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이 품은 청호나이스…글로벌 확장 속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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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이 품은 청호나이스…글로벌 확장 속도낼까

투데이신문 2026-06-21 08:54: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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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초구에 소재한 청호나이스 사옥.[사진=청호나이스]
서울시 서초구에 소재한 청호나이스 사옥.[사진=청호나이스]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이 청호나이스를 품었다. 창업주 별세 이후 상속세 부담으로 매물로 나온 청호나이스가 글로벌 자본을 만나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안정적인 렌탈 고객 기반과 수직계열화된 사업 구조, 해외 사업 확장 가능성이 이번 인수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21일 렌탈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최근 청호나이스와 정수기 필터 제조사 마이크로필터, 부품사 엠씨엠(MCM) 등 그룹 계열사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알려졌으며, 규제 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올해 3분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청호나이스 고(故) 정휘동 창업주의 별세 이후 진행된 승계 작업의 결과이기도 하다. 유족 측은 3000~4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의 전처 소생인 정성훈 씨가 유언무효확인소송과 상속재산분할청구 등을 예고하며 매각의 대형 변수로 떠오르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정 씨가 법정상속분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인정받는 방향으로 극적 합의하면서 이번 거래가 순조롭게 성사됐다.

시장에서는 칼라일이 청호나이스의 ‘수직계열화 사업 구조’에 주목한 것으로 해석한다. 청호나이스는 정수기를 단순 판매하는 제조사가 아닌 제품 개발과 생산, 필터 및 부품 제조, 렌탈, 설치, 사후관리(A/S)를 직접 수행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 단위의 서비스망과 탄탄한 렌탈 고객 계정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렌탈은 대표적인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은 계약 기간 동안 매월 이용료를 납부하고, 필터 교체와 정기 점검, 이전 설치 등의 관리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신규 판매 실적은 경기와 소비심리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기존 고객에게서 반복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은 사모펀드가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매력적으로 꼽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국내 렌탈 시장은 이미 사모펀드의 투자 성공 경험이 축적된 분야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코웨이를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에 성공했고, NH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 역시 동양매직을 인수해 가치를 키운 후 SK네트웍스에 매각하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칼라일의 청호나이스 인수 역시 이들과 같은 맥락에서 안정적 고객 기반과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매출 510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영업이익은 448억원으로 전년보다 31% 감소했다. 국내 렌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까지 구독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라 렌탈업계에선 해외 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정수기 등 생활가전 렌탈 업종의 경우 상·하수도 인프라와 경제 규모, 소비자 생활양식 등에 영향 받아 신규 시장 진입이 쉽지 않지만, 현지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 장기간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성장 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렌탈업계에서는 이미 해외 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 1위인 코웨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 4조9635억원 가운데 약 38%인 1조8899억원을 해외법인에서 거뒀다. 쿠쿠도 전체 매출 2조422억원 중 약 30%인 6169억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청호나이스 역시 칼라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칼라일 아시아파트너스 김종윤 한국 총괄대표 이번 인수계약 체결 뒤 “칼라일이 가진 풍부한 투자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시장 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다음 단계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청호나이스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유럽 등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 비중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청호나이스의 해외 매출 비중은 공시되지 않았으나, 지난 2024년 정부로부터 ‘3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점을 감안하면 해외 수출 규모는 전체 매출의 약 10% 안팎 수준으로 추산된다.

렌탈 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같은 일부 해외 시장은 국내 업계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다른 국가에서 또한 얼마나 파이를 가져오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라며 “세계적 네트워크를 가진 칼라일이 뒷배에 있으므로 해외 영토 확장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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