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키운’ 한동훈 정치적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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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키운’ 한동훈 정치적 M&A

일요시사 2026-06-22 14:56: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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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먼저 복당 의사를 드러내야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자 한 의원의 대응이 달라졌다. 과연 한 의원은 구원자 자격으로 국민의힘에 복당하기 위해 어떤 귀환 서사를 만들 수 있을까?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에 대한 의견이 바뀌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 12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미 복당 의사를 밝혔다”며 “안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YTN에 출연해 “한 의원 스스로 아직 복당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내에서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의 주장은 정 원내대표의 발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바뀐 의견

한 의원은 지난 5일엔 채널A에 출연해 “복당 이슈를 너무 쟁점화해서 각을 만들어주는 것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할 당권파를 도와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던 바 있다. 정 원내대표의 발언을 기점으로 의견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어 지난 16일엔 <중앙일보> 유튜브 채널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자신의) 복당을 바라는 정치인과 불안해하는 정치인이 있는데, 이런 정치인의 관점에서 보지 말자”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정권이 저렇게 이전투구로 나서는 이때가 오히려 보수 재건을 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고, 골든 타임”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무소속 의원이지만, 국민의힘 내 소수 계파 친한(친 한동훈)계 수장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 당원 게시판 의혹을 이유로 한 의원을 제명했다. 이후 한 의원은 국민의힘 밖에서 독자적인 정치 활동을 하면서 친한계를 실질적으로 거느리는 특이한 상황에 직면해 왔다.

지난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정치적 탄력까지 붙었다.

한 의원의 상황은 미국의 경제학자 앨버트 허시먼이 정립한 ‘이탈, 항의, 충성’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이론은 특정 국가·조직의 성과가 하락할 때 구성원이 보이는 반응을 분석한 모델이다. 이탈은 말 그대로 마음에 들지 않아 떠나는 것을, 항의는 조직에 남아 불만을 제기하거나 개선을 요구하는 행동을, 충성은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면서 잔류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적으로는 이탈이 쉬우면 항의가 적고, 어려우면 커진다. 구성원이 조직을 떠나지 않은 채 적극적으로 항의해 조직을 개선하려면 충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과 갈등해 항의하다가 제명돼 ‘강제 이탈’을 당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가 꾸준히 외치는 “보수의 가치”는 그가 정치적 명분으로 내세우는 충성의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한 의원은 독자적인 지지 기반을 맨땅에서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정치적 기업가 위치로 전환됐다.

반기득권·캐스팅보터·대체자로서 주도권 재협상?
당 밖서 보수 재건 명분 쌓고 내부 주류 교체 노리나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사람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였다. 이들도 각각 새누리당·국민의힘 주류들과 갈등·항의하는 과정을 거쳐 이탈을 선택했던 정치인들이다.

이들의 선택은 창당이었다. 유 전 의원은 바른정당을 창당해 지난 2017년 대선에 출마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을 창당해 원내 3석 규모 정당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당 밖으로 축출된 계파 수장이 자신을 따르는 세력을 규합해 분파 정당을 창당하거나 독자 세력을 구축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들과 달리, 한 의원은 집단 탈당 후 창당하는 노선을 선택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선택해 생환에 성공했다. 우리 정치가 뒤베르제 법칙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양당 우위 체제란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의 제명·당선에는 크게 3개의 의미가 담겨있다.

첫째는 국민의힘이 소수 계파 수장과 타협하지 못한 채 제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했다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는 ‘취약한 제도화 수준’이다. 둘째는 한 의원이 국민의힘의 조직적 보호막 없이 자신만의 지지 기반을 조성해 자생할 수 있는 정치적 기업가로서의 능력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국민의힘 내 구 친윤계의 한계를 노출시키면서 당내 갈등 조정 능력의 마비를 역설적으로 증명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의원이 ▲반기득권 프레이밍 ▲잠재적 캐스팅보터 ▲대체자 포지셔닝 등 3단계의 정치적 M&A를 연상시킬 복당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한다.

2차 종합특검은 지난 12일 한 의원에 대한 출국금지 기한을 다음 달 12일까지 1개월 연장했다. 한 의원은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고발됐다. 아울러 종합특검팀은 윤석열정부 당시 대통령실이 수원지검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의원은 수원지검의 수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다.

한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정권의 정치 특검이 유치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며 “한동훈을 3번 출국금지해 놓고, 그동안 뭐 했느냐. 낙선시키려고 출금해 놓고 선거 끝나서 그냥 접으려니 창피하냐”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반기득권 프레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사법적 통제를 가하려는 권력은 기득권이고, 한 의원 스스로는 탄압받는 대안 세력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지층의 반발 심리와 결속력을 자극하려는 여론 동원 작전이라고 할 수 있다.

무소속 의원으로서는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려고 할 수 있다. 의석수가 적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특정 정국에서 한 의원이 행사할 한 표도 귀중해질 수 있다.

양당제 뚫은 북구갑 생환
친윤 축소 균형도 넘을까

아울러 상임위 활동에서도 적잖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수 있다. 당 밖에 있는 소수 계파 수장으로서 특정 정국에서는 한 의원의 한 표보다, 친한계 수장이라는 상징성이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약 1주 동안 보수 재건을 언급하면서 정계 안팎에서 예측했던 재결합 경로를 거부했던 것은 스스로 낮은 자세의 단순 복당을 거부하면서 ‘보수의 대체자’를 자처하는 정치적 포지셔닝 작전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정 원내대표가 “한 의원이 먼저 복당 의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자, 한 의원이 “이미 복당 의사를 밝혔다”면서 받아친 것이다. 한 의원으로서는 정 원내대표가 당선돼 구 친윤계의 여전한 영향력을 확인한 이상,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의원의 복당론은 처칠·드골식 ‘구원자 귀환 서사’를 연상시킨다. 처칠 전 총리는 1904년 보수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반발해 탈당한 뒤 자유당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1920년대 들어 자유당은 몰락했고, 노동당이 부상했다.

그러자 처칠 전 총리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보수당으로 복귀했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발발 후 네빌 체임벌린 전 총리 등의 대독일 유화 정책 실패를 지적하면서 후임 총리가 됐고, 전시 총리로서의 명성을 남겼다.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도 1953년 정계 은퇴 이후 제4공화국 체제 붕괴 직전 상황에서 정치권으로 다시 모셔졌다. 드골 전 대통령은 개헌을 협상 조건으로 걸었고, 의원내각제의 틀에 대통령제를 혼합해 강력한 대통령을 보유하는 현재의 이원집정부제 체제를 내세운 제5공화국을 출범시켰다.

한 의원으로서는 이 같은 구원자 서사를 통해 국민의힘의 혼란 상황을 토대로 복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 밖에서 보수 재건의 명분을 선점한 뒤, 복당 국면에서는 당내 주도권을 재협상하려는 정치적 M&A 작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영남 지역 지방선거에서는 승리를 거뒀다. 전체적인 참패 분위기 속에서 영남 지역에서만 선전했기 때문에, 이 지역을 기반으로 삼는 구 친윤계의 당내 기반은 더욱 확장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당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구 친윤계의 기반이 더욱 단단해지는 딜레마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각본대로?

한 의원은 분명히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에선 양당제의 견고함을 뚫고 당선됐다. 그런데 이 정도만으로 과연 한 의원이 국민의힘 내 친윤계의 단단한 기반을 뚫고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한 의원이 스스로 구원자가 되기 위해 추가로 쓰고 있는 드라마는 과연 무엇일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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