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낭비 비판에 사업 축소…공휴일·명절·주말에도 운영 안 해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 사업이 '어려운 경제 상황 속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앞으로 방학 기간에는 사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영양청은 전국 학교 방학 기간인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무상급식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공휴일을 비롯해 명절과 주말에도 무상급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국가영양청은 또 경제적으로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 학교 76곳에 다니는 학생 3만9천명에게는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고 이 예산을 외딴 지역 학생들에게 재분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구스티나 아룸사리 국가영양청 부청장 겸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단순하게 예산 효율성 차원만은 아니라면서 "국가가 보유한 모든 자원이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게 제공되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학 기간 문을 닫는 급식소의 지원금을 아끼면 3조4천억 루피아(약 2천9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무상급식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애초 335조 루피아(약 28조8천700억원)였으나 이미 268조 루피아(약 23조1천억원)로 삭감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영양청은 내년 예산도 애초 270조 루피아(약 23조2천700억원)에서 더 줄일 계획이다.
아구스티나 부청장은 "이 수치가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배정된 예산으로도 지출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혜자가 적거나 필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무상 급식소는 폐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9년까지 전국 모든 초중고생을 비롯해 아동, 영유아, 임신부 등 9천만명에게 하루 한 끼의 무상급식을 제공하겠다며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이 사업을 시행했다.
이는 2024년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대통령의 핵심 공약으로, 전체 대상자에게 전면 확대 시 매년 280억달러(약 42조7천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도네시아 경제 상황이 악화하자 최근 대학생과 여성 단체 등은 무상급식 사업이 예산 낭비라며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에는 무상급식으로 집단 식중독이 여러 지역에서 발생했고, 이달 초에는 이 사업을 맡아 추진한 다단 힌다야나 전 국가영양청장이 해임된 지 하루 만에 부패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는 등 그동안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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