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시리즈는 변동성이 큰 증시 속에서 흔들림 없는 투자 기준을 세우는 데 초점을 둔다. 매주 핵심 경제 지표와 글로벌 금융·산업 트렌드, 그리고 국내외 수급 흐름을 교차 분석해 유망 산업 섹터와 핵심 종목을 3~4개 엄선한다. 단기 모멘텀과 중장기 성장 동력을 함께 살피며 기관·외국인 매매 패턴, 업종별 펀더멘털 변화, 정책·규제 이슈까지 입체적으로 짚어 시장을 선제적으로 읽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으며, 이 콘텐츠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돕는 참고 자료다. [편집자주] |
[직썰 / 최소라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건설업종이 증시의 새로운 주도주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원전 시장의 재개방과 중동 지역의 인프라 재건 사업 기대감이 맞물리며 해외 수주 확대 가능성이 커진 결과다. 특히 과거의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면서 건설사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다.
◇밸류에이션 추가 상승 여력 충분…PBR 1.23배 수준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건설 종목으로 구성된 ‘KRX건설지수’는 올해 들어 71% 이상 상승했다. 해당 지수에는 현대건설, 삼성E&A,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KRX건설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3배를 기록 중이다. 과거 중동 플랜트 수주 호황기였던 2005년부터 2008년 당시 건설업종 PBR이 1배에서 2.5배까지 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 있어서다.
이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전은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와 제한적인 공급자 구조 속에서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중동 재건 사업 역시 기존 시공사를 중심으로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체코·UAE 이은 추가 수주 기대…중동 인프라 복구 88조원 규모
종목별로는 삼성E&A가 올해 101.25% 상승하며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고 현대건설(78%), DL이앤씨(77.40%), GS건설(32.99%) 등도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강세의 배경에는 해외 수주 환경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 결과 현재 세계 약 30개국이 신규 원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확보하며 유럽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향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추가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 2000년대 후반의 저가 수주 경쟁에 따른 대규모 손실 학습효과로 최근 건설사들은 기본설계(FEED)부터 설계·조달·시공(EPC)까지 연계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인프라 복구 수요도 구체화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 뤼스타드는 중동 지역 에너지 인프라 복구 비용을 최대 580억달러(약 88조원)로 추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지에서 플랜트 수행 경험을 가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수혜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 시장 개방은 국내 건설사에 큰 수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삼성E&A, DL이앤씨, 현대건설 등 중동 EPC 수행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E&A·현대건설 수주 파이프라인 견고
증권업계는 삼성E&A와 현대건설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있다.
삼성E&A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로 12조원을 설정했다. 현재 확보한 주요 수주 파이프라인은 약 268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이며 이 중 절반은 LNG 및 청정에너지 등 뉴에너지 분야로 구성돼 있다.
이혜진 연구원은 “삼성E&A는 중동 재건, 뉴에너지, 캡티브 물량까지 가장 풍부한 수주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며 목표주가 7만3000원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미국 펠리세이즈 SMR 2기,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등 해외 원전 EPC 프로젝트의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50년 이상 원전 시공 경험을 축적했고 해외에서도 예정된 기간과 예산 안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DL이앤씨의 경우 2023년 이후 착공한 국내 사업장의 매출 반영과 함께 지난 3월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와 소형모듈원전(SMR) 표준설계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SMR 밸류체인 진입 성과를 냈다. 이 연구원은 현재 PBR 0.5배 수준인 DL이앤씨에 대해 목표주가 10만6000원을 책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원전과 중동 재건에 대한 기대감이 건설주 상승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실제 수주와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이란 시장이 실제 발주 단계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사업 진행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