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무득점 졸전 논란을 단숨에 지워버렸다. 우승 후보 스페인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4골을 몰아치며 월드컵 첫 승을 신고했다.
외신들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스페인다운 경기였다", "드디어 잠에서 깨어난 우승 후보"라며 찬사를 보냈다.
스페인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4-0으로 완파했다.
앞서 조별리그 1차전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는 카보베르데와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스페인은 이날 대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승점 4점(1승 1무)이 된 스페인은 조 선두권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승점 1점(1무 1패)에 머물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이날 스페인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우나이 시몬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수비 라인에 마르크 쿠쿠레야, 에므리크 라포르트, 파우 쿠바르시, 페드로 포로가 나섰고, 중원에 로드리, 페드리, 다니 올모, 공격진에 알렉스 바에나, 미켈 오야르사발, 라민 야말이 포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5-4-1로 출발했다. 모하메드 알 오와이스(골키퍼), 모텝 알 하르비, 하산 알 탐바크티, 알리 라자미, 압둘렐라 알 암리, 사우드 압둘하미드(수비수), 살렘 알 도사리, 나세르 알 도사리, 압둘라 알카이바리, 무삽 알 주와이르(미드필더), 피라스 알 브라이칸(공격수)가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부터 관심은 스페인이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쏠렸다. 1차전 카보베르데전에서 74%의 점유율과 90%가 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도 결정력 부족으로 고전했던 스페인인데,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변화를 선택했다. 특히 부상 우려 속에서도 라민 야말을 선발로 투입했고, 이는 완벽한 승부수가 됐다.
스페인은 초반부터 높은 강도로 사우디를 몰아붙였다. 경기 흐름은 야말의 선제골을 기점으로 급격히 한쪽으로 기울었다.
전반 10분 왼쪽 측면을 무너뜨린 미켈 오야르사발이 문전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보냈는데,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던 야말은 침착하게 오른발을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개인 통산 월드컵 첫 득점이었다.
이날 생후 18년 343일을 맞은 야말은 월드컵 역대 최연소 득점 순위 8위에 오르며 '신성'다운 존재감을 과시했다.
선제골 이후 스페인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올모가 골문 앞으로 띄운 공을 사우디 수비진이 확실히 처리하지 못했고, 라포르트가 볼을 머리로 다시 떨어뜨렸다. 이를 놓치지 않은 오야르사발이 문전으로 쇄도해 오른쪽 골문을 향해 마무리했다.
오야르사발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불과 3분 뒤에는 쿠쿠레야가 대각선 크로스를 받아 문전으로 연결했고, 올모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다. 골문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던 오야르사발은 이를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전반 24분 만에 멀티골과 1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 3개를 쓸어 담은 오야르사발이었다.
전반을 세 골 차로 앞선 스페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야말과 오야르사발을 불러들이며 체력 관리에 들어갔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두 선수를 대신해 예레미 피노와 페란 토레스가 투입됐다.
주축 공격수들이 빠진 뒤에도 스페인의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4분 바에나의 코너킥이 뒤로 흐르자 쿠쿠레야가 왼발 발리슛을 시도했다. 알 오와이스 골키퍼가 이를 막아냈지만, 튀어나온 공이 알 탐바크티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쿠쿠레야의 득점처럼 보였지만 이후 공식 기록은 알 탐바크티의 자책골로 정정됐다.
4-0으로 격차를 벌린 스페인은 이후 무리하게 공격 속도를 높이기보다 안정적인 점유와 압박으로 경기를 통제했다. 사우디는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스페인은 남은 시간 동안 상대의 공격 전개 자체를 차단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토레스가 포로의 크로스를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다섯 번째 골을 넣는 듯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4-0으로 종료됐다.
시원한 승리를 챙긴 스페인은 27일 오전 9시 H조 최대 경쟁 상대로 꼽히는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조 1위 자리를 놓고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벼랑 끝에 몰린 사우디아라비아는 카보베르데와 같은 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32강 진출을 향한 운명의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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