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유한양행은 단순한 전통 제약사의 틀을 깨뜨리고, 고도화된 R&D 중심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완벽히 성공했다. 매출의 10%에서 20%를 R&D에 매년 과감하게 투입하는 끈기 있는 장기 투자가 마침내 세계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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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 미국 FDA 허가 쾌거...글로벌 폐암 치료의 표준이 되다
유한양행의 혁신 신약 잔혹사를 끝내고 대한민국을 신약 강국으로 끌어올린 주역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다. 국산 신약 제31호인 렉라자는 국산 항암제 최초로 글로벌 빅파마 J&J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변방에 머물던 한국의 신약 개발 능력이 세계 최고 권위의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았음을 의미하는 대사건이었다.
렉라자는 3세대 EGFR 표적항암제로서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변이 환자와 뇌 전이 환자군에서 탁월한 임상적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대규모 글로벌 임상 연구(MARIPOSA)를 통해 표준 치료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의 괄목할 만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더불어 치료가 까다로운 뇌전이 환자들에게서도 압도적인 반응률을 보이며 글로벌 폐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Standard of Care)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허가에 이어 유럽,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주요 거점 시장에서의 허가 획득도 순조롭게 이어지며 유한양행의 영토를 세계로 넓히고 있다.
특히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적 영토가 한층 더 가속화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J&J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진행 중인 투약 편의성 개선 작업이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은 투약에만 수 시간이 소요돼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J&J가 개발하고 FDA 승인을 획득한 피하주사(SC) 제형은 투약 시간을 단 5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편의성뿐만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혁신을 이뤄냈다. 주입 관련 부작용(IRR) 발생률이 기존 66%에서 13%로 무려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여기에 올해 ‘월 1회 투약 요법’ 허가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대형 병원들의 병용요법 채택률은 폭발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글로벌 매출에 대해 10% 이상의 높은 로열티를 수령하는 계약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유입될 라이선스 수익과 마일스톤은 유한양행의 재무 구조를 한 단계 퀀텀 점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렉라자가 산업적으로 거둔 성과만큼이나 위대한 것은 유한양행이 보여준 ‘휴머니즘’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 전까지 약제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을 전격 전개했다. 고가의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폐암 환자들을 위해 매출 수백억원을 과감히 포기한 결정이었다. 최종적으로 895명의 환자가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아 생명을 구했다. 이는 “가장 좋은 약을 만들어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던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정신이 100년이 지난 현대에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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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렉라자’ 가동...레시게르셉트와 YH35995가 이끌 차세대 성장
그러나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성공에 도취해 있지 않다. 조욱제 대표를 필두로 한 유한양행 경영진은 렉라자의 성공을 끝이 아닌 ‘R&D 선순환 구조’의 시작점으로 정의한다. 렉라자로부터 거둬들이는 막대한 로열티 재원은 고스란히 ‘두 번째, 세 번째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한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재투자되고 있다. 유한양행이 공언한 ‘글로벌 톱 50’ 제약사 도약을 이끌 후속 주자들의 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가장 선두에 선 후보물질은 알레르기 질환 치료 혁신 신약 후보물질인 ‘레시게르셉트’(lesigercept, YH35324)다. 차세대 항(anti)-IgE 바이오 의약품인 레시게르셉트는 임상 1상에서 기존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오말리주맙(제품명 졸레어) 대비 현저히 우수하고 지속적인 IgE 억제 효과를 입증하며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2025년 국내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성공적으로 받아낸 유한양행은 올해 일본, 중국, 유럽을 아우르는 150명 규모의 대규모 다국가 임상 2상에 본격 진입했다. 레시게르셉트가 주목받는 상업적 차별성은 기존 졸레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오말리주맙 불응 환자군’까지 임상 디자인에 포함해 이들에 대한 치료 효과를 직접 검증한다는 점이다. 만약 임상 2상에서 불응 환자군에 대한 유효성이 입증될 경우, 글로벌 기술수출(L/O)의 규모는 렉라자를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또 다른 핵심 축은 유전성 희귀질환인 고셔병 치료제 ‘YH35995’가 담당하고 있다. 고셔병은 체내 특정 효소 결핍으로 인해 글루코세레브로시드(GL1)라는 지질 물질이 대사되지 못하고 간, 비장, 골격계, 그리고 뇌 조직에 축적돼 전신적 장애를 유발하는 치명적인 리소좀 축적 질환(LSD)이다.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 중인 YH35995는 경구용 글루코실세라마이드 합성효소(GCS) 억제제다.
YH35995의 경쟁력은 약물이 ‘혈액뇌장벽’(BBB)을 강력하게 통과하도록 분자 설계됐다는 점이다. 기존의 고셔병 치료제들은 BBB를 통과하지 못해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고셔병 2형과 3형 환자들에게 치료적 한계를 가졌다. 유한양행은 전임상 단계에서 압도적인 BBB 투과율과 함께, 뇌 조직 내 GL1 축적을 장기간 억제하는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2024년 임상 1상 IND 승인 이후 건강인을 대상으로 한 투약 연구가 순항하고 있다.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지극히 높은 글로벌 희귀질환 시장 특성상 대규모 글로벌 기술수출 및 신속 심사(Fast Track)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진다.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 다각화 전략은 렉라자의 상업적 성공이 차세대 신약 개발의 마중물이 되고, 그 신약이 다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견고한 ‘R&D 생태계 선순환 구조’ 위에 서 있다. 레시게르셉트와 YH35995를 비롯해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등 항암 및 면역·대사질환 분야 전반으로 확장된 임상 파이프라인은 유한양행이 왜 지속 가능한 기업인지를 증명한다.
100년 전, “가장 좋은 상품으로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던 창업자의 소박하지만 거대했던 신념은 이제 첨단 바이오 기술의 옷을 입고 전 세계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혁신 신약으로 진화했다. 렉라자의 성공을 발판 삼아 다음 세기를 이끌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촘촘히 구축하고 있는 지금, 유한양행은 세계 바이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위대한 변곡점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도전을 통해 유한양행이 그려 나갈 다음 100년의 비전, ‘그레이트 앤 글로벌’(Great & Global)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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