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자법, 명태균 57번 외친 특검…직접 증거는 끝내 제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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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정자법, 명태균 57번 외친 특검…직접 증거는 끝내 제시 못해"

아주경제 2026-06-21 11:17: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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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결심공판을 끝내고 선고만 남겨두게 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결심공판을 지배한 이름, 명태균
그러나 이날 법정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구형량보다 특검의 입증 방식이었다. 특검은 최후 의견 진술 과정에서 '명태균'이라는 이름을 57차례 언급하며 공소사실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를 15차례 인용했고, 별도 진술서와 대질신문 결과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물증보다 진술에 기댄 공소 구조
반면 오 시장이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여론조사를 직접 의뢰했거나 비용 대납을 지시했다는 통화기록, 문자메시지, 계약서 등 직접적인 물증은 공판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소의 뼈대가 객관적 증거보다 명태균 진술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특검의 최후 의견은 "명태균은 이렇게 진술했다" "명태균 진술과 부합한다"는 표현이 반복됐다. 결국 이번 재판의 핵심은 오 시장의 유무죄 여부를 넘어 '명태균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법원이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로 압축되고 있다.
 
-엇갈린 증언들…흔들리는 신빙성
공판 과정에서는 이러한 신빙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았다.

여론조사 실무를 담당했던 강혜경씨와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대표는 법정에서 조작 지시 주체와 비용 처리 경위 등 주요 쟁점에 대해 명씨 주장과 다른 취지의 진술을 내놓았다. 여기에 명씨 본인 역시 수사 과정에서 일부 진술을 변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변호인 측은 일관성과 신뢰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형사 사건에서 공범 또는 이해관계인의 진술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진술이 객관적 자료와 부합하는지, 시간적·논리적 모순은 없는지가 함께 검증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다.
 
-포렌식이 제기한 '시간의 모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이른바 '오후 3시 30분 의뢰설'이다.
 
특검 공소사실의 핵심은 2022년 1월 22일 오후 3시 30분에서 4시 사이 오 시장이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를 처음 의뢰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공판 과정에서 공개된 디지털 포렌식 자료에 따르면 해당 여론조사 설문지는 같은 날 오후 2시 20분 이미 명씨와 강씨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 공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지 작성과 검토, 파일 공유가 이뤄지려면 그 이전 단계에서 조사 기획과 문항 작성이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오후 3시 30분 의뢰 전화가 설문 제작의 출발점이었다는 설명은 시간 순서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변호인 측 주장이다.
 
-"김종인 의뢰" 카톡이 의미하는 것
의뢰 주체를 둘러싼 또 다른 정황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강씨가 당시 지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김종인 의뢰로 서울 여론조사를 돌린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당시 작성된 동시간대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뢰 경위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로 평가된다.
 
반면 특검은 이러한 기록보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명씨 진술을 중심으로 공소사실을 구성했다.
 
-선고의 핵심은 '명태균'이 아니라 증거
재판부 앞에는 서로 다른 성격의 증거가 놓여 있다. 하나는 명씨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진술이다. 다른 하나는 카카오톡 메시지와 디지털 포렌식 자료 등 객관적 기록이다.
 
형사 재판의 대원칙은 증거재판주의와 무죄추정 원칙이다. 유죄 판단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돼야 하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기소 기관에 있다.
 
따라서 이번 선고의 핵심은 오 시장이 실제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는지 여부 자체보다 특검이 제시한 진술 증거가 객관적 자료와 결합해 형사 재판이 요구하는 입증 수준에 도달했는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결심공판 내내 법정을 지배한 이름은 명태균이었다. 그러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가장 면밀히 들여다볼 것은 특정인의 진술이 아니라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의 존재 여부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 파장을 넘어 우리 형사사법 체계가 진술과 물증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진실을 판단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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