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레터] 17세기 그려진 정물화 속 수박이 하얀 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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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레터] 17세기 그려진 정물화 속 수박이 하얀 색인 이유

르데스크 2026-06-22 14:33: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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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껍질과 붉은 과육, 시원한 단맛을 가진 수박은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 중 하나인데요. 그런데 수박의 원래 모습은 우리가 아는 모습과 꽤 달랐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학계 등에 따르면 야생 수박의 기원은 약 6000년 전 아프리카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늘날 수단, 이집트, 리비아 일대의 사막 지역이 수박의 고향인데요. 당시 수박은 지금처럼 선명한 붉은 과육을 가진 과일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과육은 희거나 연녹색에 가까웠고 당도도 매우 낮았죠. 어떤 종류는 쓴맛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고대 인류는 왜 이런 열매를 굳이 재배하게 됐을까요? 답은 바로 '물' 때문입니다. 수박은 이름처럼 수분을 많이 품은 열매인데요. 사막과 건조 지대에서 수박은 맛있는 과일이라기보다 갈증을 달래주는 수분 공급원에 가까웠습니다. 과거 고대 이집트에서는 무덤 주변에 수박을 두는 풍습도 있었다고 합니다. 죽은 이가 사후 세계로 향하는 긴 여정에서 목을 축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죠.


고대인은 이 수박을 더 달고, 더 먹기 좋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덜 쓰고, 더 달고, 과육이 더 많은 개체를 골라 씨를 남기며 길러냈죠. 이런 선택이 수백 세대 동안 반복되면서 수박은 점차 오늘날의 모습에 가까워졌습니다. 과육은 더 붉어졌고 단맛은 강해졌으며 먹을 수 있는 부분도 많아졌습니다.


이 과정을 보여주는 유명한 그림도 하나 있는데요. 17세기 한 이탈리아 화가가 그린 정물화 속 수박입니다. 그림 속 수박은 흰 섬유질과 씨방 구조가 훨씬 두드러져 현대 수박과는 사뭇 다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수박의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씨 없는 수박,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수박, 당도를 높인 프리미엄 수박처럼 다양한 품종이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무심코 베어 무는 수박 한 조각에는 수천 년에 걸친 고민와 노력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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