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릭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고(故) 제리케이와 찍을 사진을 올리며 “그날 마지막인 줄 몰랐지만, 그런 거 상관없이 안아주고 싶었는데, 좁게 울렁이는 스트레스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살다 보니까 정작 제대로 표현해야 할 때 몸부터 얼어붙어 망설이게 된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슬릭은 “내 마음대로 살아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내가 내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줘서 고맙다. 따뜻한 사람들과 섞여 살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줘서 고맙다”며 “나도 언젠가는 내가 발견한 세상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수영 열심히 해서 요새는 허리도 잘 안 아프다. 이제 다시 예전처럼 통통 뛰어다니면서 공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다시 할 수 없어도 그때 우리를 떠올리니까 웃어진다”고 말했다.
슬릭은 “앨범 제작하고 공연 만들면서 그렇게까지 즐겁기만 할 수는 없는 거다. 힘들고 번거로운 일들은 거의 다 너의 도움으로 넘어갔던 거였다. 너는 생색도 안내니까 나는 그냥 해맑게 뛰어다녔다”며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리케이는 지난 4월 27일 4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인은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이다. 고인은 지난 2024년 5월 뇌종양 진단을 받은 후 투병을 이어왔다. 당시 고인은 SNS에 “갑자기 뇌종양 진단을 받고 수술하고 회복 중”이라며 “이게 다 뭔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만, 아주 조금씩이라도 나아진다면 좋겠다. 한 번씩 생각해달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1984년생인 고인은 2001년 고등학교 동창인 래퍼 메익센스와 랩 듀오 로퀜스로 데뷔했다. 이후 힙합 크루 소울컴퍼니의 원년 멤버로 활동했으며, 솔로 아티스트로도 꾸준히 음악 작업을 이어왔다. 특히 2008년 발표한 정규 1집 ‘마왕’으로는 사회적 부조리를 짚어내며 ‘마왕’, ‘독설가’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이하 슬릭 글 전문
그 날 마지막인 줄 몰랐지만 그런거 별로 상관없이 반가워서 안아주고 싶었는데, 좀 더 용기냈으면 주먹인사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 좁게 울렁이는 스트레스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살다보니까 정작 제대로 표현해야 할 때엔 몸부터 얼어붙어 망설이게 돼버려.
소울컴퍼니 공연 보고 너한테 사인받으려고 기다리다가 먼저 뒤풀이장소로 갔다는 얘기를 듣고 식당까지 쫓아왔던 거 기억나? 지금 생각하니까 대박 부담스러운 행동이었네. 내 마음대로 살아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내가 내는 소리를 귀기울여 들어줘서 고마워. 따뜻한 사람들과 섞여 살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줘서 고마워. 나도 언젠가는 내가 발견한 세상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그러고보니 너도 링피트했더라? 심지어 엔딩을 봤더라? 나도 엔딩을 목표로 레벨 151까지 찍었는데 그 뒤로 수영에 빠져서 흐지부지된 상탠데. 부럽고 살짝 질투나네. 뭐 나도 나름대로 수영 열심히해서 요새는 허리도 잘 안아파. 접영 연습 잘못해서 허리디스크 통증이 최고조였던 시절에 내가 앉아있지도 못하니까 누워서 가사 쓸 수 있겠냐고 물어봤었지. 이제 다시 예전처럼 통통 뛰어다니면서 공연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나에게 그런 기회가 다시 올 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 백 명 앞에서 직접 만든 노래를 부르고 환호를 받는 기회는 그렇게 흔하게 오는게 아니니까. 다시 할 수 없어도 그 때의 우리를 떠올리니까 웃어진다. 앨범을 제작하고 공연을 만들면서 그렇게까지 즐겁기만 할 수는 없는건데 힘들고 번거로운 일들은 거의 다 너의 도움으로 넘어갔었던거지. 너는 생색도 안내니까 나는 그냥 해맑게 뛰어다녔고.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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