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목적으로 '세 안고' 산 집의 세입자가 퇴거를 거부하면, 내용증명 발송이 법적 대응의 첫 단계이다. / AI 생성 이미지
실거주 목적으로 '세 안고' 아파트를 샀다가 막무가내로 버티는 세입자 때문에 수천만 원의 과태료 폭탄을 맞게 된 집주인의 사연이다.
연락마저 피하는 세입자에게 과태료와 추가 대출 이자 등 손해를 물게 할 수 있을까? 내용증명부터 법적 최종 수단까지, 변호사 8인이 제시한 4대 쟁점별 필승 전략을 총정리했다.
최후통첩 내용증명…"과태료도 물어내" 가능할까?
A씨는 7월에 아파트를 계약하고 10월 전세 만기 후 입주할 계획이었지만, 기존 세입자가 퇴거를 거부하며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특히 해당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있어, 실거주 의무를 위반하면 막대한 과태료가 부과된다.
변호사들은 만장일치로 '내용증명' 발송을 첫 단계로 꼽았다. 8월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자마자, 늦어도 만기 2개월 전인 8월 말까지는 실거주 목적의 갱신 거절 의사를 담은 내용증명을 세입자에게 도달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과태료나 추가 대출 이자 같은 '특별손해'를 세입자에게 청구할 수 있을까? 이 지점에서 변호사들의 의견이 갈렸다.
홍현필 변호사는 "퇴거 거부 시 이러한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내용증명으로 미리 구체적으로 고지하여 임차인이 인지하게 만든다면, 추후 무단 점유로 인한 손해액을 전가하여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며 조건부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오지영 변호사는 "먼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실입주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부담하게 되는 과태료나 실거주 목적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추가 비용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이는 집주인과 행정청 사이의 문제일 뿐 임차인의 의무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조기현 변호사 역시 "토허제 과태료나 주담대 이자 등 매수인의 개인 사정 손해는 원칙적으로 임차인에게 전가하기 어렵습니다"라며, 임대차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가 아니기에 인과관계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결국, 손해 배상을 청구하려면 '명확한 사전 고지'가 필수지만, 법정에서 인정받을지는 미지수인 셈이다.
'전세계약서 사본'으로 대출, 법적 문제는 없을까?
A씨의 또 다른 고민은 대출 문제다. 주택담보대출을 위해 은행에 세입자의 전세계약서 사본을 제출해도 되는지 물었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얽혀 있어 변호사들도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홍현필 변호사는 "매수인 지위에서 잔금 대출 조회를 위해 세입자의 전세계약서 사본을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것은 정당한 거래 준비 행위이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 아닙니다"라고 비교적 명쾌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다른 변호사들은 위험성을 경고했다. 조기현 변호사는 "임차인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서를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고용준 변호사 역시 "임차인 개인정보가 포함된 계약서를 임의 사용하면 별도의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라며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금융기관 제출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세입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유출할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읽씹'과 수신 거부…연락 두절 세입자에겐 '이 방법'
만약 세입자가 고의로 연락을 피하고 내용증명 수령까지 거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의 원칙은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발생하는 '도달주의'다. 김상훈 변호사는 "통상적인 문자나 카톡은 상대방이 내용을 확인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남지 않으면, 법적 다툼에서 효력을 부정당할 위험이 큽니다"라고 경고했다.
물론 카카오톡의 숫자 '1'이 사라지는 등 상대가 확인한 정황이 있다면 증거가 될 수 있지만, 작정하고 무시하면 소용이 없다. 이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법원을 통하는 것이다.
홍윤석 변호사와 김동훈 변호사는 법원에 '의사표시의 공시송달'을 신청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는 세입자가 서류를 받지 않아도 법원 게시판 등에 일정 기간 공고함으로써 서류가 도달한 것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강력한 제도다.
연락이 두절된 세입자를 상대로는 내용증명 발송과 함께 공시송달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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