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신호 떨어지자 기사 떴다…93억 챙긴 수법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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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신호 떨어지자 기사 떴다…93억 챙긴 수법의 전말

위키트리 2026-06-21 18:1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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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기자들이 '특징주 기사'를 이용해 수년간 조직적으로 주가를 띄운 뒤 주식을 매도하는 수법으로 90억 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금융당국 수사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회계사가 총책으로 활동한 주가조작 조직과 현직 기자의 단독 선행매매 사건을 적발해 관련자 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은 현직 기자가 연루된 특징주 기사 이용 부정거래 사건 2건을 적발해 총 7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가운데 주가조작 조직 총책인 공인회계사 A 씨와 현직 기자 B 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번 수사는 금감원 조사국이 지난해 전·현직 기자들의 특징주 기사 선행매매 정황을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쳐 사건이 검찰에 고발됐고 서울남부지검의 수사지휘 아래 금감원 특사경이 언론사와 주거지 등 5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진행했다.

수사 결과 드러난 부당이득 규모는 총 93억 1000만 원에 달했다. 회계사가 주도한 조직적 주가조작 사건에서 85억 6000만 원, 현직 기자 단독 사건에서 7억 5000만 원의 부당이득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계사가 총책…현직 기자 3명과 조직 꾸려

금감원에 따르면 공인회계사인 A 씨는 2020년 10월부터 현직 기자 3명과 함께 조직적인 주가조작 세력을 결성했다.

A 씨는 거래량이 적거나 주가 변동성이 큰 중소형 종목을 선별한 뒤 직접 특징주 기사 초안을 작성했다. 이후 조직에 가담한 기자나 금품을 받고 협조한 기자들에게 기사 배포를 요청했다.

기자들이 약속된 시점에 기사를 송출하면 주가조작 세력은 이미 사들여 놓은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었다.

특징주 기사는 증권사 HTS와 포털 뉴스 등에 빠르게 노출되는 특성이 있다.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에 관심을 보이며 매수에 나서면 단기간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감원은 이들이 본인 명의 계좌뿐 아니라 차명계좌까지 활용해 기사 보도 직전 주식을 선매수했고 기사 노출 직후 고가 매도 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설명했다.

또 현금 등을 이용해 다수 언론사 기자를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포섭했으며 금융당국의 압수수색 직전까지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직은 2020년 10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약 4년 8개월 동안 1800여 건의 특징주 기사를 활용해 총 85억 6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금융감독원 제공

현직 기자, 기사 송출권 악용해 혼자 7억 5000만 원 챙겨

또 다른 사건은 현직 기자 B 씨가 단독으로 벌인 선행매매였다. B 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자신이 작성한 특징주 기사를 이용해 주식을 미리 매수한 뒤 기사 송출 직후 매도하는 수법으로 총 7억 5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B 씨는 기사 송출 권한을 스스로 갖고 있다는 점을 적극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거래량이 적거나 주가 변동성이 높은 중소형주를 선정한 뒤 특징주 기사를 직접 작성했다. 이후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기사를 송출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B 씨는 주식 매수를 마친 뒤 평균 1분 만에 특징주 기사를 내보냈고 기사 보도 후 평균 3분 만에 매도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매매 1건당 평균 부당이득은 200만 원 수준이었다.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거래에서는 단 한 번에 3823만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약 1년 10개월 동안 300여 건의 기사를 이용해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만 믿고 투자하면 위험"...금감원 경고

금감원은 이번 사건이 언론 보도의 신뢰를 악용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사례라고 보고 있다.

특징주 기사나 테마주 기사 등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쉽고 실제 매수세 유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기사 자체가 선행매매를 위한 도구로 활용될 경우 일반 투자자들은 뒤늦게 매수에 나섰다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에게 기사 제목에 '특징주', '관련 테마주', '급등주' 등이 언급됐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나서지 말 것을 당부했다. 투자 전에는 기업 공시와 재무 상태, 실제 주가 상승 요인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자를 포함한 언론계 종사자들이 호재성 기사를 이용해 선행매매를 하거나 이에 가담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 특사경은 "주가조작 수사에는 성역이 없다"며 "자본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위법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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