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장은 열리는데 내부고발자는 침묵”… 민주당, 기업 ‘입막음 관행’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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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장은 열리는데 내부고발자는 침묵”… 민주당, 기업 ‘입막음 관행’ 정조준

뉴스로드 2026-06-22 13:48: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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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지훈 기자]
[그래픽=최지훈 기자]

기업지배구조 개혁의 무게중심이 이사회 충실의무에서 주주총회와 내부고발자 보호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 22일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주총회의 형식적 운영을 바로잡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김승원 의원은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 내부 제보자 보호를 넓히는 공익신고자보호법·부패방지법 개정안을 각각 추진한다. 겉으로는 다른 법안처럼 보이지만, 두 개정안이 겨냥하는 지점은 같다. 회사 안에서 중요한 정보가 소수에게만 머물고, 주주와 내부자가 침묵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법으로 깨겠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그동안 이사의 충실의무, 감사위원 분리선임, 전자투표 같은 제도 도입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현장에서 주주총회는 여전히 대주주와 경영진이 준비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절차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정기주총은 특정 시기에 몰리고, 소집 통지는 촉박하며, 이사 후보자의 이해관계와 보수체계에 관한 정보는 부족했다.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이사들이 주총장에 나오지 않는 일도 적지 않았다. 주주에게 질문권이 있어도 답할 사람이 없고, 의결권이 있어도 판단할 자료가 부족한 구조였다.

이강일 의원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이 허점을 직접 겨냥한다. 주권상장법인 이사의 주주총회 출석을 의무화하고, 질병이나 사고 등 부득이한 사유로 불참할 경우 그 사유를 회사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했다. 주총 소집 공고 기한도 현행 2주 전에서 4주 전으로 앞당긴다. 주주가 안건을 검토할 시간을 확보하고, 이사 후보자 정보와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를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한 대규모 상장사에는 영문 공고 의무도 부과된다.

핵심은 소수주주 권한이다. 개정안은 요건을 갖춘 소수주주에게 주총 의장 선임과 변경 안건에 대한 주주제안권을 부여하고, 별도 사전 통지 없이도 의결권 불통일행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할 때는 전자투표나 서면투표 등 사전 의결권 행사 결과를 주총 전일까지 공시하도록 했다. 회사가 사전 의결권 결과를 미리 보고 경영진 측 후보에게 유리하게 표를 배분하는 편법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김승원 의원의 개정안은 회사 밖으로 드러나기 전까지 은폐되기 쉬운 내부 범죄를 겨냥한다. 최근 기업과 단체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횡령·배임 사건은 장부와 결재라인 안에서 장기간 누적되는 경우가 많다. 외부 감사나 감독기관만으로는 조기 적발이 어렵고, 내부자의 제보가 결정적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무엇을 신고했는지, 어디에 신고했는지에 따라 보호 여부가 갈린다. 신고자는 신분 노출과 인사상 불이익, 소송 위험을 우려해 침묵을 선택하기 쉽다.

김 의원이 발의한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안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범죄를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에 추가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횡령·배임을 신고한 내부 제보자도 공익신고자로 인정돼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부패방지법 개정안은 감사원 신고 근거를 명확히 하고, 공직자가 아닌 사람이 수사기관에 부패행위를 신고한 경우에도 부패행위 신고자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고 경로가 다르다는 이유로 보호망 밖에 놓이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두 법안은 기업을 압박하는 규제 법안으로만 볼 수 없다. 자본시장 관점에서는 정보비대칭을 줄이는 법안이다. 주총은 투자자가 경영진에게 질문하고 이사회 책임을 확인하는 공식 시장이다. 내부고발은 재무제표와 공시로 드러나지 않는 위험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조기경보 장치다. 주총이 형식화되고 내부고발자가 보호받지 못하면, 회사의 리스크는 장기간 장부 밖에 머문다. 그 비용은 결국 주가 할인, 자본조달 비용 상승, 외국인 투자자 신뢰 저하로 돌아온다.

이강일 의원은 “현행 주주총회는 이사들의 불출석과 정보 독점 속에서 대주주의 거수기로 전락해 주주권 보호라는 입법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이사회의 책임성을 무겁게 정립하고 소수주주의 목소리가 기업 경영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현장의 구멍을 메우는 법안”이라고 밝혔다.

김승원 의원은 “횡령과 배임 같은 경제범죄는 내부자의 용기 있는 제보 없이는 드러나기 어렵다”며 “공익을 위해 신고한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에서는 부패를 근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익제보자 보호의 빈틈을 바로잡고 부패와 경제범죄를 은폐하는 침묵의 문화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번 법안들이 통과될 경우 기업 현장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생긴다. 상장사는 주총 준비 기간을 앞당겨야 하고, 이사 후보자 검증 자료와 영문 공시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이사들은 주총을 단순한 의전 행사가 아니라 책임을 묻는 공개석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동시에 기업은 내부 신고 채널과 제보자 보호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그러나 그 부담은 비용이라기보다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사기 위한 최소한의 관리비에 가깝다.

이번 법안들이 통과될 경우 기업 현장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생긴다. 상장사는 주총 준비 기간을 앞당겨야 하고, 이사 후보자 검증 자료와 영문 공시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이사들은 주총을 단순한 의전 행사가 아니라 책임을 묻는 공개석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동시에 기업은 내부 신고 채널과 제보자 보호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그러나 그 부담은 비용이라기보다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사기 위한 최소한의 관리비에 가깝다.

법안 발의 취지에 대해 이용우 의원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는 배당이나 자사주 확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주주가 회사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내부자가 위험 신호를 알릴 수 있으며, 관련 정보가 시장에 적시에 전달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는 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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