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셀트리온 노린다... 실적 장세 속 빛나는 강소 CDMO ‘트로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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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셀트리온 노린다... 실적 장세 속 빛나는 강소 CDMO ‘트로이카’

이데일리 2026-06-22 08:3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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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 임상 데이터 한 줄에 시가총액이 수조원씩 출렁이던 기대감 중심의 장세가 저물고 이제는 실질적인 매출과 현금 흐름을 증명해내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실적 중심의 장세가 본격화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장주 셀트리온(068270)의 뒤를 이어 강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자본 시장의 핵심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CI. (이미지=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15만ℓ급 인프라 기반 ‘매출 전환’ 본격화

과거 셀트리온 역시 자본 시장에서 불신을 받던 비상장 바이오 벤처 시절이 존재했다. 셀트리온이 연간 매출 5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던 시점은 창립 5년 차인 2007년으로 파악된다.

당시 글로벌 제약·바이오사들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중심으로 기반을 다지며 연간 매출액 635억원을 기록하며 신생 바이오 기업으로서 최초로 500억원의 벽을 깨뜨렸다. 당시 셀트리온의 시총은 5000억원 내외 수준이었다. 이후 2015년 매출 5000억원, 2019년 1조원,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넘어서며 기업가치도 40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초기 대규모 수주 확대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기업 가치를 퀀텀 점프시켰던 셀트리온의 역사적 궤적은 현재 도약을 준비 중인 강소 CDMO 기업들에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장에서는 올해 큰 전환점을 맞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 비티젠, 다산제약 등 강소 CDMO를 주목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는 대규모 선제적 투자를 통해 확보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가장 먼저 실적 가시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충북 오송에 총 15만4000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초기 개발부터 상업화 생산까지 대응 가능한 원스톱 CDMO 체계를 완성했다.

그동안 자본 시장에서 ‘설비만 비대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2024년 이후 확보한 수주 물량의 실제 생산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성장세가 장부에 찍히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7배 확대됐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매출의 80%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기존 수주 물량이 본격적인 생산 단계에 돌입하면서 실적 개선 속도에 불이 붙은 셈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기준 누적 수주 금액 약 5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에도 글로벌 제약사와 43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추가 체결하는 등 신규 프로젝트 확보를 이어가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수주 물량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도약 단계에 진입했다”며 “오송 생산시설 기반의 안정적인 생산 역량과 품질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CDMO 사업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티젠CI. (이미지=비티젠)






◇비티젠, 정부 선택받은 국민성장펀드 1호...1100억 투자 나서

기존 에스티젠바이오에서 사명을 바꾸고 새출발한 비티젠은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금융 지원을 이끌어내며 시장에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정부가 조성한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위원회는 최근 비티젠에 850억원 규모의 장기·저리 대출 지원을 최종 승인했다. 이는 국민성장펀드가 바이오 분야의 개별 기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한 최초의 사례로 여겨진다. 국가 차원에서 CDMO 산업을 미래 전략 기술이자 국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공인했음을 뜻한다.

비티젠은 이번에 확보한 정책 자금을 발판 삼아 총 1090억원 규모의 인천 송도 제1공장 생산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전체 생산 규모는 기존 9000ℓ에서 1만 4000ℓ수준으로 확대된다. 원료의약품(DS) 최대 생산능력은 44%, 완제의약품(DP) 최대 생산능력은 170% 확대된다. 특히 작업자의 개입을 최소화해 무균 리스크를 낮춘 아이솔레이터(Isolator) 타입 완제의약품 충전 라인이 신규 구축돼 글로벌 빅파마들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할 예정이다.

현재 비티젠은 동아에스티(170900)가 개발한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IMULDOSA)의 생산기지 역할을 맡고 있어 매출의 약 75%가 계열사 물량에 치우쳐 있다는 재무적 변수가 존재한다. 지난해 매출 1037억원 가운데 동아에스티로부터 확보한 물량은 777억원에 달한다.

비티젠 관계자는 “이번 증설은 이뮬도사뿐 아니라 향후 대내외 파이프라인을 선제적으로 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외 수주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산제약CI. (이미지=다산제약)




◇다산제약, 고난도 ‘펠렛’ 기술로 일본 규제기관 실사 완료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다산제약은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다른 기업들과 달리 케미컬 의약품 영역에서 고난도 제형 기술을 CDMO에 접목해 차별화된 고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다산제약은 최근 일본 의약품 규제기관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충남 아산 공장 현장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최종 승인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기관으로 꼽히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는 데이터 무결성과 품질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해 국내에서 완제의약품 적합 판정을 받은 제조사는 단 4개 기업에 불과하다. 다산제약이 이달 말 최종 승인을 획득하면 회사의 품질 관리 역량이 글로벌 최고 수준임을 공인받게 된다.

다산제약의 핵심 무기로 미세한 구슬 형태의 입자에 약물을 코팅하는 고난도 펠렛(Pellet) 공정 기술이 꼽힌다. 체내에서 약물이 일정 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되도록 조절하는 방출 제어 기술이 필수적이다. 다산제약은 이 기술을 적용한 우울증 치료제 둘록세틴 염산염 펠렛의 일본 매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차세대 제품인 벤라팍신 펠렛의 내년 일본 정식 발매를 위한 품질 요건을 확보했다. 다산제약은 이미 일본 중추신경계(CNS) 시장의 강자인 쿄와약품공업주식회사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맺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착수한다.

다산제약의 실적 성장세는 독보적으로 평가받는다. 2021년 519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069억원으로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 130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 투자(Pre IPO) 유치에 성공한 다산제약은 올해 하반기 코스닥 시장 상장 도전을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산제약 관계자는 “승인 결과가 나오면 펠렛 공급이 시작되고 벤라팍신 관련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장부에 반영된다”며 “이번 실사를 기점으로 일본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 대상 CDMO 사업 확대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강소 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의 부상이 대한민국 바이오 체질 개선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한다. 신약 개발이 로또에 비유될 만큼 리스크가 큰 영역이라면 CDMO는 기업의 기초체력을 받쳐주는 든든한 현금 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생산 사업을 통해 확보된 안정적인 수익이 다시 혁신 신약 연구개발(R&D)로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비로소 완성되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CDMO 시장 규모는 2022년 210억 1000만달러(약 32조원)에서 연평균 7.8%의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여 오는 2032년에는 413억1000만달러(약 63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순재 바이오북 대표는 “과거 사기극 소리를 들으며 불신 속에 갇혀 있던 수천 원짜리 셀트리온이 오늘날 시총 40조 규모의 기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현재 고도화된 하드웨어와 독자적 제형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 장부를 채워가고 있는 강소 CDMO 기업들의 가치는 향후 자본 시장에서 완전히 재평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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