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여러 면에서 월드컵 역사상 가장 작은 나라가 기적 같은 첫 승점 1점을 따냈다.
21일(한국시간) 오전 9시 미국 캔자스시티의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치른 에콰도르와 퀴라소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팀은 1무 1패로 같지만, 득실 차로 3위 에콰도르, 4위 퀴라소가 위치했다.
퀴라소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나라다. 약 15만 6천 명의 인구와 444제곱키로미터의 국토 면적은 역대 월드컵 출전국 중 가장 작은 규모다. 이름도 생소한 작디작은 퀴라소는 월드컵 북중미 예선을 당당히 통과했고 역사적인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독일, 코트디부아르, 에콰도르라는 지옥의 조를 편성 받은 만큼 승점 1점만 따내더라도 엄청난 성과로 남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퀴라소는 해냈다. 지난 1차전 독일에 1-7 참패를 당한 퀴라소는 이어진 에콰도르전 온몸을 불사른 투지로 끝까지 골문을 사수하면서 기적의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여전히 조별리그 통과와는 거리가 먼 위치지만, 이 승점 덕분에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게 됐다.
이날 퀴라소는 철저한 경기 모델 하에 에콰도르를 상대했다. 과거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사령탑을 지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본 대회 최고령 감독(78세)다운 노련미 넘치는 경기 운영을 펼쳤다. 독일전 대량 실점을 헌납한 포백 전형을 버리고 완전히 수세적인 5-4-1 밀집 대형을 택했다.
안 그래도 답답한 결정력을 보이던 에콰도르가 퀴라소식 늪 축구에 휘말렸다. 경기 초반부터 에콰도르는 에네르 발렌시아, 곤살로 플라타, 욘 예보아 등 공격진의 무수한 슈팅 세례를 펼쳤다. 그러나 파이브백으로 문전을 철통 사수한 퀴라소는 슈팅까지 가는 과정에서 집요한 압박 수비로 견제했고 설령 뚫리더라도 집중력이 바짝 오른 엘로이 룸 골키퍼의 선방으로 버텨냈다.
그렇다고 수비만 한 것도 아니다. 공을 끊어낸 퀴라소는 무작정 걷어내기보단 넓은 공간으로 차내면서 역습의 발판을 마련했다. 덕분에 팀 내에서 가장 발기술이 좋은 타히트 총이 에콰도르 수비를 한 꺼풀 벗겨내면 곧장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에콰도르의 슈팅 난사를 맞던 중간중간 날카로운 역습으로 전체 슈팅 10회를 생산했다.
특히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선취점까지 뽑을 뻔했다. 레안드로 바쿠나, 리바노 코메넨시아의 박스 근처 슈팅이 에르만 갈린데스 골키퍼 선방에 아쉽게 저지됐다. 이후 세컨드볼도 위르헌 로카디아가 문전 오른편에서 강하게 찼지만, 골문 밖으로 빗나갔다. 위 3회의 슈팅이 한 시퀀스에 담긴 만큼 이날 퀴라소가 무작정 수비만 펼치지 않았다는 걸 입증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실리 축구를 완성한 마지막 퍼즐은 골키퍼 룸이었다. 이날 룸은 에콰도르 유효슈팅 15회를 모조리 선방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에콰도르의 기대득점(xG)이 2.48골이었을 만큼 룸 골키퍼의 양질 선방이 빛났다.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