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가데이터처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000명 감소해 코로나19 충격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청년 고용률은 43.8%로 떨어진 반면 실업률은 7.2%로 상승했다. 특히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근로자는 1674만명으로 1년 전보다 7000명 감소하며 1999년 12월 이후 26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과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하기 위해 법정 정년 연장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데다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만큼 계속고용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영계에서는 연공급 체계가 유지된 상태에서 정년만 연장될 경우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고 신규 채용 여력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제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청년 채용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3년 발표한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행된 2016년 이후 고령층 고용이 증가한 반면 일부 기업에서 청년 고용이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기업과 제조업 부문에서 대체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으며 고령 근로자 1명이 늘어날 때 청년 고용이 0.2명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년 연장과 청년 고용을 단순한 '제로섬 게임'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청년층과 고령층 일자리가 반드시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숙련 인력의 고용 유지가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 증가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산업별·기업 규모별로 효과가 크게 달라 획일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년 연장 자체보다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와 같은 임금 구조에서는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채용을 줄일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정년 연장과 임금체계 개편, 계속고용 방식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고령화에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통해 계속고용을 확대했고, 독일은 직무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정착시키며 기업 부담을 완화했다. 반면 한국은 연공급 체계가 강하게 남아 있어 정년 연장 논의가 세대 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큰 편이다.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청년 고용과 고령층 생계 보장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복잡한 이유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