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첫 주,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조사한 지지율을 듣고 “저는 언제나 시작할 때보다 마칠 때 지지율이 높았다. 마칠 때 더 높아졌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몇몇 여론조사 기관에서 매주 진행하는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민심의 척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1년, 지지율 부침을 들여다봤다.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지지율이 10%p 가까이 급락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며 “냉정한 국민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으로 유럽을 순방하던 일정 중에 나온 사과였다. 이 대통령은 해당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면서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더 넓게 벌리고 더 많이 포용하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SNS에 적었다.
오르내리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이긴 듯하지만 진’ 지방선거 결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이기고도 서울을 내주면서 지지층에서조차 ‘사실상 패배’라고 자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원인 중 하나로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꼽히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덩달아 떨어졌다. 취임 이후 처음, 대통령의 힘이 가장 큰 시기에 진행된 전국 선거에서 받아든 신통치 않은 성적표가 이정부의 국정 동력까지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방선거 전까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대로 안정세를 보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에 관해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7%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정 평가는 35%였다. 지난달 19~21일 조사에서 64%까지 치솟았던 긍정 평가가 7%p나 떨어졌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취임한 노태우 전 대통령(45%)을 비롯해 김영삼(55%)‧김대중(60%)‧노무현(25%)‧이명박(34%)‧박근혜(57%)‧문재인(78%)‧윤석열(35%) 전 대통령 등과 취임 1년 차 무렵 지지율(64%)을 비교하면 준수한 성적이지만, 지난 4개월 동안 60%를 유지하고 최대 67%까지 올랐던 걸 생각하면 뼈아픈 대목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부실‧부정선거/선관위 문제(16%)’를 배경으로 꼽았고, ‘경제/민생/고환율(14%)’, ‘부동산 정책(9%)’,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8%)‘ 등이 뒤를 이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이 일어난 지방선거 과정과 결과가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고 할 만한 내용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제외하고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 부침이 심했던 시기로는 지난해 8월 무렵이 꼽힌다.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해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당시 입시 비리 혐의로 복역 중이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를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상당했다.
여권 일각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야권은 물론 여당 지지층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충돌했다. 특별사면 자체가 대통령의 권한인 만큼 이 대통령의 결정에 관심이 쏠렸다.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고 그 여파가 ‘2주 연속 지지율 하락(64%→59%→56%)’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실제 당시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의 이유를 물었을 때 ‘특별사면’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지방선거 이기고도 급락
유럽 순방 중 사과했다
특별사면 문제로 하락했던 지지율이 반등했다가 다시 한번 떨어진 게 지난해 9월에 있었던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 때다.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던 우리나라 노동자 300여명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구금된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우리 국민을 대하는 태도 등이 큰 충격을 안기면서 ‘외교’ 문제가 부정 평가의 원인으로 급부상했다. 60%대를 회복했던 지지율이 다시 50%대로 주저앉았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내란 재판부 변경 등 여당의 사법부 압박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인 지난해 9월에도 지지율이 부침을 보였다. 조지아주 사태와 함께 여당발 이슈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부정 평가의 원인으로 외교(14%), 독재/독단(11%)이 나란히 1, 2위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선거법 위반 재판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 등으로 판결이 엇갈렸다. 무엇보다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와 이 대통령의 대선 출마 길이 열린 상황에서 대법원이 사건을 고등법원에 돌려보내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에도 민주당 등을 중심으로 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계속 제기했고 지난해 9월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다.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이유로 버티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지난해 말 여당 인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해 당선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 의혹에 휘말려 사퇴했다. 이 대통령은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이 사안은 대통령과 여당의 전반적 인식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낙폭을 키웠다.
이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2월 1주(3~5일 조사) 58%로 최저치를 찍은 뒤 60%대의 고공행진을 보였다. 여당인 민주당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p 이상 높았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응답층이 상당했다는 방증이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49.4%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1.1%)를 이겼는데, 당시와 비교해도 15%p가량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 배경으로 주식시장 활성화가 첫 손에 꼽힌다.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코스피 5000’을 넘어 이제 1만 시대가 가시권에 들 정도로 주식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든 게 이 대통령 인기의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민심의 파도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방선거의 후폭풍이 여전히 남아 있고, 부동산 세제 개편을 예고하는 등 파급력이 큰 이슈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민주당 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다음 달로 정해지면서 정치권의 이슈로도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jsjang@ilyosisa.co.kr>
Copyright ⓒ 일요시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