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 더봄] 이렇게 말했으면 안 싸웠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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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희 더봄] 이렇게 말했으면 안 싸웠을 텐데

여성경제신문 2026-06-22 13:00:00 신고

주말 낮 선풍기가 툭 소리와 함께 멈추었습니다. 남편이 선풍기를 뒤집어봅니다. 어디 제품인지 확인하고 수리를 맡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아내에게 말을 건넵니다.

“내일 시간 돼?”

“왜?”

“내일 수리센터에 전화하고 맡겨야 하는데 당신이 회사에서 잠깐 나와서 맡겨!”

“내가?”

“응! 내가 내일 종일 외부일정이야.”

“무겁잖아···”

“무겁긴 뭐가 무거워.”

“나한테는 무겁다고!”

“당신은 너무 이기적이야!”

“내가 뭘? 이걸로 내가 이기적이란 말을 들어야 해? 선풍기를 들고 가서 수리 맡기기 싫다고.”

“이게 무거워? 들어봐. 이 정도를 못 든다고?”

“···”

남편은 자신의 명령 “회사에서 잠깐 나와서 맡겨!”를 떠올립니다. 나는 어떤 이유로 아내에게 명령했을까? 내가 말하면 아내가 당연히 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 것일까? AI로 생성한 이미지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남편은 자신의 명령 “회사에서 잠깐 나와서 맡겨!”를 떠올립니다. 나는 어떤 이유로 아내에게 명령했을까? 내가 말하면 아내가 당연히 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 것일까? AI로 생성한 이미지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남편은 말을 멈춥니다. 기분이 가라앉습니다. 아내를 외면하고자 밖으로 나가 걸었습니다. 나무를 보고 하늘을 보니 마음이 좀 가라앉습니다. 겨우 이걸로 주말이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이 속상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복기를 해봅니다.

당신은 너무 이기적이야! 라는 말이 후회됩니다. 선풍기가 무거우면 얼마나 무겁다고··· 무거워서 싫다고 하는 것이 이해 안 되긴 했습니다. 그래서 이기적이란 말이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그때 나로 시작하는 말을 했어야 했는데, 내 느낌을 말해야 했는데···.

“선풍기가 무겁다니 난 좀 어이없어”라고 했더라면 안 싸웠을 텐데!

선풍기가 무겁다고 하는 아내의 말을 듣고,

“선풍기가 무겁다고?”라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소를 띠며 앵무새 질문을 바로 했더라면 안 싸웠을 텐데!

남편은 자신의 명령 “회사에서 잠깐 나와서 맡겨!”를 떠올립니다. 나는 어떤 이유로 아내에게 명령했을까? 내가 말하면 아내가 당연히 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 것일까? 내 말에 명령이 익숙한가? 평소 내가 하는 말에 명령이 많은가? 내가 부탁의 말을 했어야 했는데···

“회사에서 잠깐 나와서 맡겨줄래?”라고 부탁을 했다면 아내가 부탁을 들어주었을 텐데!

“회사에서 잠깐 나와서 맡겨주면 어때?”라고 물어봤으면 아내가 생각하고 대답했을 텐데!

남편은 선풍기가 멈추면 수리 맡기러 가고, 고친 후 찾으러 가야 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방법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풍기를 택배로 보낼 수도 있고, 수리 기사와 전화로 먼저 점검을 할 수도 있고, 고칠 수 없는 상태라면 폐기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 아내에게 의견을 물어봤다면 안 싸웠을 텐데!

“이 선풍기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물어봤다면 아내는 어떤 답을 했을까?

“수리를 맡길 때 들고 가야 할까? 택배로 보내도 될까? 혹은 다른 방법이 있을까?”라고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서로 의견을 나누며 안 싸웠을 텐데.

“다른 선풍기 있는데 이거 그냥 버릴까? 우리 이 기회에 최신 제품으로 하나 살까?”라고 했으면 아내가 무슨 답을 했을까?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갈 때가 많습니다. 아차 싶지만 결코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주워담기 위해 하는 말들이 다시 상대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나가는 말을 '멈추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하고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하여 ‘이렇게 말했으면 안 싸웠을 텐데’ 후회해야 합니다. 후회를 깊게 해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하지 말걸! 이라는 후회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말해야 했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후회는 성장의 받침이 됩니다. 깊게 후회하고 말을 바꿔보길 바랍니다. 내 말을 조절하게 되어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후회는 성장의 받침이 됩니다. 깊게 후회하고 말을 바꿔보길 바랍니다. 내 말을 조절하게 되어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내일 시간 돼?”

“왜?”

“내일 이거 수리센터에 맡겨서 고치고 싶은데, 당신 생각은 어때?”

“그 선풍기 오래 썼는데 버리고 새로 살까? 요즘 좋은 거 많던데··· 근데 나는 그 선풍기 바람이 좋기는 해···.”

“그치? 이 선풍기 바람이 나도 좋더라고.”

“일단 내일 수리가 가능한지 전화해 보고 다시 의논하자.”

“알겠어. 그런데 수리 맡기려면 들고 가야 하는데··· 당신이 회사에서 잠깐 나와서 맡기면 어때?”

“내가? 나는 그거 무거워!”

“이게 무겁다고? 하하하, 나는 이게 무겁다니 어이없다.”

“나한테는 무겁다고!”

“그래? 이게 무겁단 말이지? 음··· 당신이 나이 들어 점점 힘이 없어지나 보다.”

“사실 무겁기보다는 부피가 커서 내가 들고 가서 맡기기는 어려워.”

“아, 부피가 커서 어렵다고?”

“그래, 들고 차에 넣고, 빼고···.”

“그래, 부피가 크긴 하지. 일단 내일 연락해 보고 다시 의논하기로 할까? 어때?”

“콜!”

후회는 성장의 받침이 됩니다. 깊게 후회하고 말을 바꿔보길 바랍니다. 내 말을 조절하게 되어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경제신문 고현희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
anyangkhh@hanmail.net

고현희 (사)사람사이로 이사장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으로서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공감대화와 인권을 널리 알리고 있다. 긍정적인 사회 변화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꾸는데  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저서(공저) <이렇게 말하면 통하는 공감대화(기초)> 및 <이렇게 말하면 통하는 공감대화(심화)> 를 출간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심어진 공감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황홀한 경험을 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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