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 22일 중기부 주관의 창업 플랫폼 ‘모두의 창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및 아이디어 유출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인사청문회를 불과 사흘 앞두고 터진 이번 악재는 후보자의 조직 관리 능력과 직결되며 청문회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두의 창업 플랫폼 개인정보 유출로 걱정과 불편을 겪은 이용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한 후보자는 정부의 정책적 신뢰가 무너진 점을 자성하며 고강도 사과를 이어갔다.
그는 “정부를 믿고 창업에 도전해주신 여러분의 신뢰를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어떠한 정책적 취지도 국민의 개인정보와 신뢰를 지키지 못한 책임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고 수습 방안에 대해서는 “사고 인지 즉시 외부 접근을 차단하는 등 긴급 보안 조치를 실시했으며, 현재 관계 기관과 함께 사고 원인과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외부 보안 전문 기관을 통한 보안 진단과 개선 대책 마련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피해를 입은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조사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해 잘못과 책임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부연했다.
한 후보자는 “이번 일로 청년들의 창업을 향한 열정과 도전 의지가 꺾여선 안 될 것”이라며 “조만간 참가자들을 직접 만나 질책과 제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문제를 바로잡아 공정하고 신뢰받는 사업으로 다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사고는 중기부가 역대 최대 규모로 추진한 대국민 창업 오디션 모두의 창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원자 6만3000명이 몰린 이 프로젝트에서 최종 합격자 5000명의 이메일 주소와 창업 아이디어 요약본, 심사평 등이 외부로 유출됐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유출 주체는 프로젝트 참여 업체인 한 AI 솔루션 기업으로 밝혀졌다. 해당 업체는 보안이 허술한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비공개 데이터를 수집한 뒤 마케팅용 홍보 메일을 발송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사태가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 참가자는 SNS를 통해 사고 발생 한 달 전에 이미 보안 취약점을 발견해 중기부에 공식 제보했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당시 1만6000건의 아이디어 노출 위험이 경고됐음에도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이 안이하게 대응하면서 ‘예고된 대참사’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오는 25~26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한 후보자에게 이번 사태는 대형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주택 및 해외 주식 투자(서학개미) 논란 등으로 야권의 집중 공세 대상이 된 상황에서, 장관으로서 수행한 핵심 정책마저 부실한 관리 체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고가 한 후보자의 행정 실무 능력과 정책 역량을 검증하는 ‘칼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은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은 물론, 중기부 장관 재임 시절의 조직 관리 실패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야 간 증인·참고인 채택 합의가 최종 결렬되면서 청문회는 증인 없는 공방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이해진 네이버 GIO 등 11명의 증인을 요구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신상 털기식 공세’라며 반대해 송달 시한을 넘겼다. 이에 따라 야권은 증인 부재를 메우기 위해 중기부 내부 보안 자료 제출을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후보자의 답변을 고리로 한 송곳 검증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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