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벨기에와 0대0… 골키퍼 선방쇼에도 또 미뤄진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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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벨기에와 0대0… 골키퍼 선방쇼에도 또 미뤄진 첫 승

이데일리 2026-06-22 08:3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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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란 축구대표팀이 ‘난적’ 벨기에와 득점 없이 비기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이란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대회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란과 벨기에는 나란히 2무를 기록했다. 이란은 앞서 뉴질랜드와 2-2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이집트와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벨기에는 이날 핵심 공격수 제레미 도쿠가 호흡기 감염 증세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장신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와 베테랑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를 앞세워 이란 수비를 공략했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벨기에와 무승부를 기록한 뒤 박수를 치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초반 주도권은 벨기에가 잡았다. 전반 9분 막심 더카위퍼르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란은 촘촘한 수비벽을 세운 뒤 역습으로 기회를 엿봤다.

이란은 전반 25분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페널티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에산 하지사피가 짧게 밀어준 공을 메디 타레미가 잡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프리킥 직전 타레미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벨기에는 전반을 점유율 81%-19%, 슈팅 수 11대2로 압도했다. 하지만 유효슈팅은 2개에 그쳤다. 베이란반드가 지킨 이란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후반에도 흐름은 비슷했다. 벨기에는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알렉시스 살레마키어스가 오른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옆 그물을 때렸다. 이란도 후반 8분 오른쪽 측면 롱스로인 이후 타레미가 오른발 슈팅으로 응수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변수는 후반 21분 나왔다. 벨기에 센터백 나탄 응고이가 중앙선 부근에서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시도하다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타레미가 이를 가로채려는 순간 응고이가 그를 잡아 넘어뜨렸다. 주심은 결정적 득점 기회 저지로 판단해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수적 열세에 몰린 벨기에는 루카쿠를 빼고 수비수 아르튀르 테아트를 투입하며 뒷문을 잠갔다. 이란은 막판 공세를 높였다. 후반 36분 사이드 에자톨라히가 중원에서 공을 빼앗은 뒤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양 팀은 끝내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경기장 밖에서는 또 다른 승부가 이어졌다. 경기 종료 직후 관중석과 경기장 주변에서는 정치적 긴장이 감돌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혁명 이전 이란 국기가 그려진 셔츠를 입은 한 관중이 그라운드 진입을 시도하다 제지돼 연행됐다. 경기장 밖에서는 시위대와 충돌한 한 팬이 구급차에 실려 가는 장면도 목격됐다.

경기 전부터 비자 논란도 불거졌다. 마크웨인 멀린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측이 이란 혁명수비대와 직접 연계된 인사의 미국 입국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각 팀은 120명 안팎의 인원을 동행하지만, 미국은 이란의 경우 53명만 허용했다”며 “나머지 인원 상당수는 혁명수비대와 직접 관련이 있었고 정상적인 선수단 운영 인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란축구협회는 즉각 반발했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이란축구협회 공식 대표가 미국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제지됐다는 주장은 명백하고 부정할 수 없는 거짓”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측 주장은 “어떤 증거나 문서로도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이라며 “차별적 조치와 불합리한 제한을 덮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란은 이번 대회 내내 정치 문제가 축구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대표팀은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훈련할 예정이었지만 입국 문제로 멕시코 티후아나를 오가며 훈련해야 했다. 일부 관계자와 스태프의 미국 입국도 제한됐다. 이란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제소하겠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이란 선수들은 외부 논란보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알리레자 자한바크시는 경기 뒤 “우리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다른 47개 팀과 같은 절차를 원할 뿐”이라며 “팀에 필요한 사람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경기 장소인 시애틀로 최대한 빨리 이동해 적응에 나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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