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차기 애플 CEO로 거론되는 존 터너스가 디자인 조직의 대대적인 쇄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산업디자인팀을 직접 챙기며 차기 체제의 색깔을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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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먼은 과거 애플 산업디자인 스튜디오가 회사의 심장부 같은 조직이었다고 평가했다. 잡스와 아이브 시절 디자인팀은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상징적 제품의 방향을 정한 핵심 조직이었다. 엔지니어링, 운영, 마케팅 조직도 디자인팀의 비전을 중심으로 제품 개발에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애플 디자인팀의 위상은 과거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거먼은 애플 산업디자인 조직이 더 이상 경영진 테이블에서 뚜렷한 자리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제품의 큰 방향을 정의하기보다 다른 부서가 필요로 하는 설계 지원, 시제품 제작, 소재 검토, 색상 선택 등을 제공하는 조직에 가까워졌다고 봤다.
디자인 조직 약화의 출발점으로는 조니 아이브의 이탈이 꼽힌다. 애플은 2015년 아이브를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임명했지만, 이는 그가 디자인 조직의 일상 운영에서 물러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아이브는 2019년 애플을 떠나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을 세웠고, 이후 애플과의 관계도 정리했다.
아이브 이후 애플은 에번스 행키에게 산업디자인 조직을 맡겼지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마케팅 수장과 같은 경영진 지위는 부여하지 않았다. 이후 아이브 시대 핵심 디자이너들이 대거 이탈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이끌던 앨런 다이도 메타로 옮기면서 소프트웨어 디자인 조직까지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제품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여전히 정기적으로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 맥 등을 업데이트하고 있지만, 새로운 디자인과 혁신적 기능의 속도는 둔화됐다는 지적이다. 주요 제품군은 오랜 기간 기본 디자인을 유지했고, 아이폰 역시 최근까지 외형 변화가 제한적이었다.
거먼은 터너스가 CEO에 오르면 애플 제품을 다시 ‘멋지게’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팀 쿡 체제에서 애플은 공급망 관리와 수익성, 운영 효율을 극대화했지만, 차기 체제에서는 제품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혁신에 더 큰 무게를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향후 제품 로드맵도 디자인 쇄신 필요성과 맞물린다. 애플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아이폰18 프로, 첫 폴더블 아이폰, 20주년 아이폰, 카메라 탑재 에어팟, 첫 스마트글래스 등을 준비 중이다. 특히 폴더블 아이폰과 스마트글래스는 기술 성능뿐 아니라 두께, 착용감, 화면비, 외형 완성도가 소비자 선택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들 제품이 애플 디자인 리더십 회복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애플의 경쟁력은 인공지능(AI) 성능이나 칩 성능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터너스 체제의 애플이 운영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잡스·아이브 시절의 디자인 권위를 얼마나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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