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본 대상 희토류 자석 수출이 급감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전기차와 로봇, 산업용 모터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희토류 자석 공급이 위축될 경우 일본 제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중국의 대일 희토류 자석 수출량은 123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34.6% 감소한 수치로,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수출관리가 강화됐던 지난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희토류 자석은 전기자동차(EV) 구동모터와 산업용 설비, 풍력발전기, 로봇 등 첨단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된다. 특히 고성능 자석 제조에 필요한 디스프로슘 등 일부 희토류 금속이 중국의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수입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대일 희토류 자석 수출은 최근 3개월 연속 200톤을 밑돌았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희토류 자석 수출은 전월 대비 7.7% 감소에 그쳤으며 미국 수출 역시 7.7% 감소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수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훨씬 큰 셈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군민양용(군사·민간 겸용) 품목에 대한 대일 수출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규제 대상에는 희토류를 비롯한 희소금속이 포함되어 있으며, 탄화텅스텐의 경우 2월 이후 일본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중국은 수출통제가 일반 민수용 제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실제 허가 절차와 통관 과정에서 상당한 지연과 불확실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일본상회는 최근 중국 당국에 수출통제 기준과 허가 절차를 보다 명확하게 공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규제 강화의 배경으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을 지목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 정치권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 이후 전략물자 관리 강도를 높여왔으며, 이번 희토류 수출 감소 역시 이러한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희토류 공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 제조업체들이 재고 확보와 공급선 다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의 희토류 자립 움직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희토류는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략 자산"이라며 "중국의 수출통제 강화가 글로벌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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