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학생 로봇 경진대회 ‘로보콘 홍콩 콘테스트 2026(Robocon Hong Kong Contest 2026)’에서 홍콩대학교가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팀은 오는 8월 홍콩에서 열리는 국제 로봇대회 ‘ABU 로보콘 2026’에 홍콩 대표로 출전한다.
홍콩과학기술단지공사(HKSTP)는 22일, 연례 혁신기술 행사인 로보콘 홍콩 콘테스트 2026이 전날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올해 대회는 ‘쿵푸 퀘스트(Kung Fu Quest)’를 주제로 열렸으며, 홍콩 내 9개 고등교육기관에서 15개 팀, 3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최종 우승은 홍콩대학교 소속 팀 ‘사피엔티아(Sapientia)’가 차지했다. 1위에 오른 사피엔티아는 8월 열리는 ABU 로보콘 2026에서 홍콩 대표로 나선다. 준우승은 홍콩중문대의 ‘파워 빌더(Power Builder)’, 3위는 홍콩대 ‘버투스(Virtus)’가 차지했다.
올해 대회는 중국 전통 무술을 경기 규칙에 녹여낸 점이 눈에 띈다. 참가팀은 로봇 2대를 활용해 세 단계 과제를 수행해야 했다. 경기장에 흩어진 부품을 조합해 ‘무기’를 만들고,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 ‘쿵푸 비급’을 회수한 뒤, 마지막으로 비급을 활용해 ‘자이언트 틱택토’ 대결을 벌이는 방식이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는 단순한 기계 조작을 넘어 전략 싸움의 성격이 짙었다. 상대 팀의 움직임을 읽고, 상황에 맞춰 전술을 바꾸며, 제한 시간 안에 정확한 동작을 구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속도와 정밀도뿐 아니라 판단력까지 요구하는 구조다.
대회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활용도 두드러졌다. 참가팀들은 사물 인식, 자율 경로 설정, 정밀 이동 제어 등 다양한 기능을 로봇 설계에 반영했다. 경기장 안에서 로봇이 스스로 동선을 계산하고 과제를 수행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현장 분위기도 뜨거웠다.
우승팀 사피엔티아를 대표해 소감을 밝힌 홍콩대 공대 컴퓨팅사이언스 전공 3학년 앤디 정은 “로보콘은 기술력과 팀워크, 끈기를 모두 시험하는 무대”라며 “지난해 몽골에서 열린 국제대회 준우승이 좋은 출발이었다면, 올해는 홍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우승에 대한 의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홍콩이 ABU 로보콘 2026 개최지라는 점이다. 개최 도시는 국제대회 출전권 2장을 받는다. 그 결과 홍콩 로보콘 우승팀인 홍콩대 사피엔티아와 준우승팀인 홍콩중문대 파워 빌더가 나란히 홍콩 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두 팀은 오는 8월 23일 홍콩 퀸 엘리자베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ABU 로보콘 2026에 참가한다. 국제대회에는 15개 국가·지역의 대표팀이 출전할 예정이다.
홍콩이 ABU 로보콘을 개최하는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국제대회는 HKSTP와 홍콩 공영방송 RTHK가 공동 주최한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를 단순한 학생 로봇 경연이 아니라 차세대 엔지니어와 혁신 인재를 키우는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테리 웡 HKSTP 최고경영자(CEO)는 “인재는 혁신기술 생태계의 기반”이라며 “로보콘 홍콩 콘테스트는 학생들이 실제 문제 해결 과정에서 기술 역량을 키우고, 더 많은 젊은 세대가 기술 분야에 뛰어들 수 있도록 자극하는 무대”라고 말했다. 이어 “홍콩 학생들이 ABU 로보콘 2026에서 세계 정상급 팀들과 경쟁하며 역량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젤리나 콴 홍콩 방송국장도 “ABU 로보콘 2026은 15개 국가·지역의 우수한 팀들이 모이는 행사로, 젊은 인재들이 혁신기술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홍콩의 혁신기술 역량과 국제도시로서의 매력을 함께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국제대회가 전 세계에 생중계 또는 지연 중계될 예정이며, 시청 규모는 수억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로보콘 홍콩 콘테스트는 홍콩 대학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로봇 경진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주최 측에 따르면 과거 참가자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 혁신기술 업계로 진출했고, 일부 졸업생은 멘토로 돌아와 후배 팀을 지도하고 있다. 대회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인재 순환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제대회 성적도 꾸준하다. 홍콩 대표팀은 ABU 로보콘에서 2019년, 2022년, 2024년 세 차례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누적 성적은 우승 3회, 준우승 5회, 3위 2회로 집계된다. 총 10차례 국제 입상 기록이다.
다만 국제대회 유치와 수상 실적만으로 산업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대회가 실제로 지역 기술 생태계 확장과 인재 육성으로 이어지려면, 상위권 대학 중심 경쟁을 넘어 더 넓은 참여 기반과 후속 지원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대회 흥행보다 중요한 건, 행사 이후 어떤 교육·산업 효과를 남기느냐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는 홍콩이 로봇·AI 교육과 국제 기술 교류를 하나의 무대 위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8월 홍콩에서 열릴 ABU 로보콘 2026은 홍콩 청년 엔지니어들의 경쟁력은 물론, 홍콩이 내세우는 혁신기술 허브 전략의 현재 수준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로보콘 홍콩 콘테스트 2026 하이라이트는 오는 28일 오후 8시 30분 RTHK TV32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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