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간호사회장 김정미 “넘쳐나는 병원 밖 환자… 치료 끝나도 지역돌봄 계속돼야” [경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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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간호사회장 김정미 “넘쳐나는 병원 밖 환자… 치료 끝나도 지역돌봄 계속돼야” [경기인터뷰]

경기일보 2026-06-21 19:45: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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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경기도간호사회 제22대 회장이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간호사회의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윤원규기자

 

“과거에는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는 것이 중요했으나 이제는 퇴원 후에도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의료의 역할도 병원 안 치료를 넘어 지역사회 돌봄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31개 시·군의 지역별 여건 차이가 큰 만큼 의료와 돌봄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체계 구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경기도간호사회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역할 모색에 나섰다.

 

41년간 중환자실과 감염관리실 등 임상 현장을 지켜온 김정미 경기도간호사회장은 메르스와 코로나19,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까지 한국 의료가 겪은 주요 위기를 현장에서 경험했다. 지난해 3월 제22대 경기도간호사회장으로 연임에 성공한 그는 현재 간호법 정착과 통합돌봄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김 회장은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치료에서 돌봄으로 이어지는 변화 속에서 누구나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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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경기도간호사회 제22대 회장이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간호사회의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윤원규기자

 

Q. 올해 경기도간호사회가 창립 80주년을 맞았다. 어떤 의미가 있나.

A. 경기도간호사회는 1946년 창립 이후 80년 동안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왔다. 시대가 변할 때마다 간호사의 역할도 함께 변화해 왔다. 감염병 대응부터 공공의료, 지역사회 건강관리까지 활동 영역 역시 꾸준히 확대됐다. 올해는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해가 아니라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간호사회 80년사’ 발간도 준비하고 있다. 선배 간호사들의 경험과 헌신을 기록하고 다음 세대와 공유하는 작업이다. 최근 간호법 시행과 초고령사회 진입, 통합돌봄 확대 등 의료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병원 중심 간호에서 앞으로는 지역사회 건강 관리와 돌봄이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Q. 41년간 현장을 지키며 메르스와 코로나19 의료공백까지 겪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A. 메르스 당시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중환자실과 감염관리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질병의 원인과 전파 경로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의료진도 두려웠지만 환자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특히 의료진 자녀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등원을 거부당하는 일도 있었다. 실제로 아이 이불과 칫솔이 문 앞에 놓여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병원 앞에는 방송 중계차가 늘어서 있었고 의료진 가족들까지 사회적 편견을 감당해야 했다.

 

코로나19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염병은 처음 발생했을 때 공포가 가장 크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환자 곁을 지켜야 한다. 최근 의료공백 상황에서도 결국 현장을 지킨 것은 의료진이었다. 코로나19 당시 수많은 간호사들이 격리병동과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봤다. 감염 위험과 극심한 피로, 번아웃 속에서도 현장을 지켰다. 국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할을 다한 의료진의 헌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거치며 간호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삶을 지키는 전문직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Q. 초고령사회와 통합돌봄 시대 간호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A.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퇴원 이후 돌봄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병원 안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의료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퇴원 후에도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해졌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사례가 바로 퇴원 이후 돌봄 공백이다. 병원 치료는 끝났지만 집으로 돌아간 뒤 상처 관리가 필요하거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하는 어르신이 많다. 그런데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도움을 받을 곳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홀몸노인이나 의료취약지역 거주자는 상황이 더욱 어렵다. 경기도 역시 31개 시·군의 지역 여건이 모두 다르다.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도 존재한다. 결국 의료는 병원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으로 이어져야 한다. 통합돌봄은 복지정책만이 아니라 앞으로 의료정책이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Q. 1일 ‘간호요양돌봄 통합지원센터’를 출범시킨 이유는.

A.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자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연결되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퇴원 후 욕창 관리가 필요한 어르신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간호가 필요하고 복지 서비스도 필요하지만 정작 어디에 연락해야 하는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다. 지역 내 서비스가 있어도 연결되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실제로 의료취약지역에서는 보건진료소가 주민 건강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지역별 자원과 서비스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필요한 도움을 적시에 제공하기 어렵다.

 

센터는 바로 이런 공백을 줄이기 위해 출범했다. 경기도에서는 최초로 간호사회가 중심이 돼 설립한 모델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도 전역의 간호·요양·돌봄 자원을 연결하고 지역사회 돌봄체계를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앞으로 상담과 교육, 정책 제안 기능까지 수행하면서 경기형 통합돌봄 체계의 거점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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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경기도간호사회 제22대 회장이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간호사회의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윤원규기자

 

Q. 통합돌봄이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는.

A. 결국 사람과 제도, 재정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현장에서 실행할 인력이 부족하면 지속되기 어렵다. 특히 간호 인력 문제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한편에서는 신규 간호사들이 취업난을 겪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지방의료원이나 중소병원, 지역사회 현장에서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이른바 ‘인력 미스매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역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도시와 농촌지역 간 인력 편차가 존재한다. 간호사가 필요한 곳과 실제 인력이 몰리는 곳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이다.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이유 역시 단순히 임금 문제만은 아니다. 교대근무와 높은 업무 강도, 근골격계 질환 등 건강 문제도 적지 않다. 숙련된 간호사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결국 통합돌봄은 사람을 통해 이뤄지는 서비스다. 좋은 인력을 양성하는 것뿐 아니라 현장에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간호법 시행 이후 진료지원간호사(PA) 교육과 직역 갈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A. 가장 중요한 기준은 환자 안전이다.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보다 국민이 안전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동안 진료지원 업무는 의료현장에서 실제 수행되고 있었지만 교육과 업무범위, 책임체계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체계적인 교육과 표준화가 필요하다. 초고령사회와 통합돌봄 시대에는 어느 한 직종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각 직역이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협력해야 한다.

 

Q. 10년 후 경기도간호사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앞으로의 간호는 병원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병원과 지역사회, 치료와 돌봄을 연결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돌봄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나이 들고 살던 곳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올해 80주년은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다. 누구나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경기도간호사회가 역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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