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을 앞두고 집 안 청소를 끝냈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눈에 보이는 곳은 깨끗해도, 가구 뒤편이나 벽지 속에서는 이미 축축한 습기를 먹은 세균이 번식을 시작했을지 모른다. 여름철 높은 습도는 집안 곳곳을 눅눅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실내 공기가 탁해지고, 벽과 가구 사이처럼 바람이 통하지 않는 구석진 곳에 물기가 고인다. 겉보기에 멀쩡한 벽지라도 들뜨거나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이미 안쪽부터 오염됐다는 신호다.
습기 머무는 공간부터 줄여야
벽지 곰팡이를 막으려면 습기가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게 해야 한다. 붙박이장 뒤, 침대 머리맡, 소파 뒤편, 창문 주변은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가구는 벽에 완전히 붙이지 말고 5~10cm 정도 띄워두는 편이 좋다. 벽과 가구 사이에 틈이 생기면 공기가 오가면서 습기가 덜 고인다.
비가 오는 날에도 환기를 아예 멈추면 실내 습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창문을 오래 열기 어렵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양쪽 창문을 열어 공기가 지나가게 해야 한다.
에어컨 제습 기능이나 제습기를 함께 쓰면 실내 습도를 낮추기 쉽다. 다만 제습기를 벽에 너무 가까이 붙여두면 바람길이 막힐 수 있어 방 한가운데나 통로 쪽에 두는 편이 낫다.
벽지 얼룩과 냄새는 초기에 확인해야
벽지 곰팡이는 처음부터 검은 반점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개 벽지가 살짝 들뜨거나 누렇게 변색되고, 방 안에서 퀴퀴한 냄새가 반복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이는 벽 뒤에 습기가 찼다는 신호다.
특히 창문 주변에 물방울이 자주 맺히거나 벽면이 울퉁불퉁해졌다면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된다. 벽지 안쪽이 젖은 채 방치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오염 부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초기 얼룩을 발견했다면 마른 천으로 물기를 닦아낸 뒤 실내를 바짝 말리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이미 거뭇한 흔적이 번진 상태라면 반드시 청소해야 한다. 이때 락스나 전용 제거제를 사용할 때는 창문을 열어 공기를 통하게 해야 하며, 다른 세제와 혼합하면 유해 가스가 발생할 수 있어 단독으로 써야 안전하다.
무엇보다 벽지 안쪽까지 축축해졌다면 표면만 닦아내 봐야 소용이 없다. 속까지 오염됐을 때는 벽지를 과감히 뜯어내고 벽면을 완전히 건조한 뒤 새로 도배하는 편이 깔끔하다.
장마 전후 관리가 곰팡이를 줄인다
벽지 곰팡이는 장마가 시작된 뒤보다 장마 전부터 살피는 편이 쉽다. 비가 잦아지기 전에 창틀 실리콘, 외벽과 맞닿은 벽, 배관 주변을 확인해야 한다.
작은 틈으로 들어온 물기가 벽지 안쪽에 남으면 며칠 사이 곰팡이가 번질 수 있다. 창틀 주변이 자주 젖거나 벽 한쪽만 축축하다면 물이 새는 곳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장마가 끝난 뒤에도 방심하면 안 된다. 벽지는 한 번 습기를 머금으면 겉이 말라 보여도 안쪽은 오래 눅눅할 수 있다. 날이 갠 날에는 창문을 열고, 벽과 가구 사이에 선풍기 바람을 보내 남은 습기를 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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