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애가 6년 만에 JTBC로 돌아온다. 상대역은 최근 안방극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노상현이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는 새 토일드라마 '골드디거'는 2026년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제작에 들어갔다. 김희애에게 JTBC 복귀는 '부부의 세계' 이후 무려 6년 만이라 더욱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6년 만에 JTBC 복귀하는 시청률의 퀸. / 김희애 인스타그램
성공한 중년 여성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골드디거'는 커리어 정점에 오른 성공한 중년 여성 앞에 의문의 젊은 남자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사랑인지, 계산된 접근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관계 속에서 두 인물이 서로의 진심을 의심하고 흔들리는 과정을 그린다.
김희애는 극 중 출판사 대표 민영주를 연기한다. 일에서는 최고 자리에 올랐지만 정서적으로는 외로움에 지친 인물이다. 그런 민영주 앞에 프리랜서 디자이너 정재희(노상현)가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정재희는 매혹적인 분위기와 예측 불가한 행동으로 민영주의 일상에 균열을 낸다.
두 사람의 만남은 한여름밤 꿈처럼 뜨겁고 황홀하게 시작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감정으로 번진다. 정재희가 민영주에게 다가온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그의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가 극을 끌고 가는 핵심 동력이다. 제작진은 사랑과 의심이 교차하는 관계 속에서 정재희의 진의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추측의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희애. / 뉴스1
노상현, 안방극장 대세로 김희애와 호흡
노상현은 드라마 '파친코' '다 이루어질지니',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등에서 독특한 마스크와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은 배우다. 최근 방영된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해 화제를 모았다. 김희애가 '부부의 세계'에서 보여준 어른의 진한 멜로 연기와 노상현의 치명적인 분위기가 맞물려, '골드디거'는 두 배우의 밀도 높은 감정 연기를 전면에 내세운다.
극 중 민영주와 정재희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형태가 관전 포인트다. 거짓일지 진심일지 알 수 없는 관계 속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회차가 진행될수록 긴장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민영주의 세 자녀, 갈등의 또 다른 축
'골드디거'에는 민영주의 자녀 삼 남매가 등장해 갈등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한다. 김지은이 연기하는 서현서는 민영주의 장녀이자 출판사 편집팀 과장이다. 엄마 민영주와 정재희의 만남을 알게 된 뒤 큰 혼란에 빠진다. 엄마를 향한 걱정과 원망, 분노가 뒤섞인 내면이 서현서 캐릭터의 핵심이다.
장남 서현철은 차학연이 맡았다. 영화 제작사 PD인 서현철은 민영주를 외롭게 만든 아버지에게 등을 돌렸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어머니 곁에 정재희가 등장하자 더 큰 충격에 휩싸인다.
막내아들 서현민 역은 박수오가 연기한다. 감정에 쉽게 휩쓸리는 여린 성격으로, 애정과 관심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인물이다. 정재희의 등장에 누구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며 어머니의 마음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한다.
서현서, 서현철, 서현민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성향은 민영주와 정재희의 관계에 닥칠 충돌을 예고한다. 어머니에게 생긴 새로운 남자를 두고 삼 남매가 어떤 행동을 보일지가 또 하나의 관전 요소다.
배우 노상현. / 뉴스1
영국 BBC 원작의 한국판
'골드디거'는 마니 디킨스(Marnie Dickens)가 집필한 동명의 영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국내 제작은 메인스트리트 픽처스가 맡았다. 감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서사가 중심을 이루는 만큼, 원작의 미스터리 구조를 한국 정서에 맞게 어떻게 변주하느냐가 완성도를 가르는 지점이 된다.
'골드디거' 제목에 담긴 뜻은?!
작품 제목인 '골드디거(Gold Digger)'는 직역하면 '금광을 캐는 광부'라는 뜻이다. 하지만 일상 대화나 대중문화에서는 전혀 다른 비유로 훨씬 자주 쓰인다. 상대를 순수하게 좋아해서가 아니라 오직 돈이나 재산, 사회적 지위를 노리고 교제하거나 결혼하려는 사람을 가리키는 속어다.
한국어로는 흔히 말하는 '돈 보고 만나는 사람', 상황에 따라서는 '꽃뱀'과 뉘앙스가 비슷하다. 다만 꽃뱀이 사기나 범죄적 의도가 강한 표현이라면, 골드디거는 물질적 이득을 위해 상대에게 기대어 무임승차하려는 사람을 비꼬는 어감이 강하다. 과거에는 주로 돈 많은 남성을 노리는 여성을 뜻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성별과 무관하게 부유한 배우자를 통해 이득을 얻으려는 사람 모두에게 쓰인다.
메가 히트작 '부부의 세계'. / JTBC 제공
메가 히트작 '부부의 세계'가 세운 기록, 비지상파 시청률 1위
김희애의 JTBC 복귀가 화제인 이유는 그가 남긴 기록과 무관하지 않다. 2020년 방영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이태원 클라쓰'의 후속으로 2020년 3월 27일부터 5월 16일까지 전파를 탔다.
16부작으로 방영된 이 작품은 최종회에서 시청률 28.4%를 기록하며, 같은 방송사의 'SKY 캐슬'을 뛰어넘어 비지상파 드라마 역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사랑이라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며 복수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이야기로, 김희애와 박해준, 한소희가 주연을 맡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 One에서 방영한 '닥터 포스터'가 원작이다.
'시청률 퀸' 김희애 톱4 작품 (2000년대 이후~)
김희애가 '시청률 퀸'으로 불리는 배경에는 그가 남긴 흥행 성적표가 있다. 데뷔 이후 굵직한 작품을 다수 남겼는데, 이번에는 2000년대 이후 작품만 따로 모아 정리했다.
'이태원 클라쓰'의 후속으로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방영된 김희애, 박해준, 한소희 주연작이다. 사랑이라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며 복수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2003년 10월부터 12월까지 주말 밤에 방영된 SBS 특별기획 드라마다. 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에 차인표와 김희애가 주연을 맡았다. 어려운 형편에도 당차게 살아가는 연상의 여자와 부유하게 자란 연하의 남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는 과정의 갈등을 그렸다. 철없던 남편이 불치병으로 죽음에 이르는 아내 앞에서 처절한 사랑을 겪으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이야기다.
2004년 10월부터 2005년 6월까지 방영된 KBS 2TV 주말 드라마다. 제목은 '부모님께 올리는 글'이라는 뜻이다. 김수현 작가가 대본을 쓰고 정을영 PD가 연출을 맡았다. 김희애의 아들로 출연한 유승호를 통해 자폐아 문제를 사회적으로 조명하려 한 작품으로, 김수현 작가가 드라마 속 가족을 통해 사회 문제를 부드럽게 반영하려는 흐름을 이어간 대표작 중 하나다.
김희애 주요 출연작 중 하나인 '내 남자의 여자'. / SBS 제공
미망인 이화영이 여고 동창생인 친구 김지수의 남편 홍준표와 불륜에 빠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2007년 4월부터 6월까지 방영된 SBS 월화 드라마로, 정을영 PD가 연출하고 김수현 작가가 집필했다. 줄여서 '내남여'로도 불렸다.
이 작품에서 김수현 작가는 김희애와 배종옥을 그간의 이미지와 정반대로 캐스팅했다. 그전까지 가정적이고 청순한 배역을 주로 맡았던 김희애가 친구의 남편을 유혹하는 자유분방한 이화영을, 자유분방한 현대 여성 역이 많았던 배종옥이 남편의 배신으로 고통받는 주부 김지수를 연기했다. 첫 회부터 불륜 사실이 들키며 시작하거나, 불륜 남녀가 결국 각자의 길로 헤어지는 등 뻔한 전개를 비트는 방식으로 중장년 시청층을 사로잡았다. 주제가인 더원의 '사랑아'도 드라마 인기와 함께 히트했다.
이처럼 김희애는 멜로와 가족극, 불륜 소재를 가리지 않고 두 자릿수를 훌쩍 넘기는 성적을 남겨 왔다. '골드디거'가 '부부의 세계'가 세운 비지상파 28.4%의 벽을 다시 넘어설 수 있을지, 노상현이라는 젊은 배우와의 조합이 어떤 화학작용을 만들어낼지가 2026년 하반기 안방극장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JTBC 기대작 중 하나인 김희애-노상현 주연 '골드 디거'. /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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