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 지각변동] ‘초고압’ 수혜 HD현대일렉트릭…美전력망 ‘큰 판’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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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시장 지각변동] ‘초고압’ 수혜 HD현대일렉트릭…美전력망 ‘큰 판’ 참전

한스경제 2026-06-22 07:30:00 신고

미국 앨라배마 소재 HD현대일렉트릭 공장.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앨라배마 소재 HD현대일렉트릭 공장. HD현대일렉트릭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HD현대일렉트릭이 미국 초고압 전력망 투자 확대 흐름을 타고 성장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노후 송전망 교체와 신규 전력 인프라 투자로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부상하고 있다. 회사 1분기 수주치가 순항하는 한편 울산과 미국 생산거점 증설도 진행 중이다. 다만 전력기기 호황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늘어난 수주잔고의 적시 매출 전환과 함께 안정적인 초고압 변압기 중심 고수익 제품 구성 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HD현대일렉트릭, 실적·수주 동반 상승…‘호황 사이클’ 수혜  

올해 1분기 HD현대일렉트릭 연결 매출은 1조365억원, 영업이익은 258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18.4%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4.9%로 전력기기 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실적 중심에는 북미 전력변압기 수요가 있다. 전력기기 부문 매출은 북미향(向) 전력변압기 공급 확대에 힘입어 전년보다 21.6% 증가했다. 북미 시장 매출도 같은 기간 26.6% 늘었다. 회전기기 부문은 선박용 제품 수요가 뒷받침됐으며 배전기기는 지난해 대형 물량 매출에 따른 기저 효과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저압차단기 납품 이연으로 전년보다 24.2%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초고압 전력기기가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모양새다.

수주 상승 흐름은 더 뚜렷하다. HD현대일렉트릭 1분기 신규 수주는 17억9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6% 증가했다. 올해 연간 수주 목표 42억2200만달러의 42.6%를 1분기에 이미 채웠다. 수주잔고는 78억8800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7.2% 늘었다.

이는 전력기기 업황이 단순한 일회성 발주 증가가 아닌 중장기 설비투자 사이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력망 투자는 발주부터 납품, 설치까지 시간이 길고 진입장벽도 높다. 한번 공급망에 편입되면 후속 물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 안전판이 될 수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분야는 미국 765kV 초고압 송전망이다. 765kV 변압기는 미국 내 최대 전압 사양으로 장거리 대용량 송전에 쓰인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또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수요지와 떨어진 지역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아 장거리 송전망 투자가 필수적이다. 미국 전력망 상당수가 노후 설비라는 점도 교체 수요를 키우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초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 전력사와 986억원 규모 765kV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텍사스 최대 전력회사와 2778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 변압기 및 리액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히 변압기 물량을 따낸 것이 아닌 미국 기간 송전망 고도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지닌다.

증권가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2분기부터 이연 물량 반영, 초고압 변압기 중심 고마진 제품 구성 효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내외 사업장 증설 ‘잰걸음’…“물량 선별·증설 실적 연결 관건”

유안타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 2분기 연결 매출을 1조1077억원, 영업이익을 2981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 42.5% 늘어난 규모다. 올해 연간으로는 매출 4조5926억원, 영업이익 1조2325억원을 예상했다. 2027년 전망치는 매출 5조1871억원, 영업이익 1조5712억원이다. 다만 이를 뒷받침하려면 납품 이연 물량 정상 반영, 생산능력 확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생산능력 증설은 HD현대일렉트릭 필수 과제로 꼽힌다. 회사는 울산 공장과 북미 생산법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미국 현지 공장 투자 규모는 기존보다 확대, 약 3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공장 매출 기여 효과를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증설 효과(약 2000억원)를 더하면 총 4000억원 가량의 매출 확대 여력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변압기 시장은 생산 리드타임이 길고 초고압 제품일수록 설계·제조·시험 역량이 요구된다. 증설은 단순히 생산량 문제가 아닌 북미 고객사 납기 준수와 후속 수주를 이어가기 위한 핵심 조건인 셈이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초고압 변압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형 데이터센터에는 전력변압기뿐 아니라 배전변압기, 배전기기, 비상발전 설비 등이 함께 필요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변압기 공급력을 바탕으로 그룹 내 엔진·발전기 사업과의 연계도 기대해볼 수 있다. 전력망 투자가 송전 단계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설비 및 온사이트 발전 수요로 확대될 경우 수주 범위는 더 넓어질 수 있다.

한편 변수도 존재한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납품 지연은 실적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빠르게 늘며 원자재, 운송, 숙련 인력 확보에 따른 부담도 예상된다. 아울러 북미 시장 쏠림이 강해질수록 현지 생산 안정화와 고객사별 납기 관리 중요성도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력기기 분야 평가는 단순 수주 규모보다 수익성 높은 물량 선별, 증설 효과 실적 연결에 따라 갈릴 전망”이라며 “올 하반기가 HD현대일렉트릭 구조적 성장 여부를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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