하며 회사의 공격적 투자를 뒷받침한 사업이 바로 갤럭시(스마트폰)였기 때문이다. 이를 MX사업부의 실책으로 보긴 어렵다. 전례 없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수요에 민감한 후방 산업에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고, 판매량 하락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역성장으로 나타났다. 시장 분위기도 변화를 맞았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새로운 기능이 아니라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MX사업부는 최근 진행된 삼성전자의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내달 출시를 앞둔 갤럭시 Z8 시리즈 점검을 넘어 중장기 전략을 재정비하는 데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22일 업계는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갤럭시 Z 폴드·플립8 출시 전략 ▲AI를 활용한 교체 수요 창출 ▲원가 상승에 대응한 수익성 확보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 업체들의 추격 대응 ▲폴더블 경쟁력 강화 등이 핵심 의제로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DS부문과 MX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로 인한 내분도 함께 거론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MX사업부가 스마트폰 시장의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 수립에 집중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능 개선만으로는 소비자 교체 수요를 끌어내기 어려운 성숙 시장 구조 속에서 AI와 폴더블이 사실상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대학교 황용식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이 전사적으로 AI 전환을 핵심 화두로 제시한 만큼 MX사업부 역시 AI 중심 사업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핵심 의제가 됐을 것”이라며 “기존 모바일 부문에서 선도해온 AI 전략을 유지할지, 새로운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할지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AI 기능 자체가 아니다. 업계 전문가는 “이제는 AI 기능 자체보다 AI를 통해 실제 교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판매량 확대보다 프리미엄 전략과 원가 관리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폴더블 시장에서도 경쟁 강도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중국 업체의 추격 속에서 삼성전자가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 3분기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64%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2위 화웨이(15%)와의 격차는 49%포인트로, 전년 동기(41%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갤럭시 Z 폴드7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어 3분기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쟁우위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데다 향후 애플까지 폴더블 시장에 진출할 경우 프리미엄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폴더블 시장은 삼성전자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며 “폴더블과 AI 모두 시간이 지나면 경쟁사가 충분히 따라올 수 있는 영역인 만큼 소비자가 계속 갤럭시를 선택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은 MX사업부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 주도권을 지키는 동시에 수익성도 확보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상황은 심각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대비 90~95% 급등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55~60% 올랐다. 2분기 전망은 더 어둡다. D램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8~63%, 낸드플래시는 70~75% 추가 급등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가 압박이 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이다.

이 같은 원가 부담 속에서 갤럭시 Z8 시리즈의 가격 정책은 판매량과 수익성을 동시에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22일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 Z 폴드8·플립8과 새로운 폴더블폰 와이드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폴드8의 기본 모델은 1999달러(약 295만원)로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용량 옵션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512GB 모델은 2199달러(약 324만원), 1TB 모델은 2499달러(약 369만원) 수준으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실제로 가격 인상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일 출시 1년 이내인 갤럭시 Z 플립7·폴드7·S25 엣지의 고용량 모델 출고가를 전격 인상했다. 출시 1년 이내 제품의 가격을 올린 것은 2022년 갤럭시탭 S8 시리즈 이후 약 4년 만이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 방안도 이번 회의에서 함께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MX사업부가 성과를 내지 못해서라기보다 삼성전자 내부의 성장축이 AI 반도체 중심으로 이동한 점이 조직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한다. 반도체 사업 호조로 DS부문의 성과급이 확대된 반면 MX사업부는 상대적으로 보상 수준이 낮아 사업부 간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이 부진할 때 완제품 사업인 DX부문이 실적을 떠받치며 전사 수익 구조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유지해왔다. 실제 2023년 반도체 업황 둔화 당시에도 DX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내면서 회사 전체 실적 방어와 투자 재원 확보를 동시에 뒷받침했다. 이처럼 사업부 간 상호 보완 구조가 작동하던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사업부별 성과와 보상이 분리되면서 내부 체감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황 교수는 “성과급은 객관적인 성과 기준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며 업황에 따라 사업부별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형평성 있는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과급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동기부여 수단이며, 구성원들이 일정 기준에 따라 성과를 냈을 때 보상을 받는다는 인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는 “성과급은 직원 사기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관련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핵심은 보상 자체가 아니라 미래 성장 전략을 얼마나 공유하고 구성원의 동기를 유지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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