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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에서 스타디움으로… 버추얼 아이돌의 진화
소속사 블래스트에 따르면 플레이브는 오는 9월 12~13일 양일간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가상 아이돌이 국내 스타디움급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고척스카이돔 입성으로 대형 공연장 동원력을 입증한 데 이어 스타디움까지 무대를 넓히며 기존 아이돌 그룹과 동일한 공연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팬덤 규모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번 공연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공연장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그간 버추얼 아이돌은 기술 기반 콘텐츠나 일부 팬덤 중심의 서브컬처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플레이브는 100만 장 이상 음반을 판매하는 밀리언셀러 달성, 음원차트 1위, 굿즈 소비, 팬 커뮤니티, 오프라인 공연까지 K팝 산업의 핵심 수익 구조 안으로 빠르게 들어왔다. 가상 아티스트가 실제 아이돌과 같은 방식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같은 시장에서 소비되는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특히 콘서트는 버추얼 아이돌의 산업적 가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영역이다. 음원이나 영상 콘텐츠는 디지털 캐릭터의 강점이 비교적 쉽게 구현될 수 있지만, 공연은 팬들이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아티스트의 존재감을 체감해야 하는 분야다. 플레이브의 고척돔 공연이 ‘가상 아이돌도 대형 공연을 성립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스타디움 공연은 그 가능성이 일회성 화제가 아니라 실제 사업 모델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술적 구현 방식도 관전 포인트다. 실내 공연장과 달리 야외 스타디움은 조명, 바람, 날씨, 시야각, 대형 스크린 구성 등 변수가 많다. 버추얼 아티스트의 무대는 영상, 실시간 모션, 사운드, 조명 연출이 정교하게 맞물려야 몰입감이 유지된다. 특히 낮과 밤의 조도 차이, 객석 거리, 야외 음향 환경은 실내 공연보다 훨씬 까다로운 조건이다. 업계가 이번 공연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타디움 환경에서도 버추얼 아티스트의 존재감을 설득력 있게 구현한다면 향후 가상 아이돌 공연의 표준을 새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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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아닌 새로운 K팝 모델… IP 산업으로 확장
플래이브의 이같은 활약은 K팝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아이돌 산업은 아티스트의 실물 활동, 방송 출연, 팬사인회, 투어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반면 버추얼 아이돌은 세계관, 캐릭터성, 기술 연출, 팬 참여형 콘텐츠가 결합된 형태로 팬덤을 확장한다. 멤버의 실제 정체성보다 캐릭터와 음악, 서사, 소통 방식이 브랜드의 중심이 되는 구조다. 이는 기존 K팝 제작 시스템에도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앞으로의 아이돌 경쟁력이 반드시 실물 아티스트의 활동량에만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익 모델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버추얼 아이돌은 음반과 음원뿐 아니라 캐릭터 지식재산권(IP), 굿즈,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플랫폼 콘텐츠 등으로 확장하기 쉽다. 팬덤이 형성되면 아티스트 자체가 하나의 IP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플레이브의 스타디움 공연은 버추얼 아이돌이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공연 산업과 IP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수 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버추얼 아이돌 공연이 대형화될수록 팬들이 기대하는 현장감과 기술적 완성도는 더욱 높아진다. 실시간성, 몰입감, 무대 연출, 관객과의 상호작용이 충분히 구현되지 못할 경우 대형 공연장에서 오히려 한계가 두드러질 수 있다. 가상 아티스트라는 특수성이 강점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이 전면에 드러나기보다 공연 경험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플레이브의 스타디움 진출은 K팝 시장에서 중요한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가요계 관계자는 “버추얼 아이돌이 더 이상 틈새 장르가 아니라 대형 공연장을 채울 수 있는 주류 팬덤 비즈니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가운데, K팝의 다음 흥행 공식은 무대 위에 실제로 서 있는가보다 팬들이 얼마나 강하게 몰입하고 소비하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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