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파진흥협회가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공동 개최한 ‘SSAFY×카카오테크 부트캠프 AI 해커톤’에서 우수 참가팀에 협회장상을 수여했다. 수상작 가운데서는 청소년의 온라인 개인정보 노출 문제를 겨냥한 AI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전파진흥협회는 지난 13~14일 경기 용인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번 해커톤에서 ‘카벤져스’ 팀에 협회장상과 시상금을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삼성전자의 청년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삼성 청년 SW·AI 아카데미(SSAFY)’와 카카오의 ‘카카오테크 부트캠프’가 처음으로 손잡고 연 공동 AI 해커톤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 대한상공회의소가 후원 기관으로 참여했다.
이번 대회는 정부가 제시한 ‘AI 민생 10대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참가자들은 소상공인 지원, 보이스피싱 대응, 아동·청소년 보호, 해양 안전 등 생활 밀착형 과제를 AI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SSAFY와 카카오테크 부트캠프 수료생 90여 명은 12개 팀을 꾸려 무박 2일 동안 서비스 기획부터 프로토타입 구현까지 전 과정을 소화했다.
본선에 오른 12개 팀 가운데 최종 6개 팀이 결선 발표에 진출했고, 이 중 5개 팀이 수상팀으로 선정됐다. 총 상금 규모는 1500만원이다.
수상 결과를 보면 고용노동부 장관상은 해양 조난 구조 AI 서비스 ‘DRIFT’를 제안한 ‘골든타임’ 팀이 받았다. 카카오 대표이사상은 민원 처리 효율화 서비스 ‘민담’을 선보인 ‘SSAIKA’ 팀, 삼성전자 대표이사상은 해양 사고 분석 AI 서비스를 개발한 ‘언록’ 팀에 돌아갔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상은 영유아 보육시설 맞춤형 AI 안전 관리 서비스를 제안한 ‘땅콩’ 팀이 수상했다. 한국전파진흥협회장상은 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 ‘캐치캐치’를 개발한 ‘카벤져스’ 팀이 차지했다.
협회장상을 받은 카벤져스 팀은 SNS에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기 전에 개인정보 노출 가능성을 AI가 먼저 탐지해 차단하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학교 로고, 명찰, 차량번호, 주소 표지판처럼 청소년이 무심코 공개할 수 있는 정보들을 업로드 이전 단계에서 걸러내고, 위험도 점수와 대시보드로 이용자에게 경고를 주는 구조다. 단순 삭제 권고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개인정보 보호 습관을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기술 구성도 비교적 구체적이다. 카벤져스 팀은 객체 탐지 기술인 YOLO와 광학문자인식(OCR), 개체명 인식(NER)을 결합해 사진과 영상 속 민감 정보를 식별하도록 설계했다. 이미 유출된 뒤 대응하는 방식보다, 게시 전 단계에서 위험 요소를 줄이는 ‘사전 예방형’ 서비스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청소년 대상 디지털 안전 이슈가 커지는 흐름도 수상 배경으로 읽힌다. 최근 SNS 이용 연령이 낮아지고, 학교·학원·거주지·이동 동선 같은 정보가 사진 한 장으로 노출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해커톤 현장에서도 단순한 생성형 AI 활용을 넘어, 실제 사회문제를 어떻게 구체적인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주요 평가 기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해커톤 수상작이 곧바로 사업성과 시장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개인정보 탐지 정확도, 과잉 탐지 여부, 영상 처리 속도, 실제 청소년 이용자 환경에 맞춘 UX 설계 등은 서비스 고도화 과정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공공성과 기술 실현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는 숙제도 남아 있다.
이번 해커톤은 단순 경진대회 이상의 의미도 갖는다. 삼성과 카카오는 그동안 각각 SSAFY와 카카오테크 부트캠프를 통해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는데, 이번 공동 해커톤은 양측 협업이 교육 과정 바깥의 실전 프로젝트 영역으로 확장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카카오는 앞서 이번 행사를 두고 “인재 양성과 취업 지원을 넘어 개발자 생태계 구축으로 협력을 넓히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후원 기관으로 참여한 한국전파진흥협회 역시 AI·SW 인재 양성 정책과의 접점을 강조했다. 양용열 한국전파진흥협회 사무총장은 “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해양 안전처럼 생활과 맞닿은 문제를 청년 개발자들이 AI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협회도 K-디지털 트레이닝 운영지원기관으로서 교육 현장과의 협력을 계속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전파진흥협회는 전파·ICT 분야 진흥 기관으로, 고용노동부 K-디지털 트레이닝 사업의 운영지원과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 등 실무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카카오와는 카카오테크 부트캠프 운영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번 해커톤은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수강-수료’ 중심을 넘어 실제 문제 해결형 프로젝트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벤트성 성과에 머물지 않으려면, 수상작이 후속 실증과 서비스 검증 단계로 이어지는 구조가 뒤따라야 한다. 해커톤이 인재 발굴의 무대에 그칠지, 현장에 남는 솔루션의 출발점이 될지는 결국 그 다음 단계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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