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원화의 실질 구매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원유와 원자재 등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1527.1원) 대비 10.3원 상승한 1537.4원에 개장한 이후 153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도 급등세를 보이며 154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는 흐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미 연준이 매파적 금리인상 신호를 보내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 중간값을 3.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올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당시의 3.4%와 비교해 0.4%포인트(p)나 높아진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밤 100을 넘어 100.83까지 급등했다. 이는 5월 이후 약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와 함께 엔화 약세도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달러·엔 환율은 현재 161.2엔 수준으로, 지난 16일 일본중앙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엔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 달 넘게 1500원대에 머물고 있어 고환율 장기화 흐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환율이 1500원대에서 가장 오래 머문 시기는 과거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2월 말부터 1998년 3월 초까지 49거래일이다.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원화의 실직 구매력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한국 원화의 실질실효환율(2020년=100)은 84.7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17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당 지표는 한 국가 통화의 실질 가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100을 하회하면 지난 2020년 평군과 비교해 통화의 실질 가치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5월에 기록한 84.75는 원화의 대외 실질 가치가 2020년과 비교해 약 15%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원화 가치 하락은 원유와 원자재 등 수입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원유 수입가격 상승은 생활물가 전반에 상승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중동 긴장이 완화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내려온 데다 향후 물가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 등이 존재하는 만큼,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달러 환율은 1500원대 초반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 미국 물가 둔화가 확인되면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며 “환율의 1400원대 복귀 시점은 다소 늦춰질 수 있으나 방향성 자체는 여전히 하향 안정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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