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옥희 별세... 홍수환 아내로도 유명한 'K팝 원조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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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옥희 별세... 홍수환 아내로도 유명한 'K팝 원조 가수'

위키트리 2026-06-21 09:0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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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옥희 / 채널A

히트곡 '나는 몰라요'와 '이웃사촌'으로 1970년대를 풍미한 가수 옥희(본명 김광숙)가 신장암 투병 끝에 20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옥희는 경기 수원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지난해 신장암 진단을 받은 뒤 1년 넘게 투병해 왔다. 옥희의 남편인 홍수환 전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은 이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내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홍수환은 아내가 투병하는 동안 곁을 지키며 간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홍수환과 옥희 / 뉴스1

고인과 가깝게 지낸 가수 장미화는 "옥희가 오늘 수원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신장암으로 눈을 감았다"며 "오후에 병원을 찾아 마지막으로 면회하고 집에 도착하니 세상을 떠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족들이 임종을 지켰다"고 애통해했다.

홍수환 / 뉴스1

옥희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3년 피란지 부산에서 악극단 활동을 하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1·4 후퇴 때 부산으로 피란을 떠나 그곳에서 공연 활동을 이어갔다. 휴전 후 상경한 옥희는 서울 배화여중에 다니던 시절 명동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던 친척의 소개로 가수 현미를 만났고, 이를 계기로 미8군 무대 공급 업체 오디션을 거쳐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1968년 5인조 걸그룹 서울시스터즈의 리더로 데뷔했다.

서울시스터즈는 홍콩과 중동,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지를 돌며 활발히 공연했다. 옥희는 '꿈의 무대'로 불리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대형 무대에도 올랐다. 해외에서는 귀여운 고양이 같다는 데서 붙은 '키티 김'(Kitty Ki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고, 본명에서 딴 '오키토키'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그는 생전 한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세계를 누빈 K팝의 원조였다"고 그 시절을 돌아보기도 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 중인 옥희 / 채널A

귀국한 옥희는 1974년 '나는 몰라요'로 솔로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쓰고 김중순이 노랫말을 붙인 이 노래로 그는 이듬해 MBC 10대 가수상을 받았다. 데뷔 직후부터 힘 있는 가창력과 서정적인 감성을 함께 지닌 가수로 주목받았다.

옥희는 '눈으로만 말해요'(1975년)와 '어디에 있을 것 같아'(1976년), '아 그날이'(1976년), '이웃사촌'(1977년), '두 손을 잡아요'(1977년)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밝고 친근한 이미지에 폭발적인 가창력이 더해져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가요계 활동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것은 홍수환과의 인연이었다. 홍수환은 1974년 WBA 밴텀급, 1977년 WBA 슈퍼밴텀급 챔피언에 오른 한국 복싱의 간판스타였다. 특히 카라스키야와의 슈퍼밴텀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2회 네 차례 다운을 당하고도 3회 역전 KO승을 거둔 '4전5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승부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홍수환과 옥희는 1970년대 후반 교제하며 딸을 얻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결별했다.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은 헤어진 지 약 16년 만인 1995년 재결합해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2000년에는 함께 찬양 음반을 내고 자선음악회 무대에 오르는 등 돈독한 부부애를 과시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과 딸이 한 명씩 있다.

가수 옥희 / 뉴스1

만남과 출산으로 잠시 활동을 멈췄던 옥희는 1981년 '아내의 일기'와 '옥희의 꿈' 등을 내며 무대에 복귀했다. 이어 '소설 같은 사랑'(2003년)과 '돈 때문에'(2007년), '인생 열차'(2017년) 등을 꾸준히 발표하며 긴 음악 인생을 이어갔다. 2015년에는 제2회 LMBA 스타 시상식에서 대중가요공헌상을 받기도 했다.

투병 중에도 옥희는 노래를 놓지 않았다. 2024년 '고마운 사랑'을 냈고, 음악 동인 예우회 음반에 실린 '인생 열차'가 그가 남긴 마지막 노래가 됐다. 옥희는 올해 3월 KBS 1TV '가요무대'에 출연해 '정열의 꽃'을 열창하며 무대를 향한 식지 않은 열정을 보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장례는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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