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팝콘] “99%가 일회용품”…국민 스포츠 야구장의 기후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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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팝콘] “99%가 일회용품”…국민 스포츠 야구장의 기후 성적표

투데이신문 2026-06-19 17:25: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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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데이터를 중심에 둔 인터랙티브 뉴스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통계와 수치를 독자가 직접 확인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단순히 결과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현안을 구조적으로 짚고 그에 따른 정책적·사회적 대안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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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로 사직야구장 내 매장 인근에 일회용 컵과 포장재 등 폐기물이 쌓여 있다.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지난 15일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로 사직야구장 내 매장 인근에 일회용 컵과 포장재 등 폐기물이 쌓여 있다.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KBO 리그가 1000만 관중 시대를 넘어서며 국민 스포츠의 위상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뜨거운 흥행의 이면에는 매 경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회용품과 폐기물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야구장 쓰레기 문제가 제기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라운드 위 스포츠정신에 비해 경기장 안팎의 환경보호 정신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일부 구장에서 다회용기 사용이 시작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지만 현재 운영은 상당 부분 지자체 지원사업이나 보조금에 기대고 있어 일시적인 시범사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민들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팬들은 경기장에서 먹고 마신 뒤 쏟아지는 쓰레기를 마주하며 불편한 마음으로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국민 스포츠로 성장한 프로야구가 그 위상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제 흥행 성적뿐 아니라 쓰레기를 줄이는 경기장 운영 방식까지 함께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데이터로 본 ‘야구장 일회용품 사용’

야구장은 스포츠시설 가운데 폐기물 발생량이 가장 많은 공간으로 지목돼 왔다. 환경부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에 따르면 2016~2017년 기준 전국 스포츠시설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총 6176톤(t)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야구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2203t으로 전체 스포츠시설 폐기물의 35.7%를 차지했다. 축구장 폐기물 발생량은 1342t, 농구장은 126t으로 집계됐다. 야구장 폐기물 발생량은 축구장보다 861t 많고 농구장과 비교하면 17배 이상 많은 규모다.

야구장 폐기물 문제는 관중이 경기 중 식음료를 소비하는 구조와 맞물려 있다. 컵, 그릇, 빨대, 뚜껑, 식기류 등 일회용품이 짧은 시간 안에 대량 배출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2년 정규시즌 720경기 동안 야구장에서 사용된 일회용컵은 연간 약 40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환경운동연합(이하 연합)은 지난 5월부터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을 대상으로 매장별 일회용품 및 다회용기 사용 현황, 다회용기 운영 실태, 분리배출 환경, 음수대 설치 여부 등을 모니터링했다. 조사 결과, 전국 9개 구장 내 식음료 매장 351곳 중 349곳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확인됐다. 전체 매장의 99.4%에 해당하는 수치다.

매장 유형별로 보면 전체 매장의 72.9%는 다회용기를 도입하지 않고 일회용품만 사용하고 있었다. 일회용품과 다회용기를 함께 사용하는 매장은 26.5%였으며 다회용기만 사용하는 매장은 0.3%에 그쳤다. 사실상 대부분의 매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조사에서 확인된 일회용품 품목은 컵류에만 그치지 않았다. 야구장 식음료 매장에서는 종이컵과 플라스틱컵을 비롯해 빨대, 그릇, 뚜껑, 소스통, 숟가락, 젓가락·포크·꼬치류 등이 사용되고 있었다. 음료를 담는 컵부터 음식을 담는 용기, 소스를 제공하는 통, 음식을 먹는 데 쓰이는 식기류까지 식음료 소비 전 과정에서 일회용품이 쓰이고 있는 셈이다.

구단별로 살펴봐도 프로야구장 식음료 매장의 다회용품 도입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조사 대상 9개 구장 가운데 상당수 구단에서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이 다회용품을 전혀 도입하지 않고 일회용품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회용품 미도입 매장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으로, 전체 매장의 97.6%가 일회용품만 사용하고 있었다. 이어 KIA타이거즈 90.3%, 롯데자이언츠 87.0%, 한화이글스 77.4%, 창원NC 76.5%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구단은 매장 10곳 중 7~9곳 이상에서 다회용품 없이 일회용품만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미도입 비율이 낮은 구단에서도 일회용품 중심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키움은 68.3%, LG트윈스/두산베어스가 사용하는 잠실야구장은 64%, KT는 61.8%로 집계됐다. SSG랜더스는 50%로 조사 대상 구단 중 가장 낮았지만 이 역시 전체 매장의 절반이 다회용품을 도입하지 않은 채 일회용품만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일회용품 품목은 종이컵, 플라스틱컵, 빨대, 그릇, 뚜껑, 소스통, 숟가락, 젓가락·포크·꼬치, 종이봉투, 비닐봉투, 비닐장갑, 물티슈 등이다. 야구장 식음료 매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품은 음료를 담는 컵류뿐 아니라 음식 용기, 식기류, 포장재까지 폭넓게 분포했다.

이 가운데 사용 비율이 높게 나타난 5개 품목을 선정해 구단별 현황을 분석했다. 선정 품목은 종이컵, 플라스틱컵, 빨대, 그릇, 젓가락·포크·꼬치류다.

전체 구단 평균 사용률은 젓가락·포크·꼬치류가 66.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그릇 65.9%, 플라스틱컵 54.6%, 빨대 42.8%, 종이컵 29.3% 순으로 나타났다. 컵류뿐 아니라 음식 용기와 식기류에서도 일회용품 사용 비중이 높게 확인된 것이다.

구단별로는 품목별 편차도 뚜렷했다. 플라스틱컵은 KIA타이거즈가 83.9%로 가장 높았고, 그릇은 한화이글스가 77.4%로 가장 높았다. 젓가락·포크·꼬치류는 키움 75.6%, SSG랜더스 75%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종이컵은 LG트윈스/두산베어스가 사용하는 잠실야구장이 40%로 가장 높았고, KIA타이거즈가 38.7%로 뒤를 이었다.

각 구단 내 전체 매장을 기준으로 다회용 품목별 사용률을 살펴본 결과, 다회용품 도입은 일부 품목에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9개 구단 평균 사용률은 컵이 15.4%로 가장 높았고 기타 품목 11.6%, 그릇 11.5%, 소스통 2.7%, 숟가락 0.3% 순으로 나타났다. 젓가락의 경우 다회용품 사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구단별로는 LG트윈스/두산베어스가 사용하는 잠실야구장에서 다회용 컵 사용률이 29.3%로 가장 높았다. 이어 KT 26.5%, 키움 24.4%, 창원NC 23.5% 순이었다. 반면 삼성과 롯데자이언츠에서는 다회용 컵 사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회용 그릇은 SSG랜더스가 35%로 가장 높았고 LG트윈스/두산베어스 26.7%, 키움 17.1%, KT 11.8% 순으로 나타났다. KIA타이거즈는 컵과 그릇 모두 9.7%였고 한화이글스는 컵 12.9%, 그릇 3.2% 수준이었다.

소스통과 숟가락 등 세부 품목에서는 다회용품 사용이 더욱 제한적이었다. 소스통은 SSG랜더스 10%, 한화이글스 6.5%, 롯데자이언츠 4.3%, 삼성 2.4%, LG트윈스/두산베어스 1.3%에서만 확인됐다.

다회용 숟가락 사용은 SSG랜더스가 사용률 2.5%로 유일했고, 젓가락은 모든 구단에서 0%로 나타났다. 이는 다회용품 전환이 컵과 일부 그릇류에 집중돼 있으며, 식음료 제공 과정 전반으로는 확산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의 분리배출·회수 인프라를 점검한 결과, 기본적인 쓰레기 수거 체계는 대부분 갖춰져 있었지만 세부 분리배출과 다회용기 운영 환경은 구장별 편차가 컸다. 이번 조사는 일반쓰레기, 재활용품 일괄, 음식물, 투명페트병, 종이, 비닐, 다회용기 회수함, 음수대, 쓰레기통 충분성 등 9개 항목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표기 기준은 ○가 ‘확인됨’, △가 ‘일부 확인 또는 운영상 한계’, ×가 ‘없음’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 일반쓰레기통은 9개 구장 모두에서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품 일괄 수거함과 음식물쓰레기통도 대부분 구장에서 확인됐지만 일부 구장에서는 혼합배출이나 관리 한계가 명확했다. 경기 종료 후 관중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간대에는 분리배출함이 설치돼 있어도 쓰레기가 뒤섞이거나 관리 인력이 직접 분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 분리배출 체계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은 일부 구장에서만 확인됐고 종이와 비닐을 따로 배출할 수 있는 시설은 더 제한적이었다. 특히 비닐 분리배출은 대부분 구장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며 종이류 역시 일반쓰레기로 처리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음수대는 9개 구장 모두에서 확인되지 않아 텀블러 사용을 유도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회용기 회수함도 모든 구장에 고르게 설치돼 있지는 않았다. 일부 구장에서는 회수함이 확인됐지만 매장 위치와 회수함 동선이 맞지 않거나 다회용기가 일반쓰레기로 배출되기도 했다. 부산 사직야구장처럼 투명페트병, 종이, 비닐, 다회용기 회수함, 음수대, 쓰레기통 충분성 등 여러 항목에서 ×로 분류된 구장도 있었다.

지속가능한 스포츠를 위해

크보플 김지수 활동가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KBO 건물 앞에서 열린 ‘KBO와 구단은 야구장 쓰레기 감축에 책임 있게 나서라! 전국 프로야구장 모니터링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연합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KBO 건물 앞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야구장 쓰레기 감축에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야구장 폐기물 감축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KBO와 각 구단에 △야구장 폐기물 감축 목표 수립 △발생량·재활용률 등 관련 데이터 공개 △일회용품 사용 단계적 감축 △다회용기 시스템 확대 △구장 내 음수대 설치 △분리배출 수거함·안내 표지·동선 등 인프라 개선을 요구했다.

지속가능한 야구를 위해 행동하는 야구팬들의 모임 크보플(KBOFANS4PLANET) 제제 활동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경기가 끝나고 야구장을 나설 때마다 엄청나게 쌓인 쓰레기 산을 마주하게 된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에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나온다는 사실이 마음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야구장 쓰레기 문제는 ‘잘 분리배출하자’거나 ‘시민의식을 높이자’는 식으로 주로 다뤄졌지만, 쓰레기를 잘 버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야구장을 떠난 쓰레기는 결국 어딘가로 옮겨질 뿐인 만큼, 이제는 쓰레기의 절대량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KBO 관계자는 본보에 “최근 정부 관련 부처 및 단체, KBO, 구단이 함께 잠실구장을 시작으로 전 구장 실태조사와 개선 방안에 대해 소통·협업하고 있다”며 “해당 논의는 8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회용기 도입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회용기 도입을 위해서는 용기 보관 공간 확보와 수거, 세척 시설 운반, 세척, 구장 재운반 등 운영 전반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당장 예산 배정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짚었다.

KBO는 분리수거함과 다회용기 확대, 수거 횟수 확대, 관리 인력 증원 등을 위한 정부 예산 지원 협의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KBO 관계자는 “관중 대상 분리배출 홍보와 캠페인을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야구장 쓰레기 감축 매뉴얼 등 시행 지침을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기업의 ESG 활동 참여를 유도해 스폰서십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와 야구장 식음료 판매업체 입찰 시 재활용 및 분리수거 인증 업체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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