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도쿄의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함께 살아가는 미사키(히로세 스즈), 유카(스기사키 하나), 사쿠라(키요하라 카야)의 일상을 따라간다. 세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이들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텐마(요코하마 류세이) 역시 이들의 이야기와 깊게 연결돼 있다. 영화는 이들의 관계를 따라가며 조금씩 숨겨진 진실을 드러낸다.
흥미로운 점은 죽음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많은 작품이 사후세계를 멈춰버린 시간이나 완결된 공간으로 그려냈다면, ‘짝사랑 세계’ 속 인물들은 죽음 이후에도 계속 성장한다. 생일이 되면 서로를 위해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하고, 자라난 키를 벽에 표시하며, 밤이 되면 함께 모여 수다를 떤다. 죽음 이후의 시간을 삶의 연장선으로 바라보는 설정은 영화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사카모토 유지가 말하는 짝사랑 역시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와는 결이 다르다. 이 영화에서 짝사랑은 특정 인물을 향한 감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세계와 연결되고 싶은 마음, 누군가에게 닿고 싶지만 쉽게 닿을 수 없는 감정, 살아 있는 세상과 함께하고 싶은 바람까지 모두 품고 있다. 상실의 아픔을 간직한 인물들의 전하지 못한 이야기가 유난히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배우들의 연기 역시 영화의 감정을 단단하게 받쳐준다. 히로세 스즈와 스기사키 하나, 키요하라 카야는 저마다 다른 상처와 결핍을 지닌 인물들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요코하마 류세이는 이들을 기억하는 텐마를 깊이 있는 눈빛으로 표현한다. 네 배우가 쌓아 올린 감정의 층위는 판타지적 설정에 설득력을 더한다.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 합창 장면이다. 스기나미 아동합창단의 목소리와 미사키, 유카, 사쿠라, 텐마가 함께 완성하는 노래는 그 자체로 위로에 가깝다. 특히 사카모토 유지가 직접 쓴 가사는 마치 “괜찮다”고 등을 토닥여주는 듯한 따뜻함을 전한다. 꾹 참아왔던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자, 영화가 품고 있던 희망의 메시지가 가장 선명하게 빛나는 장면이다.
‘짝사랑 세계’는 상실을 이야기하지만 슬픔에 머무르지 않는다.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삶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사랑을 말하지만 그보다 더 넓은 세계를 향한 애틋한 동경을 품는다. 극장 문을 나선 뒤에도 오랫동안 마음 한편에 온기를 남기는 이유다. 도이 노부히로 감독 연출. 러닝타임 126분. 6월 24일 개봉.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