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일정을 조만간 확정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초 19일로 잡혔던 스위스 회담은 일정이 조정됐으나, 수일 내 새로운 협상 계획이 마련될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재 채널을 통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협상 개시 여건이 갖춰지는 즉시 관련 정보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이날 회담에서는 강제된 전쟁 상태를 끝내기 위한 양해각서 서명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었다. 최종 합의를 향한 협상 로드맵에 대한 의견 교환도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새벽 전자 방식으로 서명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긴급성이 사라졌다는 것이 테헤란의 설명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양해각서의 구체적 조항들을 언급하며 본협상 착수의 전제조건을 명확히 했다. 레바논을 포함한 전 전선의 교전 중지(1조), 미국 측의 해상 봉쇄 철회(4조),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 운영 재개(5조), 이란산 원유 등에 대한 제재 유예(10조), 해외 동결 자산 해제(11조) 등이 이행되고 지속돼야만 협상 테이블이 열린다는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겨냥 레바논 공습이 멈춰야 본격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편 이란 내 강경파 언론들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빌미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촉구하고 있으나, 바가이 대변인은 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양해각서 조항에 따라 이란군은 이미 상선들의 안전한 해협 통과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부 외신의 보도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시설 사찰을 자발적으로 요청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가이 대변인에 따르면 양해각서 제8조는 핵 관련 협상을 60일 이내에 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제13조에 명시된 선결조건 충족이 우선이다.
그는 "향후 60일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등 기존 가동 시설에 대한 IAEA 사찰은 종전대로 유지된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으로 IAEA 접근이 차단된 시설들의 사찰 재개 여부는 앞으로의 협상 진전 상황과 최종 결과에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