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 뉴스1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국 경제를 ‘역대급 호황’으로 평가하자 국민의힘이 “국민 기만을 넘어 모욕”이라고 비판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김 실장의 경제 진단에 대해 “이 정도면 현실과의 괴리를 넘어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무너진 바닥 경기와 민생의 비명은 외면한 채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숫자 몇 개를 들고 와 ‘역대급 호황’을 외치는 것은 경제 분석이 아니라 현실 왜곡”이라며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호황론은 공허한 자화자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경기 상황과 체감 지표를 고려하지 않은 낙관론은 정책 신뢰를 오히려 훼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실장이 보유세·양도세 조정을 언급하며 부동산 시장에 세금과 규제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며 “지표 착시에 취한 청와대의 오만이 민생을 ‘호황’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왜곡과 자산 쏠림 문제에 대한 현실 인식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별도 논평에서 김 실장의 발언 취지를 문제 삼았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여러 통계를 나열했지만 결론은 명확하다”며 “보유세 강화, 양도세 강화, 그리고 ‘국민 배당금’ 구상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배당금’ 구상이 청와대 정책라인 내부에서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성과를 재분배하는 실험이 아니라 투자와 일자리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책의 방향이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할 경우 장기 성장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 정책실장은 좌파 논객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컨트롤타워”라며 “페이스북이 아니라 공식 정책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혼선이 반복될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한국 경제 상황을 ‘역대급 호황’으로 진단했다.
김 실장은 ‘명목 10% 후반 경제의 환희, 낯섦,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2002년 이후 처음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급증했다”며 “코스피 9000포인트를 넘어섰고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법인세 수입 증가로 재정 여력이 확대됐고 국가채무비율은 50%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외환시장 안정성과 대외 건전성 지표도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다만 현재 호황이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경제 전체가 좋아진 것이 아니라 반도체와 AI 중심의 성장”이라며 “자영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고 산업 간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또 “소득 및 자산 분포 측면에서도 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 호황기마다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갔다”며 “이번에도 예외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성장의 과실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정책은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역대급 호황은 상상력과 실행력을 동시에 요구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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