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료 공세에 ‘기능성’으로 맞불···K뷰티, ‘무늬만 한국산’ 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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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료 공세에 ‘기능성’으로 맞불···K뷰티, ‘무늬만 한국산’ 깰까

이뉴스투데이 2026-06-22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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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이 참가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이 참가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화장품을 구성하는 기초 원료 상당수는 중국산에 기대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범용 원료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파고드는 가운데 국내 원료업체들은 단가 경쟁 대신 PDRN, 엑소좀, 마이크로바이옴 등 고기능·고부가 소재 개발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보습 원료로 쓰이는 중국산 글리세롤 수입량이 지난 2023년 9.5t에서 지난해 190.2t으로 약 20배 폭증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향료 조제품 수입량도 약 6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산 원료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K뷰티 수출 증가와 함께 원료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단가를 앞세워 시장을 파고들었다. 특히 초저가 인디 브랜드와 ODM 생산 물량이 확대되면서 범용 원료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한계로 K뷰티는 ODM·OEM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확보했음에도 원료 산업 부문에선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오랜 기간 제형 개발과 사용감 개선, 패키징, 상품 기획 역량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반면 원료 산업은 수익성이 낮고 투자 회수 기간이 길어 연구개발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 틈을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으로 파고든 셈이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널리, 자주 쓰이는 원료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워낙 높아 단가를 맞추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글리세린 가격이 급등했을 때도 중국산 제품을 대체재로 찾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산 원료라고 해서 무조건 품질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부 제품의 경우 순도나 품질 관리 측면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에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부산 부산진구 K-뷰티 체험홍보관 뷰티플레이 3호점(부산 서면점)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이 다양한 화장품을 체험해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부산진구 K-뷰티 체험홍보관 뷰티플레이 3호점(부산 서면점)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이 다양한 화장품을 체험해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행 원산지 표시 제도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재 화장품은 제품명, 사용기한, 전 성분 등을 표시해야 하나 개별 원료의 산지 표시는 의무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원산지 역시 완제품 제조 국가를 기준으로 판단해 해외 원료를 사용하더라도 국내에서 배합과 충전 등 실질 제조 공정을 거치면 한국산 제품으로 유통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K뷰티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실제 원료가 어느 국가에서 생산됐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은 구조인 것이다.

중국산 원료 사용 자체가 곧 품질 문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국면에서는 공급망 투명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단순히 한국 브랜드·한국 제조라는 외형만으로는 차별화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ODM 생산력과 빠른 트렌드 대응 능력 등이 K뷰티의 성장을 견인했다면, 앞으로는 소재 기술력 확보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범용 원료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쉽지 않은 만큼 고기능·고부가가치 소재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원료업계는 범용 원료 시장에서 중국과 정면 승부하기보다 고기능·고부가가치 소재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분위기다.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PDRN, 펩타이드, 마이크로바이옴, 발효 소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기능성 원료는 가격 경쟁보다 특허와 임상 데이터, 효능 검증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일부 기업들은 직접 원료 생산시설을 구축하거나 바이오 기반 특허 성분 확보에 나서며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K뷰티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완제품 산업과 원료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화장품 산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원료 산업은 함께 성장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프랑스처럼 연구소, 소재기업, 제조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클러스터 구조가 아니라 완제품 중심으로 발전한 부분이 있어 최근 바이오 접목 원료 개발 나서는 양상. 한국이 개발한 원료 자체가 경쟁력을 갖는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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