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을 위한 최종 합의 협상이 스위스에서 밤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담에 참여한 미국 고위 외교관이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주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로 동의한 이래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늦은 밤, 이 미국 외교관은 협상은 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레바논 남부 휴전 이행, 핵 합의의 "요소들"을 둘러싸고 "이란 측에서 나온 일부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명확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의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헤즈볼라의 활동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이란을 재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란은 이러한 경고를 일축하며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 미국 외교관은 스위스 루체른에서 협상 중인 양측 대표단이 "오늘의 논의를 향후 진행될 실무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주 양국이 체결한 합의에는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 도출뿐만 아니라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그 이후 레바논 남부에서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 간 교전이 급증했으며, 현지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레바논인 수십 명이 사망했다.
이렇듯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지난 19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새로운 휴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충돌과 공습이 이어지며 20일 이란은 해협을 봉쇄했다고 발표했으나,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해협에서는 여전히 선박들이 통과하고 있다.
루체른에서 미국과 이란 대표단 간의 회담이 시작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SNS 게시물을 통해 이란은 "레바논 내 고액의 보수를 받는 자신들의 대리세력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란을 다시 매우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이란 측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저들은 만약 자신들의 위협이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었더라면 오늘날 이렇듯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지는 않았을 것임을 생각하지 못하는가? 저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결국 행동에 나서는 것은 바로 우리"라고 맞받아쳤다.
21일 기준 교전은 다소 잠잠해진 것으로 전해졌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북부를 보호하고자 자국군은 필요한 기간만큼 레바논 남부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의 지도자인 나임 카셈은 레바논 남부 내 이스라엘군의 주둔을 전면 거부하며, 헤즈볼라가 직접 방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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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알프스 휴양지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 이번 협상에 앞서, 미국 측 협상팀을 이끄는 JD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새롭게 시작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 지도부가 "역내 불안정을 조장하는" 역할과 "장기적인 핵무기 개발 야망"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면, 미국은 "이란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해왔다.
밴스 부통령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도 협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갈라바프 의장이 이끄는 이란 측에는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동행했다.
또한 파키스탄의 총리와 육군 참모총장도 스위스에 함께 머물렀다. 파키스탄은 이번 전쟁 내내 중재자 역할을 해왔으며, 지난번 미국과 이란 간 협상도 주최한 바 있다.
카타르 역시 중재에 나선 가운데, 마찬가지로 스위스에 머물렀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총리는 21일 미-이란 회담의 지속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초, 미국과 이란 양국 정상은 전쟁을 즉시 끝내자는 목표 아래 초기 합의에 서명했다.
해당 합의에 따라 이란은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의 20%가 통과하는 주요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로 했다. 이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유가가 치솟고 전 세계 경제가 혼란한 상황이었다.
아울러 미국은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 대한 군사적 봉쇄를 해제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3000억달러(약 456조원) 규모의 이란의 '재건' 지원 계획, 미국이 이란에 대한 '모든 유형의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미국이 분쟁의 주된 이유로 꼽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협상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이 오바마 시절 체결했던 이란 핵 합의에서의 탈퇴를 선언하고 경제 제재를 가했다.
21일, 해상 추적 웹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란이 해협을 재봉쇄했다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선박들은 여전히 해협으로 진입하거나, 빠져나가거나,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해협 재봉쇄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유조선 4척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지난주 후반부터 해협 서쪽 진입로에서 정지해 있던 화물선 및 운반선 등 다른 선박 4척도 동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 방향에서도 이란 연안 해역을 출발한 선박 4척이 서쪽으로 향하며 해협을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적 장치를 거둔 선박도 있을 수 있어, 추적 데이터가 모든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초기 합의안은 모든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후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67명이 사망했고,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5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분쟁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공동으로 개시한 이란과의 전쟁과는 별개라고 주장해오고 있다.
이란 최고 지도자를 살해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면서, 레바논은 이번 전쟁에 빠르게 휘말리게 됐다.
이후 이스라엘은 레바논 전역을 공습하는 한편, 자국 북부 국경에서 헤즈볼라 전투원들을 몰아내고자 레바논 남부 영토 약 5%를 점령했는데, 해당 지역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는 설명이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3월 2일 이후 레바논에서는 4057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레바논에서 자국군 최소 34명이,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민간인 4명이 망했다고 밝혔다.
추가 보도: 라나 람, 엠마 펜겔리, 리처드 어바인-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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