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을 켜는 집이 늘고 전기요금 걱정도 커지고 있다.
낮에는 창문을 열어도 집 안 열기가 쉽게 빠지지 않고, 밤에는 습도까지 높아 선풍기만으로 버티기 어렵다. 에어컨을 켜면 금세 시원해지지만 오래 틀어두면 전기요금 고지서가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방이 조금 시원해지면 전원을 끄고, 다시 더워지면 켜는 집도 많다.
전원을 자주 껐다 켜는 습관은 전기를 아끼는 방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집에 있는 에어컨이 인버터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운 방에서 에어컨을 다시 켜면 실외기가 처음부터 세게 돌고, 실내 온도를 다시 낮추는 동안 전력 사용이 커질 수 있다.
인버터 에어컨은 방이 시원해진 뒤 바로 끄기보다 절전 모드나 AI 운전으로 바꿔 두는 편이 낫다. 처음에는 파워냉방이나 쾌속냉방으로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추고, 이후 24~26도 안팎에서 절전 운전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이 순서로 쓰면 처음처럼 센 냉방을 오래 이어가지 않아도 실내 온도를 잡아둘 수 있다.
리모컨에 적힌 이름은 제품마다 다를 수 있다. 어떤 제품에는 절전이라고 적혀 있고, 다른 제품에는 AI 운전, AI 쾌적, 자동 운전, 무풍 운전처럼 적혀 있다. 이름은 달라도 방이 시원해진 뒤 바람 세기와 실외기 운전을 낮은 쪽으로 잡아주는 기능이라면 같은 용도로 볼 수 있다.
다만 모든 에어컨에 이 방식을 쓰면 안 된다. 정속형 에어컨은 실내가 시원해진 뒤에도 출력이 부드럽게 낮아지는 제품이 아니다. 정속형 제품은 방이 충분히 시원해졌을 때 전원을 끄고, 다시 더워졌을 때 켜는 편이 전기 사용을 줄이는 데 낫다.
한전은 주택용 전기요금이 사용량에 따라 달라지는 체계라고 안내한다. 여름철 냉방 시간이 길어지면 전기 사용량도 늘기 쉽다. 에어컨을 무조건 참거나 아무 때나 껐다 켜기보다 집에 있는 제품 방식에 맞춰 쓰는 편이 현실적이다.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할 때 생기는 전기 낭비
에어컨을 켤 때는 방 안에 갇힌 더운 공기를 먼저 빼는 편이 좋다. 창문을 잠깐 열어 열기를 내보낸 뒤 창문을 닫고 파워냉방이나 쾌속냉방을 누르면 실내 온도가 더 빨리 내려간다.
방이 충분히 시원해졌다면 그때부터 운전 방식을 바꾸면 된다. 설정 온도를 24~26도 안팎으로 두고 리모컨에서 절전 모드나 AI 운전 버튼을 누르는 식이다. 처음부터 절전 모드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방을 먼저 식힌 뒤 바꾸는 순서가 중요하다.
처음부터 약한 바람으로 오래 틀면 방이 늦게 식는다. 방이 늦게 식으면 에어컨은 냉방을 오래 이어가야 한다. 반대로 초반에는 빠르게 식히고 이후에는 낮은 운전으로 온도를 잡아두면 인버터 에어컨을 쓰는 방식에 더 잘 맞는다.
밤에도 순서는 비슷하다. 잠들기 전에는 먼저 방을 시원하게 만든 뒤 절전 모드나 AI 운전으로 바꾼다.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면 새벽에 춥게 느껴져 다시 온도를 올리거나 문을 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냉방이 헛돌 수 있어 처음부터 너무 낮은 온도로 오래 틀어두지 않는 편이 낫다.
짧게 외출할 때도 무조건 끄는 방식만 답은 아니다. 잠깐 나갔다가 돌아와 바로 에어컨을 켤 예정이라면 설정 온도를 높이거나 절전 운전으로 두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반대로 집을 오래 비운다면 전원을 끄는 편이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에어컨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절약법
절전 모드 사용법을 적용하기 전에는 집에 있는 에어컨이 인버터형인지 확인해야 한다. 인버터형은 실내 온도에 따라 압축기 출력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강하게 돌다가 방이 시원해지면 낮은 출력으로 운전한다.
확인 방법은 어렵지 않다. 실내기나 실외기 옆면 라벨에 인버터라는 문구가 있으면 인버터형으로 볼 수 있다. 에너지소비효율 라벨에 냉방능력이나 소비전력이 최소, 정격, 최대처럼 나뉘어 적혀 있어도 인버터형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에너지소비효율등급라벨을 통해 제품의 에너지 사용 수준을 1~5등급으로 표시한다. 에어컨 라벨에는 등급과 함께 소비전력, 냉방능력 같은 정보도 적힌다.
벽걸이 에어컨은 실내기 옆면이나 아래쪽에 라벨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스탠드형은 옆면에서 찾기 쉽고, 천장형은 실내기 안쪽이나 점검구 근처에 붙어 있을 수 있다. 라벨을 찾기 어렵다면 모델명을 사진으로 찍어 제조사 고객센터나 제품 설명서에서 확인하면 된다.
2011년 이후 나온 제품은 인버터형이 많지만 모든 제품이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래된 벽걸이 에어컨이나 일부 시스템 에어컨은 제품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제조 연도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라벨과 모델명을 함께 보는 편이 안전하다.
정속형 에어컨은 인버터형과 다르게 써야 한다. 정속형은 방이 시원해진 뒤에도 낮은 출력으로 부드럽게 줄여 가며 도는 제품이 아니다. 방이 충분히 시원해졌다면 전원을 끄고, 다시 더워졌을 때 켜는 방식이 더 낫다.
따라서 에어컨을 끄지 말고 절전 모드로 바꾸는 방법은 인버터형에 맞는 방식이다. 정속형 에어컨을 밤낮없이 켜두면 전기요금이 더 커질 수 있다.
제습모드가 전기요금을 줄여준다는 오해
제습모드를 누르면 전기요금이 무조건 줄어든다는 말도 조심해야 한다. 에어컨 제습 운전은 실내의 습한 공기를 빨아들인 뒤 차가운 열교환기를 지나게 하고, 생긴 물방울을 배수 호스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즉 제습모드도 에어컨이 운전하는 모드다. 냉방과 완전히 다른 절약 버튼처럼 보면 안 된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제습모드가 편할 수 있지만, 실내 온도까지 빨리 낮춰야 하는 날에는 냉방으로 먼저 방을 식힌 뒤 절전 모드로 바꾸는 편이 낫다.
제습만 오래 틀어도 압축기는 돈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물기를 빼기 위해 운전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전기 사용이 무조건 줄어든다고 말하기 어렵다.
제습을 켰을 때 춥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바람은 약해도 열교환기가 차갑게 돌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설정 온도를 1도 정도 올리면 냉기가 덜 부담스럽다.
필터 관리도 전기요금과 이어진다.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바람길이 막히고 방이 늦게 식는다. 그러면 실외기가 더 오래 돌 수 있다. 여름철에는 필터를 씻은 뒤 완전히 말려 끼우는 편이 좋다.
6월부터 에어컨 사용 시간이 늘면 전기요금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인버터 에어컨이라면 처음에 파워냉방으로 빨리 식히고 이후 절전 모드나 AI 운전으로 바꾸는 방식이 낫다. 정속형 에어컨은 계속 켜두기보다 실내 온도에 따라 켜고 끄는 편이 낫다. 제습모드는 습한 날에 쓰되 전기요금을 무조건 낮춰주는 버튼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3줄 요약>
1. 에어컨은 처음에 파워냉방으로 켜고 시원해지면 절전 모드나 AI 운전으로 바꾸는 방식이 낫다.
2. 인버터형은 시원해진 뒤 바로 끄지 않고 낮은 운전으로 유지하는 편이 전기 사용을 줄이는 데 맞다.
3. 정속형은 계속 켜두지 말고 시원해졌을 때 끄는 편이 낫고, 제습모드는 전기세 절약 버튼으로 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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