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열어보면 유효기간이 지나서 쓰지도 못하는데 버리기 귀찮아 그대로 꽂아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혹은 이제는 발길이 끊긴 동네 카페의 플라스틱 포인트 카드가 한 장쯤은 꼭 들어가 있다. 쓸모를 다해 가위로 잘라 쓰레기통에 직행하려던 이 애물단지 카드들이, 사실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집안일의 체증을 싹 내려가게 해주는 역대급 만능 살림꾼이 될 수 있다.
카드를 활용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이때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던 폐카드를 한 장 꺼내어 부드럽게 쓱 밀어주면, 신기하게도 가구에는 상처 하나 내지 않으면서 눌러붙어 있던 점성 물질과 오염 덩어리만 찌개 껍데기 벗겨지듯 시원하게 밀려 나온다.
이처럼 결제할 때만 쓰는 줄 알았던 지갑 속 플라스틱 조각이 알고 보면 다양한 곳에 활용될 수 있다. 지금부터 지갑 속 쓰레기에서 우리 집 집안일의 난이도를 절반으로 뚝 떨어뜨려 줄 효자 아이템으로 환골탈태하는 못 쓰는 카드의 기상천외하고 참신한 활용 방법 7가지를 알아보자.
가전과 가구 표면에 상처 없이 오염만 제거
카드를 활용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카드의 직선형 가장자리는 넓은 면적의 평평한 바닥을 한 번에 쓸어내기 좋고, 모서리 부분은 좁은 직각의 틈새에 완벽하게 밀착된다. 주방 세제나 베이킹소다를 섞은 물을 오염 부위에 미리 발라 부드럽게 불려둔 뒤, 카드를 약 30도에서 45도 각도로 눕혀 쓱 밀어내면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눌러붙은 점성 물질을 깔끔하게 긁어낼 수 있다.
버려지는 카드, 이렇게 활용하기!
못 쓰는 플라스틱 카드는 그대로 사용하거나, 가위로 필요한 크기와 모양대로 잘라 쓰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값비싼 전용 청소 도구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요리 중 국물이 넘쳐 가스레인지 화구 주변에 까맣게 타붙은 자국이나 튀김 요리 후 싱크대 상판에 굳어버린 찌든 기름때는 행주나 수세미만으로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때 카드의 얇은 측면을 스크래퍼처럼 활용해 바닥을 긁어내면 오염 물질이 덩어리째 밀려 나온다. 특히 프라이팬 바닥이나 냄비 가장자리에 눌러붙은 음식물 찌꺼기를 설거지 전에 일차적으로 긁어내어 버릴 때도 유용하며, 수세미가 쉽게 오염되는 것을 막아준다.
카드를 활용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새 가구나 그릇에 붙어 있는 가격표, 혹은 유리창에 오래 붙어 있다가 부식된 테이프를 떼어내면 끈적거리는 접착제 잔여물이 지저분하게 남는다. 여기에 선크림이나 살충제, 혹은 식용유를 살짝 발라 접착 성분을 녹인 후 카드로 밀어내면 접착제가 카드 표면에 뭉치면서 깔끔하게 긁혀 나간다. 손톱으로 긁다가 손가락이 아프거나 물체가 긁히는 부작용 없이 매끄러운 단면을 복원할 수 있다.
베란다 창틀이나 냉장고 문 사이에 있는 고무 패킹 내부 홈은 폭이 너무 좁아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고 먼지가 까맣게 앉는 대표적인 구역이다. 카드 한 장을 꺼내어 물티슈나 얇은 걸레로 감싼 뒤, 틈새를 따라 대고 앞으로 쭉 밀어주면 카드의 단단한 직선 날이 홈 바닥과 옆면에 달라붙어 있던 미세 먼지와 머리카락을 한 번에 쓸어 담아 밖으로 끌고 나온다.
카드를 활용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집안의 서랍장, 책상, 세탁기, 냉장고 등은 바닥 수평이 맞지 않으면 문이 잘 닫히지 않거나 작동 시 심한 소음과 진동을 유발한다. 종이나 박스지를 접어서 괴어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습기를 머금어 주저앉거나 썩기 쉽다. 이때 플라스틱 카드를 가위로 알맞은 크기로 자른 뒤 뒤틀린 가구 다리 밑에 겹쳐서 끼워 넣으면 썩거나 찌그러지지 않는 튼튼한 반영구적 수평 받침대가 된다. 두께 조절이 필요할 때는 여러 장을 겹쳐서 배치하면 된다.
욕실 세면대 가장자리나 욕조 테두리에 시공된 실리콘 표면에는 물때와 함께 거뭇거뭇한 곰팡이가 자주 발생한다. 솔질로도 잘 지워지지 않는 표면의 오염은 카드의 모서리 부분을 실리콘 경사면에 맞추어 밀어내면 오염된 겉 표면의 찌든 때가 얇게 긁혀 나가면서 본래의 깨끗한 실리콘 면이 드러난다. 락스 희석액을 적신 휴지를 얹어 곰팡이를 살짝 죽여놓은 뒤 이 작업을 수행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카드 활용 및 안전한 살림 적용 시 주의해야 할 점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첫째, IC칩과 마그네틱 선이 포함된 카드는 반드시 가위로 해당 부위를 먼저 잘라낸 후 청소에 사용해야 한다. 비록 사용하지 않거나 해지된 카드라 하더라도 카드 표면에 남아 있는 IC칩이나 마그네틱 내부에는 개인 금융 정보나 식별 데이터가 잔존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그대로 청소 도구로 쓰다가 분실하거나 방치하면 보안상 위험할 수 있으므로, 정보가 담긴 핵심 칩 부위는 가위로 여러 조각 내어 쓰레기통에 분리배출하고 순수한 플라스틱 면 위주로 잘라 써야 한다.
둘째, 날카롭게 잘린 단면에 손이 베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틈새 청소나 수평 받침대를 만들기 위해 카드를 가위로 자르면 잘려 나간 플라스틱 단면이 생각보다 매우 날카로워진다. 이 상태로 강한 힘을 주어 청소를 하다가 손가락이 쓸리면 상처가 날 수 있으므로, 카드를 자른 후에는 절단면을 사포로 가볍게 문지르거나 가위 날로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은 뒤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하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고열이 발생하는 가전 기기나 프라이팬 내부 코팅면 직접 사용은 피해야 한다. 플라스틱 카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열을 받으면 유해 물질이 배출되거나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는 변형이 일어난다. 요리가 끝난 직후 불이 켜진 가스레인지 화구에 바로 대고 긁거나, 불판의 열기가 식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를 대면 플라스틱이 녹아 제품 표면에 달라붙어 2차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반드시 열기가 완전히 식은 것을 확인한 후 청소에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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