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과 도전의 6·3 지선…승패 넘어 민심 증명한 6인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변과 도전의 6·3 지선…승패 넘어 민심 증명한 6인

투데이신문 2026-06-20 19:21:54 신고

3줄요약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잠실본동 제4·5·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출처 =뉴시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잠실본동 제4·5·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출처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서하 유요섭 인턴기자】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승패를 넘어 유권자들의 변화된 선택 기준을 확인시킨 선거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12곳, 기초단체장은 전체 227개 선거구 중 119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1년 이내에 치러진 이른바 ‘허니문 선거’였음에도 서울과 부산 등 주요 격전지에서는 국민의힘에 밀리며 기대만큼의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여야 모두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기 어려운 결과 속에 선거 책임론이 제기되며 당내 권력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대응 논란까지 겹치면서 선거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 구도를 뛰어넘는 이변과 의미 있는 도전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고, 보수 텃밭 강릉에서는 민주당 시장이 탄생했으며, 안동에서는 녹색당 후보가 의석을 확보하는 등 기존 정치 지형을 흔드는 결과가 이어졌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10대 정치인 정근효·서민준 후보는 비록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선거는 당선 여부를 넘어 어떤 정치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는지를 보여준 선거였다. ‘의미 있는 승리’와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은 6인을 통해 6·3 지방선거가 남긴 민심의 메시지를 짚어본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신 완도군수 당선인. [사진 출처=김신 당선인 페이스북]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신 완도군수 당선인. [사진 출처=김신 당선인 페이스북]

‘이미 잡은 물고기’는 없다
완도의 새 물결, 김신 완도군수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상징적인 이변 가운데 하나는 전남 완도에서 나왔다. 완도군수 선거에서 무소속 김신 후보가 51.29%를 득표하며 더불어민주당 우홍섭 후보(48.70%)를 불과 790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민주당 지지세가 전국에서 가장 강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 호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을 모았다.

김신 완도군수 당선인은 완도 출신의 지역 토박이로,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었다. 그는 지역소멸과 인구 감소, 경기 침체 등 완도가 직면한 현안을 꾸준히 제기하며 주민들과 접점을 넓혀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정당 조직의 지원 없이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지지를 확보한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완도 정치 지형의 변화를 이끌어낸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는 기존 정치와 행정 시스템에 대한 강한 변화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며 “정권 교체가 아닌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군민들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김 당선인의 승리는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넘어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인물과 실천력을 평가한 유권자들의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번 완도군수 선거는 ‘호남은 민주당’이라는 익숙한 정치 공식을 흔든 사례이자, 유권자들이 정당 간판보다 후보의 경쟁력과 지역 밀착성을 더욱 중시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으로 남게 됐다.

31년 만에 민주당 소속으로 강릉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김중남 당선인. [사진 출처=김중남 페이스북]
31년 만에 민주당 소속으로 강릉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김중남 당선인. [사진 출처=김중남 페이스북]

민심은 발로 뛰는 후보를 향했다
최초의 민주당 강릉시장 김중남

또 하나의 상징적인 변화는 강원 강릉에서 나왔다. 강릉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중남 후보가 51.19%를 득표하며 국민의힘 김홍규 후보(42.53%)를 누르고 당선됐다. 민주당 후보가 강릉시장에 당선된 것은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31년간 이어져 온 보수정당 독점 구도가 깨진 셈이다.

보수 집권의 흐름을 깰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지난해 강릉 가뭄 사태가 거론된다. 당시 김홍규 시장의 대응과 시민 소통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진 반면, 김중남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릉 방문을 요청하고 현장을 직접 찾아 가뭄 대책 마련과 예산 확보를 촉구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현장 중심 행보가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릉의 선택은 탁상공론이 아닌 발로 뛰는 정치를 바란다는 방증이다. 김중남 당선인은 “낡은 방식, 보여주기식 개발, 시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강릉의 살림과 시민의 삶을 먼저 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세 번째 도전 끝에 ‘보수의 텃밭’ 경북 안동마선거구 시의원에 당선된 녹색당 허승규. [사진출처=허승규 페이스북]<br>
세 번째 도전 끝에 ‘보수의 텃밭’ 경북 안동마선거구 시의원에 당선된 녹색당 허승규. [사진 출처=허승규 페이스북] 

풀뿌리 정치의 승리
녹색당 허승규의 선전

거대 양당 정치의 틈새를 파고든 소수정당 후보의 약진도 눈길을 끌었다. 경북 안동시 마선거구 시의원 선거에서 녹색당 허승규 후보가 36.86%를 득표하며 당선된 것이다. 국민의힘 김창현 후보(25.87%)를 큰 격차로 따돌린 결과로,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안동에서 진보정당 후보가 거둔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허 시의원은 안동 출신으로 2018년 첫 출마 당시 6.54%를 득표하는 데 그쳤고, 2022년에도 낙선했다. 하지만 두 번째 도전에서 득표율을 18%까지 끌어올렸고, 세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는 선거철에만 유권자를 찾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호흡하는 정치를 택했다. 강남동 주민자치회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자율방범대 등에서 활동하며 주민들과 접점을 넓혔고, 버스 노선 개편과 중·고등학생 통학 노선 증설 등 생활 밀착형 의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조언을 들으면서도 녹색당 간판을 내려놓지 않았다는 점 역시 그의 정치적 일관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역민들은 세 번째 도전하는 허 당선인의 노력에 응답했다. 그의 당선은 거대 양당 구조 속에서도 진보정당과 풀뿌리 정치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4일 새벽 대구 달서구 선거사무소에서 낙선이 확정되자 기자회견을 갖고 투표 결과를 승복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4일 새벽 대구 달서구 선거사무소에서 낙선이 확정되자 기자회견을 갖고 투표 결과를 승복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패배보다 가능성을 남겼다
‘진보 험지’서 성과 남긴 김부겸

이번 지방선거는 당선자뿐 아니라 낙선한 후보들의 도전도 적지 않은 울림을 남겼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인물 중 한 명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에게 패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와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 이어졌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8.87%포인트 차 패배로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김 후보의 도전은 결과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자 진보 진영에는 대표적인 험지로 꼽힌다. 1995년 민선 지방선거가 도입된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 단체장이 나온 적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김 후보는 진영 대결보다 통합과 지역 발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국 시·도 가운데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33년째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현실과 청년 유출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정책 경쟁에 집중했다.

특히 그의 출마는 대구·경북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기초단체 31곳 중 민주당 후보 출마자는 27명으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11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이른바 ‘김부겸 효과’가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록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김 후보의 도전은 지역주의 정치의 벽을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그의 선거는 대구 정치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로 남게 됐다.

6·3 지방선거에 도전한 19세 후보 정근효(왼쪽)·서민준 후보. [사진 출처=각 후보 페이스북]
6·3 지방선거에 도전한 19세 후보 정근효(왼쪽)·서민준 후보. [사진 출처=각 후보 페이스북]

10대 청년도 정치의 주체다
가능성 보여준 정근효·서민준

기존 정치권의 문턱을 넘어 10대 청년들이 직접 정치 무대에 도전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비록 당선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정근효·서민준 후보는 청년이 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정근효 진보당 제주도의원 후보는 2007년생(19세)으로 제주지역 역대 최연소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정 후보는 유세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누비며 유권자들을 만났다. 청년 주거와 일자리, 생활밀착형 민원 해결 등 시민들의 삶과 맞닿은 공약을 제시했고, 유세 마지막 이틀 동안에는 ‘48시간 철야 유세’를 진행하며 새벽 노동자들과 함께하기도 했다.

서민준 정의당 경기도광역비례대표 후보 역시 만 19세의 나이로 선거에 뛰어들었다. 특히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에 도전한 유일한 10대 후보였다. 서 후보는 “청소년의 삶과 가장 밀접한 영역은 교육”이라며 “교육청을 관할하는 도의회에서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학생인권조례 실질화, 9시 등교제 복구, 청소년 무상교통, 월경용품 보편지원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후보 모두 당선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출마 자체가 쉽지 않았던 10대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만들고 유권자를 만나며 정치에 참여했다는 점은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이들의 도전은 청년 세대가 정치의 주변부를 넘어 주체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이 정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한국 정치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장면으로 기록될 만하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br>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이념’보다 ‘진정성’ 택한 민심
당선 여부 넘어 정치의 본질 묻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정당과 이념보다 후보의 경쟁력과 정치의 방식이 주목받은 선거였다. 31년 만에 보수의 텃밭 강릉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가, 민주당의 아성인 호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것도 이러한 민심에서 기인한 것이다.

유권자들은 정당 간판보다 후보가 걸어온 길과 지역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주목했다. 호남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김신 완도군수와 보수 강세 지역인 강릉에서 첫 민주당 시장에 오른 김중남 강릉시장, 안동에서 녹색당 깃발을 꽂은 허승규 시의원의 선전은 모두 같은 흐름 위에 놓여 있다.

낙선한 후보도 마찬가지다. 보수를 대표하는 대구에서 진영 논리보다 정책과 통합을 앞세운 김부겸 후보, 청소년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하겠다며 도전장을 낸 정근효·서민준 후보는 비록 당선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유권자들에게 또 다른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선거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정당의 승패를 넘어 유권자의 삶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섰는지, 지역의 문제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해결하려 했는지가 정치의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이번 선거는 보여줬다. 민심은 이제 ‘어느 당’이 아니라 ‘어떻게 정치를 하는가’를 묻고 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