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자금력 애플도 메모리칩 품귀에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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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자금력 애플도 메모리칩 품귀에 굴욕

연합뉴스 2026-06-19 15:29: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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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 CEO "제품 가격 인상 안하고는 못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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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막강한 자금력으로 파트너사들과의 협상에서 늘 우위를 점해온 애플이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칩 부족 현상에 애를 먹고 있다.

주요 메모리 칩 제조업체들이 AI 서버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다 보니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칩 가격이 크게 올라 제품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모리 칩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기업 중 하나인 애플조차도 협상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수개월간 메모리 칩 가격이 급등하면서 애플이 과연 제품 가격을 올릴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애플도 결국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다.

팀 쿡 CE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칩 가격의 엄청난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고 흡수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제품 가격을 얼마나 올릴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왐시 모한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전에는 아이폰 모델 가격이 100달러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아이폰 프로 모델의 경우 추가로 100달러 오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애플 제품은 이미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군에 속하지만 여기서 가격을 더 올리면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이달 초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올해 출시될 가장 강력한 AI 기능 중 일부는 평균 가격이 1천369달러인 고가 모델 3종에만 적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플의 가격 인상은 다소 굴욕적인 모습으로 비친다. 오랜 기간 칩 공급업체를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온 애플도 칩 가격 급등에는 별수 없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이다.

애플은 탁월한 공급망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여타 주요 IT 기기 제조업체들에 비해 훨씬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PC와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 필요한 메모리 칩 생산량이 줄면서 메모리 칩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고급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D램 가격이 이번 분기 최대 83%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애플의 입지는 메모리 구매 시장에서 이미 위협받고 있다.

AI 서버용 메모리를 대량 구매하는 엔비디아는 올해 연간 잉여현금흐름에서 애플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비저블 알파의 컨센서스 추정치는 엔비디아가 2년 내 애플의 연간 잉여현금흐름을 두 배 이상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연초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모든 D램 제조업체로부터 수백억 달러 규모의 D램을 직접 구매하는 유일한 칩 회사"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매출총이익률은 현재 70%대 중반으로, 애플의 40%대 후반에 비해 훨씬 높다. 회계처리 방식에서도 애플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다른 기술기업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위해 메모리를 구매하면 이를 자본지출로 처리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용을 상각할 수 있는 반면 애플은 칩 구매 비용이 매출원가에 직접 반영되기 때문에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 매출총이익률이 하락하게 된다.

도이치방크의 멜리사 웨더스 애널리스트는 17일 보고서에서 "D램 부족 현상은 2028년, 혹은 그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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